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 스튜디오의 판타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토탈워: 워해머(이하 워해머)’가 지난 26일 출시됐다.
이 게임은 게임즈 워크샵의 유명한 보드게임 워해머 판타지 배틀을 기반으로 한 3부작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토탈워 시리즈 최초로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세계관 뿐만 아니라 게임 내 핵심 시스템 역시 새롭게 바뀌며 기존 팬들 뿐만 아니라 새롭게 워해머를 즐길 팬들을 위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해 많은 토탈워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임포커스는 워해머 시리즈를 즐겨보지 못했던 독자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변신을 한 워해머를 가볍게 알아봤다.
이름 빼고 대부분이 바뀐 ‘워해머’, 진정한 정치와 전투의 양립
우리나라에서는 ‘워해머’라는 이름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보드게임으로 시작된 워해머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반지의 제왕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판타지 세계관을 가진 콘텐츠로 인정받는다. 워해머에 있었던 디자인과 설정들이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에도 반영된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게임은 가상의 세계 ‘올드월드’를 차지하기 위한 5종족의 대립을 그리고 있다. 인간, 드워프, 뱀파이어, 그린스킨, 카오스 워리어가 있으며 예약 구매를 하지 않고 일반 버전을 구입한 유저라면 마지막 종족인 카오스 워리어를 플레이 할 수 없는데 이를 DLC를 통해 구입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아쉽다.
이번 작품의 변화 점은 고대나 중세 등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했던 기존 워해머 시리즈와는 달리 가상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 내에 등장하는 병기와 마법은 크게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배려했다. 전작들을 계승하는 부분도 있어 기존 시리즈를 즐겼던 유저들에게도 새롭게 한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는 않는다.
게임은 크게 정치와 전투로 구분된다. 전투 외의 시간은 정치와 경제, 외교 등 나라 전반을 다듬는 턴제 방식의 진행이 이루어지며 전투는 실시간 RTS처럼 리얼타임으로 이루어진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지만 플레이 자체는 혼합장르 형태로 진행되다보니 몰입도는 상당하다. 정치는 ‘문명’, 전투는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빠를 것이다.
문명 보다 다소 허술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턴제식으로 진행되는 정치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쉽게 말해서 넋 놓고 게임을 하다보면 빚으로 파산이 되거나 상대의 끝도 없는 공격에 함락 당하게 된다. 난이도를 쉽게 설정해도 이 정치파트는 상당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데 바꿔 말하면 이 정치를 잘 이용하면 전투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
결국 게임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전투지만 정치가 전투에 이르기까지의 소모품이 아닌 실제 전투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게 자리매김 한 것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다. 개인적으로는 어려울 땐 빌붙어 살고 살만해지면 배신하거나 이간질 시키는 교활한 플레이를 할 것을 추천한다. NPC에게 뒤통수 맞기 전에 내가 먼저 뒤통수를 치라는 이야기다.
전략과 전술로 승패를 바꾸는 전투, 대규모 물량전의 재미 살렸다
프로게이머 만큼의 손놀림을 할 수 없지만 대규모 전투를 보거나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번 작품은 그에 딱 알맞은 타이틀이 될 것이다. 기존 워해머 시리즈에서도 대규모 전투를 구현했던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유리했던 상황도 절망적인 환경으로 바꿔놓았던 인공지능의 수준과 크고 작은 버그들로 인해 기대보다는 스트레스가 많았었다는 것을 비교한다면 이번 작품의 대규모 전투는 일단 합격점이다.
우선 종족별로 가지고 있는 전투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인간 종족의 ‘제국’은 모든 직군이 조화를 이루는 반면 특출한 병과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고 드워프의 경우 기동성은 모든 종족 중 가장 뒤떨어지지만 유닛 하나하나가 강력해 화력전 위주의 전투를 펼칠 수 있다.
뱀파이어의 경우 원거리 유닛은 없지만 일반 보병 유닛을 대량 생산할 수 있으며 강령술의 도움을 받아 전투 중에 아군을 되살리고 적군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렇듯 각 종족별 약점과 장점을 파악해 대응하는 것이야 말로 이 게임이 가진 숨은 매력이다. 특히 진영별 특화 유닛들의 능력치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영웅과 함께 잘 활용한다면 불리한 전투에서도 전세를 뒤집을 수 있을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직접 전투를 치르지 않고 유닛의 총 능력치만을 기준으로 한 자동 전투를 통해 전투를 빠르게 넘길 수 있지만 체감상 직접 전투를 하는 것이 자동전투에 비해 높은 승률을 가져다주는 만큼 압도적인 상황이 아니면 쓰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한글로 다시 태어난 워해머, 3부작 모두 한글로 즐길 수 있길
워해머의 특징을 하나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크게 나눠본다면 뛰어난 세계관, 대규모 전투, 독특한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이번 워해머 역시 앞서 정의한 3가지의 독특한 게임 특징을 비교적 훌륭하게 소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정식 발매와 함께 알려진 현지화 소식은 국내에서도 워해머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단점도 있다. 기존 시리즈들이 꾸준히 현지화 되었던 것이 아닌 만큼 게임 중간 중간 어색하거나 번역이 되지 않은 부분이나 대규모 전투과정에서의 최적화, 조작 방식의 최적화 문제를 뽑을 수 있다. 첫 작품으로 인해 게임에 대한 인상을 결정짓는 유저들도 있는 만큼 3부작의 첫 작품이 완벽하지 못하게 출시가 된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불로무영(不勞無榮)이라는 말이 있다. 노력 없이는 영광도 없다는 말이다. 현지화 과정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밑거름 삼아 남은 2부작을 완성된 게임으로 선보이며 보다 많은 유저들에게 워해머 만의 매력을 알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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