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생존법 교차전략으로 풀어라

리스크 매니지먼트 도입으로 생존 모색

등록일 2011년02월23일 23시47분 트위터로 보내기



연간 수없이 출시되고 있는 게임 시장에서 유독 온라인 게임 시장은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유수 퍼블리셔 중심으로 형성된 퍼블리싱 시장에 개발사들의 홀로서기까지 가세하며. 성패에 따라 게임업체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특히 공개되는 게임들의 수에 비해 흥행작은 몇 개에 그쳐 '풍요 속의 빈곤'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몇몇 개발사는 퍼블리셔와 함께 리스크 매니지먼트 기법을 적용, 교차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개발사나 퍼블리셔나 게임의 흥행으로 평가받는 차가운 시장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교차 전략 사례

개발사, 특정 장르 전문 개발사로 발돋움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 항상 약자로 보였던 이유는 수익 창구가 하나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업계에서 퍼블리싱 계약은 초기 단발 계약과 기간 만료 후 계약 연장을 되풀이한다. 이러한 경우는 흥행 예상작만 해당될 뿐 막연한 가능성만 보고 계약서에 서명하는 퍼블리셔는 드물다. 더욱 장수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몇 년이 흐른 뒤에도 예년만큼 매출을 발생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개발사는 항상 위태롭다.

그래서 개발사는 교차 전략으로 경쟁 퍼블리셔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다. 퍼블리셔끼리 경쟁을 통해 계약금과 수익 배분 비율을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고, 더욱 좋은 조건에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는 퍼블리싱 파트너 역량에 따라 게임의 흥행을 가늠할 수 있어 대부분의 개발사가 채택하고자 하는 방식이다. 단 개발사도 일정 수준 이상의 개발력을 보유해야만 진행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따라붙는다.

더욱 특정 장르 전문 개발사라면 시장에서도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십분 활용한다. 우스갯소리로 장인이 만든 제품을 상술이 좋은 상인이 알아보는 셈이다.

만약 계약이 체결되면 개발사로서는 또 다른 수익 창구가 생겨 자금 융통에 숨통이 트인다. 이와 동시에 개발사도 업계에서 입지가 강화되고 인지도도 함께 상승한다. 항상 약자일 수밖에 없었던 개발사가 퍼블리셔들을 상대로 '신작'을 가지고 공급자 역할에 서게 되는 것이다.


퍼블리셔, 검증된 상품으로 흥행 가능성 타진
퍼블리셔들은 검증된 개발사와 상품으로 계약을 진행할 때 수월해진다. 흔히 '선택과 집중'이라는 카드를 적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최소 중박에서 최대 대박까지 쳤던 게임을 개발한 개발사는 시장에서 검증된 상태다. 이전 포트폴리오가 보여줬던 이력 때문에 무리한 계약금과 수익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계약할 수 있다. 단 자체 개발작이나 퍼블리싱 게임 중에서 겹치지 않는 장르만 통용된다. 이유는 카니벌라이제이션(자기 시장 잠식, Cannibalization)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카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 기능이나 디자인이 탁월한 후속 제품이 나오면서 해당 기업이 먼저 내놓은 비슷한 제품의 시장을 깎아먹는 경우, 혹은 해외의 값싼 노동력으로 제작한 저가 상품이 국내 시장에 들어와 자사가 국내에서 만든 고가 제품을 밀어내는 경우 등을 말한다.

혹여나 계약을 하더라도 퍼블리셔는 카니벌라이제이션을 감수해야 한다. 이른바 '제 살 파먹기'가 진행되면 매출 증가보다는 제자리에 머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넷마블의 서든어택과 스페셜 포스2다.

만약 넷마블이 서든어택의 재계약을 성사시킨다면 스페셜 포스2 런칭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재계약은 2~3년으로 계약된 기간에 스페셜 포스2가 런칭된다면 '제 살 파먹기'가 자행된다. 반대로 계약 기간 이후에 런칭된다고 하더라도 검증된 장르라고 하더라도 그때까지 온라인 FPS가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이 없다.

비슷한 사례로 오디션 이후 우후죽순 등장했던 댄스 게임은 러브 비트와 알투 비트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몇 년 후 등장한 오디션2는 참패했다.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계약을 진행하는 것은 '생존' 때문이다. 더욱 게임포털은 장수 게임을 다수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이에 안주하면 수익모델 고착화가 진행되어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검증된 상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 퍼블리셔의 현실이다.

이는 마이너급 퍼블리셔도 마찬가지다. 매번 메이저급 퍼블리셔에 밀려 계약을 놓친다면 출혈을 각오하고 계약을 해야 될 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교차 전략은 확실한 생존 카드로 부각될 전망
교차 전략은 생존을 위해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조차 몇몇 개발사만 가능할 뿐, 영세하거나 신생 개발사는 선택할 수 없는 카드다. 섣불리 선택하면 게임업계에서 낙인이 찍혀 '블랙'으로 등록되고,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차후 진행되는 계약금과 수익 배분 비율에서 불리해진다.

문제는 교차 전략을 선택한 개발사도 유저들의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레드덕이 한게임과 메트로 컨플릭트를 계약했을 때 아바 유저들은 아쉬워하는 한편 분노를 표출했다. 아바에 구현할 시스템을 왜 메트로에 적용했냐며 아바 공식 홈페이지의 게시판은 유저들의 분노로 들끓었다.

작년 지스타에서 만난 레드덕 관계자는 "라이브 프로젝트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성공을 가늠할 수 없다. 자칫 잘못하면 업데이트 전보다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신작을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결론은 살아남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하며,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을 강조했었다.

유저들의 분노를 뒤로 하고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선택한 개발사와 매출 감소를 두려워하는 퍼블리셔가 존재하는 한 교차전략은 게임업계에서 확실한 카드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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