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를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과거 나이트엘프의 영웅이자 악마사냥꾼 일리다리의 수장인 '일리단 스톰레이지'다.

일리단은 멋진 외형과 넘치는 카리스마, '다크히어로'스러운 작중 행적으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대표적인 인기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검은 사원에서 패배해 봉인된 후 한동안 모습을 볼 수 없던 일리단이 이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새로운 확장팩 '군단'에서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군단에서 다시 아제로스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와우저가 적지 않을 것이다.

게임포커스에서는 새로운 확장팩 '군단'의 출시와 일리단의 귀환을 기념해 그가 '배신자'라고 불리는 이유와 배신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과거사를 정리해 봤다.

지나친 욕심이 부른 참사, 그리고 배신
일리단은 대 드루이드 말퓨리온의 쌍둥이 동생이다. 드루이드의 길을 택한 말퓨리온과 달리, 일리단은 비전 마법에 관심이 많아 명가의 술법을 연구하고 익혔다.

한편 나이트엘프의 명가들이 비전 마법을 남용하는 바람에, 뒤틀린 황천의 악마들에게 아제로스의 위치를 들키고 만다. 불타는 군단의 수장 살게라스는 아제로스를 정복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 나이트엘프 여왕 아즈샤라는 동족을 배신하고 차원문을 열어 본격적으로 전쟁이 시작되는데, 이 전쟁은 후대에 '고대의 전쟁'이라 불린다.

일리단은 고대의 전쟁에서 말퓨리온과 여사제 티란데 위스퍼윈드와 함께 불타는 군단의 악마와 맞서 싸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리단은 시간 여행을 하던 대마법사 로닌을 만나 마법을 전수받고 악마들을 물리치는 데 큰 공을 세운다.

일리단이 무리하며 공을 세우려고 한 것은 다름 아닌 티란데의 환심을 얻고 싶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티란데는 말퓨리온을 사랑하고 있었다. 이에 좌절한 일리단은 형인 말퓨리온에 대한 증오를 품게 되었다.

용의 영혼과 일리단의 '큰 그림'
한편, 불타는 군단을 막기 위해 말퓨리온은 용의 위상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검은 용 넬타리온은 각자의 위상을 모아 악마들을 물리칠 강력한 유물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이 제안에 모두가 동의해 '용의 영혼'이라는 역사상 최강의 유물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는 모두 타락한 넬타리온의 계략이었다. 넬타리온은 용의 영혼을 이용해 악마들을 물리치는 척 하고는, 원래 계획대로 나이트엘프 저항군을 몰살시킨다.

이때 행방이 묘연하던 일리단은 저항군을 배신하고 불타는 군단의 편에 선다. 그러나 배신의 배경에는 일리단의 '큰 그림'이 숨어있었다. 홀로 움직여 살게라스의 계획을 무너뜨리고 악마들을 되돌려 보내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악마의 힘을 얻고 더욱 강해지는 것은 덤이었다.

저항군을 배신하고 불타는 군단에 합류한 일리단은 살게라스를 직접 만나 용의 영혼을 사용하면 직접 아제로스로 넘어올 수 있다며 자신이 용의 영혼을 가져오겠다고 그럴싸하게 꾸며낸다. 넬타리온이 유물의 힘을 사용하는 것을 직접 본 살게라스는 일리단에게 자신의 힘을 일부 나누어주고 용의 영혼을 가져오라 명령한다.

일리단은 기회를 노려 넬타리온이 가지고 있던 용의 영혼을 훔쳐낸다. 그는 용의 영혼의 힘으로 살게라스가 아제로스로 소환될 때를 노려 차원문을 닫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살게라스가 직접 용의 영혼을 사용하겠다며 일리단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아 결국 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그 사이, 불타는 군단은 결국 영원의 샘을 차원문으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일리단은 좌절하지 않고 계획을 수정해, 살게라스가 차원문을 여는 작업을 시작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원문의 효과를 역전시켜 악마들을 추방하기로 마음먹는다. 이 계획에 높은 마력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 일리단은 몰래 영원의 샘을 훔쳐낸다.

1만 년 동안의 수감
일리단은 악마들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한 티란데와 조우한다. 일리단의 계획을 들은 티란데는 영원의 샘을 직접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그를 말린다. 하지만 일리단은 자신의 계획에 도취된 상태였고, 결국 그녀의 말을 듣지 않은 채 계획을 밀어붙인다.

그러나 일리단의 예상과 달리 주문은 살게라스의 차원문에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 사이 용의 영혼을 갖고 영원의 샘에 도착한 말퓨리온은 악마들을 처치하고 차원문을 닫는데 성공한다. 홀로 열심히 고군분투 했지만, 결국 공적은 형인 말퓨리온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차원문이 닫히자 그 영향으로 영원의 샘은 붕괴되었으며, 살게라스와 악마들은 뒤틀린 황천으로 돌아가고 아제로스의 대륙은 '세계의 분리'가 일어나 여러 개로 찢어지게 된다. 살아남은 일리단과 소수의 나이트엘프 생존자들은 하이잘 산에 오른다. 그러나 생존자들은 악마의 힘을 사용하며 그들의 편에 섰던 일리단과는 거리를 두고, 형인 말퓨리온은 전쟁을 끝낸 영웅으로 추앙한다. 결국 일리단의 형에 대한 질투심과 증오는 한층 더 깊어지게 되었다.

