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지의 제왕', '호빗' 등을 제작한 웨타워크숍과 영화대장간, 광명시가 함께 주최하고 한국판타지컨벤션협의회가 주관한 '2017 광명동굴 국제 판타지 페스티벌'의 미디어데이가 13일 개최된 가운데 웹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그 이전 이야기'와 'Dr.브레인'을 연재하고 게임 '미르의 전설', '아틀란티카'의 원화에 참가한 홍작가가 오픈토크를 통해 판타지 콘셉트 디자인을 어떻게 창작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연했다.
홍작가는 자신이 작업한 아틀란티카의 실제 원화와 작업 과정을 공개하고 "판타지 작품의 원화를 작업할 때 실제로 그 시대에 대한 의상이나 자료를 열심히 찾기보다는 색감을 확인하는 정도로만 참고한다. 왜냐하면 너무 시대 고증만 생각하면 판타지 요소가 다소 죽을 수 있어 느낌과 색감을 살리는데 집중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콘셉트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콘셉트를 잡는 것은 울타리를 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만들기 전 내가 이 이미지 내에서 작품을 구성하겠다라고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작품을 완성해가는 것이다"라고 콘셉트를 잡는 과정을 설명한 그는 "개인적으로는 그 콘셉트를 좁게 잡는 것을 좋아해 같은 유럽풍 캐릭터라도 북유럽 풍, 그리스 풍 이런 식으로 나누고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콘셉트를 잡을 때 확실한 건물이나 이미지를 생각하고 콘셉트를 잡기 시작하면 콘셉트의 범위가 좁아지면서 이미지가 확실히 좁아진다"라고 콘셉트를 잡는데 유용한 팁을 공개했다.
한편 원화가 아닌 시나리오를 짤 때의 팁으로는 "메모를 자주하라"라고 조언했다. 홍작가는 "우리 인생은 잘 깨닫지 못하겠지만 굉장히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판타지 세상과 같다.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 먹었던 음식 등 사소한 것까지도 메모를 해두면 이 것들이 모여 나중에 작품에 큰 영향을 준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홍작가는 전시회와 콘셉트 아트북 등을 통한 간접 경험의 중요성도 강조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다음은 홍작가와 관객들의 Q&A를 정리한 것이다.
한국 웹툰 시장은 해외 시장과는 달리 현재 일상툰(일상 생활에 벌어지는 재미있는 내용을 정리한 웹툰)이 대세고 SF 웹툰은 다소 인기가 없다. 이로 인해 겪고 있는 어려움 같은 것도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일상툰을 그리려고 했으나 스타일이 안맞아서인지 잘 안돼서 포기했다(웃음). 현재 작업하고 있는 웹툰인 '네크로맨서'가 SF 작품이라 실제로 팬층이 넓진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웹툰이라는 콘텐츠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만큼 작가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일상툰과 SF웹툰의 경계가 크지 않아 좋은 작품이 늘어나면 팬층도 더 넓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판타지 작품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특별하게 입문 계기가 있다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우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드라마틱한 판타지 같은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입문하게 된 것 같다. 또한 게임 회사에서 근무한 것이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캐릭터 간 갈등 요소 같은 것은 어떻게 짜는지 궁금하다
실제로 작품을 구상할 때 갈등 요소와 같은 스토리 부분을 먼저 짜기 보다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드는데 집중한다. 캐릭터를 확실하게 정리하고 나면 그 캐릭터에 대한 스토리가 떠오르고 그와 관련된 인물간의 관계를 생각하면 스토리를 쉽게 작성할 수 있는 것 같다.
홍작가에게 판타지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까도 말했지만 일상하고 연결돼 있는 판타지를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는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파편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기획자나 시나리오 작가들을 위해 아트하는 사람과 협업을 하기 위한 팁과 스타워즈 웹툰 같이 원작이 있는 작품에 아트를 하는 것은 힘들지 않은지 궁금하다
기획자 중 가장 힘든 타입이 "내가 원하는 것을 맞춰봐"라고 하는 사람이다. 작품을 가져가면 그자리에서 싫다는 표현은 하는데 그럼 어떤 식으로 그려주길 바라냐라고 말하면 "우선 가져와"라고 말하는 기획자랑 일하는게 힘든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확실하게 말해주는 것이 원화가가 일하기 편한 것 같다.
실제로는 처음부터 기획을 하는 작품보다 원작이 따로 있었던 스타워즈 같은 작품이 실제 콘셉트 부분에서 고민할 것이 없어서 편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