'6.4 지방선거' 게임산업 관심지역 2곳, 유권자들의 선택은?

등록일 2014년06월03일 20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제 6회 6.4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제 하루앞으로 다가왔다.

경주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부터 최근 세월호 침몰사고, 서울지하철 충돌사고,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사고까지 연초부터 참 많은 사건사고들이 발생하고 그 책임소재가 논란이 되면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주는 정치적 의미야 어찌됐든 사실 지방선거의 목적은 주민들이 해당 자체단체의 장(長) 및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해 본인들이 살고 있는 자치단체의 살림을 맡기기 위함이다. 따라서 '누가 가장 우리 지역의 살림에 도움이 되는가'가 이번 선거의 투표에서 가장 큰 잣대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정치적 이념이 완전히 투표심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선거의 목적을 생각할 때 지방선거에서 만큼은 각 자치단체의 상황과 환경에 맞춰 투표자의 정치적 이념이 다소 희석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런 의미에서 몇 곳의 지방선거 결과가 게임업계 및 산업의 관심을 모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게임산업의 관심을 끄는 곳은 크게 경기도와 부산시 두 곳이다. 물론, 다른 지역도 충분히 업계와 산업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판교테크노밸리에 국내 대다수 게임업체들이 밀집해 있고 이 때문에 이곳 기업들에 몸담고 있는 게임종사자들 상당수가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와 해마다 지스타의 개최로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는 부산시야 말로 게임업계가 더욱 큰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곳임에 틀림없다.

일단 경기도부터 살펴보면, 현재 경기도지사로 출마한 후보들 중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는 새누리당의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진표 후보로 압축된다.

새누리당의 남경필 후보는 5선 국회의원 출신의 대표적인 새누리당 내 젊은 개혁파 정치인이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최고위원을 지냈으며 지난 2013년 2월 게임산업협회(현, K-IDEA(한국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에 취임해 현재까지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진표 후보는 3선 국회의원으로 김대중 정부시절 재정경제부 차관을 거쳐 노무현 정부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두 사람 모두 매우 뛰어난 경력과 자질을 지닌 후보인것은 자명하지만 게임계가 관심있게 살펴봐야 할 게임업계와 산업에 대한 두 사람의 시각은 매우 다르다.

새누리당의 남경필 후보는 현재 K-IDEA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병헌 의원과 더불어 정치권의 대표적인 친게임업계 인물이다.

강제적 셧다운제에 반대했고 K-IDEA 회장으로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중독법'에 반발해 이 법안의 국회 상정과 통과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와 반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진표 후보는 대체적으로 게임산업 규제에 반대하고 있는 야권의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셧다운제 법안에 찬성하며 법안을 통과시켰고, 비록 부결은 됐지만 셧다운제에서 한발 더 나아간 강도높은 규제안으로 불리는 '19세 미만 셧다운제' 법안까지도 찬성한 정치인이다.

지난 2011년 시행된 셧다운제 법안은 대표적인 게임업계 규제법으로 "게임은 마약"이라는 게임탄압 프레임의 시초가 된 법안이며, 이에 반발해 게임업계 및 시민단체 등에서 위헌소송을 냈지만 최근 패소했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아직도 국가의 강제적 셧다운제가 바르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현재 경기도지사 선거는 오차범위 내 초박빙 판세로 분석된다.

사실, 그동안 분당과 판교 지역은 경기도 내에서도 대표적인 여권의 표밭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지난 2011년 당시 민주당 손학규 의원이 분당지역 보궐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당선되면서 이 지역의 표심이 바뀐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판교 테크노밸리가 완성되고 IT및 게임업체들이 대규모 이곳으로 이전하고 야권성향의 IT-게임업계의 젊은층이 상당수 흡수되며 이제는 대표적 야권지역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실제로 강제적 셧다운제에 반대하고 게임에 대한 사회의 편견에 분노하던 게임업계 관계자들 중에도 (셧다운제를 찬성하는)김진표 후보와 뜻을 같이한다며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아무 거리낌없이 표현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다.

과연 분당 판교지역의 표심은 게임에 대한 평소 신념과는 상관없이 정치적 성향을 택할까 아니면 그 전까지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던 '셧다운제'를 비난하고 정치권의 게임규제 법안 등에 반대하던 게임과 게임산업에 대한 평소의 신념을 이어갈까. 경기도지사 선거 결과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한편, 부산시장 선거도 게임산업 입장에서는 매우 관심이 높은 선거다. 현재 부산시장 선거는 새누리당의 서병수 의원과 무소속의 오거돈 후보가 당선권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출마 전 부산의 국회의원이었던 서병수 후보와 노무현 정부시절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오거돈 후보 모두 중량감 있는 인물로 부산지역에서는 꽤나 인지도가 높다.

부산시장 선거가 게임업계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해마다 11월 대한민국 최대 게임박람회인 지스타가 부산시 해운대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지스타의 개최로 인해 한 해 부산지역이 얻게 되는 경제효과는 1천억원(2011년 기준)을 넘는다. 이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약 530억) 보다 약 2배 가량 높은 수치로 특히, 지스타가 대표적 여름 피서지인 해운대의 비수기 시즌인 겨울에 열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천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경제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말해, 국내 게임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참가해 개최되는 지스타가 부산지역의 경제발전에 엄청난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서병수 후보는 지난 해 같은 당 손인춘 의원이 발의한 '게임사의 매출 1%를 강제 징수'하도록 하는 대표적 게임규제 법안인 일명 '손인춘법'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게임산업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과 게임사들의 상황 및 여건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발의 된 비상식적인 이 법안은 당시 게임업계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해당 법안에 공동발의한 부산지역 서병수 의원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국내 몇몇 게임업체들이 2013 지스타 불참을 선언하고 실제로 지스타를 외면하면서 2013년 지스타는 전년도와 비교해 상당히 초라한 행사로 치러졌다.

부산에 1천억원 이상의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안겨주고 비수기 시즌 해운대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세계적 행사의 개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부산시장 후보인 셈이다. 특히, 어이없게도 서병수 후보는 시장후보에 출마하기 전까지 지스타 개최지인 해운대구의 지역구 의원이었다.

현재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올해 지스타 참가 업체들을 모집하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스타의 전망은 밝지 않다. 물론, 그 모든 것이 서병수 후보의 탓은 아니겠지만 지역경제에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는 행사의 주체를 폄하하고 해당 산업을 말살시키려는 법안에 공동발의한 서병수 후보를 과연 부산지역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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