한편, 비전 마법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한 일리단은 차원문을 닫을 때 사용하려고 했던 영원의 샘물을 산 정상의 호수에 부어 새로운 영원의 샘을 만들어낸다. 이 장면을 목격한 제로드 섀도우송은 일리단을 체포하면서 "형의 체면을 봐서 구금으로 그치겠다"며 일리단의 성질을 돋구고 만다. 이성을 잃은 일리단은 제로드를 폭행하고 부하들을 모조리 죽이고 만다.

결국 무고한 이들을 살해하고 고대 전쟁의 원흉이 된 영원의 샘을 새로 만든 죄로 재판을 치르게 된 일리단에게는 사형 선고가 내려진다. 그러나 말퓨리온이 직접 나서 변호한 끝에 죽음을 맞는 대신 제로드 섀도우송의 누이인 마이에브 섀도우송이 감시하는 감옥에 1만 년 동안 수감되고 만다.

일리단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마이에브 섀도우송

악마의 힘, 그 비참한 최후
1만 년 동안 일리단이 감옥에 갇혀있는 사이, 불타는 군단은 다시 아제로스를 침공한다. 악마들과 맞서기 위해 동맹군을 모으던 말퓨리온 일행은 우연히 일리단의 감옥을 방문하게 된다.

티란데는 말퓨리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악마에게 대항하기 위해 일리단의 힘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해 그를 감옥에서 풀어주게 된다. 감옥에서 풀려난 일리단은 1만 년이 지났음에도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말퓨리온에게 크게 실망한다.

감옥에서 나온 후 악마를 물리칠 방법을 찾던 일리단 앞에 데스나이트가 된 아서스 메네실이 나타나 '굴단의 해골'이라는 유물을 파괴하고 힘을 얻으라고 귀띔해준다.

'워크래프트3'에 등장한 '굴단의 해골'

일리단은 아서스의 계략에 넘어가 굴단의 해골을 파괴해 힘을 얻어 악마 형상으로 탈태하고, 악마 간부 티콘드리우스를 물리친다. 하지만 말퓨리온은 일리단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고 생각하여 형제의 연을 끊고 그를 추방한다.

몇 년 후, 불타는 군단의 수하가 된 일리단은 살게라스의 심복 킬제덴에게 리치 왕을 없애라는 명령을 받는다. 일리단은 굴단이 발굴하던 유물 '살게라스의 눈'을 찾아내는데 성공하지만, 얼음 왕좌를 부수려는 그의 계획은 마이에브 섀도우송과 말퓨리온에게 방해 받아 실패하고 만다.

이후 일리단은 리치 왕을 제거하는데 실패한 것을 추궁할 킬제덴이 두려워 차원문을 열고 아웃랜드로 도망간다. 그곳에서 일리단은 아웃랜드를 통치하던 마그테리돈을 몰아내고 아웃랜드를 차지하는데 성공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의 킬데젠

얼마 후 아웃랜드에 숨어들어간 일리단을 찾아온 킬제덴은 마지막 기회를 주겠으니 노스랜드로 가 리치 왕을 반드시 제거하라 명한다. 일리단은 얼어붙은 왕좌의 오벨리스크를 두고 아서스와 싸우지만 결국 패배하고 만다.

아서스에게 패배한 일리단은 아웃랜드로 퇴각한 뒤, 아서스에게 패배했다는 충격으로 인해 검은사원에서 향락을 일삼으며 숨어 지내게 된다.

일리단은 악마들에게 맞서기 위해 악마사냥꾼을 양성하는 등의 활동을 하며 여전히 아웃랜드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러나 리치 왕을 제거하라고 기회를 줬던 킬제덴을 등지는 바람에 불타는 군단이 속속 공격을 감행해왔고, 부하 아카마는 그의 폭정에 반기를 품었다.

결국 일리단은 마이에브와 아카마에 의해 쓰러져 감시자의 회랑 안에 봉인되었다. 그러나 일리단을 감시하던 마이에브는 평행세계의 드레노어에서 넘어온 굴단에게 봉인된 일리단의 시체를 빼앗기고 만다.

돌아온 일리단, 그가 '군단'에서 보여줄 이야기는?
다사다난한 삶을 살았던 일리단은 결국 마이에브 섀도우송과 아카마, 모험가에게 죽어 봉인되고 말았다. 굴단이 그의 시체를 거두어갔으며 이후의 이야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군단'에 추가되는 새로운 직업 '악마사냥꾼'

지난 확장팩 '불타는 성전' 이후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일리단이 새로운 확장팩 '군단'에서 돌아온다. 과연 그는 불타는 군단의 악마들을 몰아내고 그토록 바라던 형을 뛰어넘은 영웅이 될 수 있을까?

9월 1일 출시되는 '군단'에서 직접 확인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