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진의 게임노트]콘솔게임 퍼블리셔들의 눈, 국내 넘어 아시아로 향하다

등록일 2017년06월21일 17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내 콘솔게임 시장은 플랫폼 홀더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와 H2인터렉티브, 인트라게임즈, 디지털터치, CFK 등 서드파티 퍼블리셔들의 과감한 한국어화 투자와 라인업 확대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과감한 투자가 판매량으로 직결되기에는 국내 콘솔게임 시장이 여전히 작고 경쟁이 너무 치열한 상황.

이런 상황 하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라인업이 너무 늘어나 콘솔 게이머들이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되며 위기가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퍼블리셔들은 물론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위기가 찾아올 거라는 예측도 많이 나왔지만, 2017년이 절반 정도 지난 시점에서 살펴보면 국내 퍼블리셔들이 손 놓고 위기가 찾아오기를 기다리지만은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국내 퍼블리셔들이 단순히 해외에서 개발된 게임을 한국어화해 국내에 출시하는 것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판단 하에 개척중인 길은 한마디로 '시장확대'다. 여기서의 시장은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을 가리키는 것이다. 기존의 소싱을 하기 위한 해외를 넘어 시장으로서의 해외를 가리키는 것.

이미 인트라게임즈와 H2는 한국은 물론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지역 전반의 권리를 획득해 게임을 각국 언어로 현지화해 출시하기 시작했고 향후 서구권 게임들의 아시아 퍼블리싱에 더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게임을 서구권에 출시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중인 퍼블리셔도 있다.


척박한 국내 콘솔게임 시장에서 과감한 현지화 투자로 자리를 잡고 시장을 키우는 경험을 한 국내 개발사들이 여전히 영어로 게임이 출시되거나 많은 게임들이 출시 자체가 안 되고 있는 지역에서 역시 현지화로 승부를 보려는 전략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먼저 도전에 나선 건 H2와 인트라게임즈이지만 다른 퍼블리셔들도 이대로 국내 시장에서 미래 없는 경쟁을 계속하는 선택지를 고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전역에서 PSN 다운로드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략적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아시아 퍼블리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H2 관계자는 "다운로드 판매 비율이 많이 늘어나 많이 나오는 게임은 1/3까지 나오고 있다"며 "한국과 대만, 홍콩은 비슷한 비율로 나오는데 작은 게임들은 DL로, 규모가 있는 게임은 패키지로 아시아에 전개해 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GTA5'의 꾸준한 판매량을 기반으로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H2는 2017년 한 해 동안 50개 정도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으로 경쟁사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타이틀을 출시하고 있다. 그 중 상당수는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에도 H2가 출시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국내 콘솔 퍼블리셔들이 아시아 퍼블리셔로 성장할 경우 출시 수량을 맞추는 데 유리해져 아시아 로컬버전에 한국어가 포함될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된다. 위기를 기회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국내 콘솔게임 퍼블리셔들의 전략이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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