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단의 부름]드디어 '군단' 출시, 옛 동료들과 아제로스로 돌아갈 때가 왔다

등록일 2016년09월02일 16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기자는 10여년 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픈베타 시작과 동시에 친구들과 아제로스로 모험을 떠났던 초기 모험가 중 한사람이다.

시골서버 '우서'에 자리잡은 기자와 동료들은 그저 아제로스 세계를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 뒤 레이드가 추가되고 자연스럽게 공격대를 만들어 화산심장부부터 시작해 레이드 콘텐츠를 즐기며 성적표는 F로 도배가 되었지만 온라인게임을 하며 가장 즐거웠던 시절을 꼽으라면 그 시절을 꼽아야할 것 같다.

그리고 기자와 동료들이 조금 지쳐 이제 진짜 효도하러 떠나야 하나 고민할 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사상 가장 유명한 도발문구인 '너흰 아직 준비가 안 됐다'가 들려왔다.

일리단 스톰레이지. 기자가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웅이다. 선과 악, 타락이라는 기본 축에서 벗어나 종잡을 수 없는 인물,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던 그가 플레이어들의 앞을 막아선다니 가슴이 뛰지 않을 수 없었다.

기자와 동료들은 일리단의 도발로 인해 아제로스를 떠날 수 없었고 계속해서 아제로스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웠다. 시골서버에서였지만 레이드 우두머리 서버 최초킬 위업도 띄우며 기분좋게 게임을 즐겼다. 업적 점수도 서버에서 상위 세손가락 안에는 들 정도로 모으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만끽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함께 모험한 동료들도 생업에 쫓겨, 혹은 리치왕을 처치한 후 모험의 끝을 느끼고 하나둘 아제로스를 떠나갔다. 대격변, 판다리아의 안개, 특히 드레나이의 전쟁군주를 거치며 이제 옛 동료는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다.

MMORPG를 혼자 즐기는 건 정말 고독한 일이다. 특히 함께 즐기던 동료들이 하나둘 떠나 혼자 '남게' 되었다면 그 고독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늘 10여명이 접속해 있던 길드 접속인원이 1명일 때 '우리들의 와우는 이제 끝난 걸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게임을 완전히 접지 못한 기자는 오랫동안 걸어온 얼라이언스 외길에서 벗어나 블러드엘프를 육성하는 등 소소하게 즐기게 되었고 접속 시간은 갈수록 줄어들었다. 드레나이의 전쟁군주 확장팩에 대한 실망이 꽤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군단'이 발표되었다. 살리단님이 일리계시다니! 아제로스를 완전히 떠나려 했던 마음이 요동치는 소식이었다.

일리단의 부활과 악마사냥꾼의 등장소식에 이어 유저와 함께 성장하는 유물무기와 디아블로에서 재미를 줬던 모험모드의 와우식 이식, 역시 디아블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단계별 성장던전 등 좋은 소식이 연이어 발표됐다.

바리안 린의 최후에 얼라이언스 유저의 식어버린 열정에 다시 불이 붙었고, 불타는 군단과 제대로 한판 붙고 굴단을 끝장내버릴 수 있게 된다는 소식에 손이 근질근질해졌다.


그 동안 변죽만 울리던 스토리가 마침내 본류로 돌아온 느낌을 받았다. 때마침 블리자드에서는 아제로스로 돌아오라는 소환장도 보내왔다. 청춘을 함께했던 인간 흑마법사 캐릭터를 동면에서 깨울 타이밍이라는 블리자드의 소환장에 정신이 번쩍 든 기자는 옛 동료들에게 일리단님을 보러 가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마침 블리자드에서 9월 1일부터 3일까지 무료 플레이를 지원한다고 하니 정말 오랜만에 아제로스에서 정모를 하게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아제로스에서 청춘을 보내다 잠시 떠나있는 게이머들이 다시 아제로스로 복귀할 최적의 시간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일리단님의 부름에 응해 함께 불타는 군단을 물리치러 아제로스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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