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 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라인콩코리아가 지난 18일 출시한 '대항해의길'은 드넓은 바다 위에서 전 세계를 누비며 항해와 모험, 무역, 전투 등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 항해 MMORPG이다. 이용자는 포르투갈, 에스파냐, 잉글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중 한 국가에 소속되며 현상금 사냥꾼, 포수, 근위장교, 주술사 중 하나를 선택해 게임을 즐기게 된다.
이용자가 국가를 대표하여 항구에 투자하면, 항구의 국가 점유율이 높아져 세금 면제 등의 무역에서 큰 이점을 얻을 수 있고, 다른 국가의 이용자를 공격했을 경우 국가 간 호감도가 낮아져 증세 등의 페널티를 얻는다. 4가지 직업은 공격형, 밸런스형, 서포트형 등의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다. 상회에 가입하면 CBT에서도 큰 호응을 얻은 대규모 단체 PvP인 상회전에도 참여할 수 있어, 긴장감 넘치는 해전을 즐길 수 있다.
출시 일주일도 안되어 애플 앱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 인기게임 1위에 오른 대항해의길은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순위에서도 10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며 중화권에 이어 국내에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은서 기자
원래 전투형 게임보다는 소소한 콘텐츠가 많은 게임을 좋아하는데 '대항해의길'도 그런 면에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대항해의길은 굳이 전투를 하지 않아도 바다를 거닐거나 무역하고 탐험을 하는 것 만으로도 경험치가 쌓이고 성장할 수 있으며 그를 통해 부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은 왠만한 방치형 게임보다도 만족스러운 콘텐츠 구성이었다.
특히 대항해의길에서는 무역이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A 도시에서 싸게 산 물건을 B 도시에 비싸게 팔아서 그 이윤을 챙기는 부분은 예전에 즐겼던 PC MMORPG '거상'이 생각나 무척 즐거웠다. 물론 거상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역으로도 경험치를 올릴 수 있는 것이었다. 거상도 각 지역을 돌아다녀 무역으로 돈을 벌 수는 있었지만 경험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결정적으로는 전투를 해야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항해의길의 경우 물건을 사고 팔고 바다를 떠다니는 것만으로도 자동으로 레벨 업이 되므로 기자처럼 컨트롤 신경 안쓰고 소소한 재미를 추구하는 유저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은 재미없는 전투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해전인 만큼 해상 위에서의 실감나는 전투를 기대했지만 게임에서는 전혀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조작감도 좋지 않아 전투에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부수적인 재미가 높은 것도 좋지만 어쨌든 메인 콘텐츠에 영향을 주는 전투가 재미 없는 것은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이 외에도 강수진을 비롯한 유명 성우들이 참여해 몰입도를 높인 메인 스토리와 다양한 매력적인 여성이 등장하는 호감도 시스템 등 이 게임은 무역 시스템 외에도 매력적인 콘텐츠들이 많은 편이다. 그만큼 이 게임의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게임의 메인 콘텐츠인 전투의 재미도 높이는 패치가 추가됐으면 한다.
한줄평: 대항해의길: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백인석 기자
'대항해의 길'을 플레이하면서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이 생각났다. 공식 여행 일정은 지루하지만 그 이후에 주어지는 자유시간에서 여행의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대항해의 길' 역시 마찬가지다. 30, 40, 50 레벨마다 10레벨 주기로 메인 퀘스트가 주어지는데, 메인 퀘스트 보다는 그 사이에 주어지는 자유시간이 즐겁게 느껴진다.
물론 이 자유시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어 보겠다는 목적 의식이 중요하다. 무역을 통해서 크게 돈을 벌어보고 싶다면 무역을 위주로 플레이할 수 있으며 해적이 되어 남들을 약탈하겠다는 목적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주점의 여급들의 호감을 얻어 인기남도 될 수 있으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탐험가도 될 수 있다.
그러나 게임의 UI와 필드 디자인은 다소 아쉬운 느낌이다. 우선 게임의 UI가 너무 복잡해서 한눈에 메뉴를 찾기가 어렵다. 화면에 노출되는 버튼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의 결과지만 오히려 너무 꽁꽁 숨겨놓아 적응하기 전에는 원하는 메뉴를 찾기가 쉽지않다. 항구의 UI도 불편하다. 항구에 있는 각 시설들은 이름을 터치해야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설의 이름들이 화면 배치에 따라 가려지는 경우가 많아서 불편함을 느꼈다.
또한 탐험 지역의 경우 동일한 오브젝트와 지형의 반복이라 탐험에서 느껴져야 할 설렘이나 모험심을 느끼지 못했다는 점도 아쉽다.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의 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에 길이 뜬금없이 막히거나 오브젝트 사이에 끼는 오류도 종종 발생했다. 특히 발굴 작업의 경우 발굴 성공과 동시에 게임이 튕기는 버그도 있었기 때문에 컨텐츠의 넓이 뿐만 아니라 깊이도 고려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바다라는 소재에 걸맞게 방대한 콘텐츠를 제공하지만 그만큼 게임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가 있어야만 깊게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이다. 게임 내의 주요 이벤트인 투자전이나 상회전 역시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활성화되고 관련 정보도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기 때문에 홀로 외롭게 플레이를 할 경우에는 게임의 재미를 100% 느낄 수 없을 것이다.
플레이 결과 대항해시대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높은 자유도와 이에 어울리는 방대한 콘텐츠로 그동안 천편일률적인 모바일 MMORPG에 지쳤던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미완성 단계처럼 느껴지는 탐험 시스템과 중국 게임 특유의 직관적이지 못한 UI가 아쉬웠던 게임이다.
한줄평: '대항해시대 온라인' 이후로 잃어버린 대항해시대의 의지를 중국에서 발견하다.
이혁진 기자
'대항해의길'이 '대항해시대 온라인'의 모바일판이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 플레이해봤다. 해보니 진짜 대항해시대 온라인 모바일판이라 좀 놀랐다.
기자는 한 때 대항해시대 온라인에 푹 빠져 네덜란드 국적으로 세계를 누볐던 유저. 한국 최초로 모든 여관에 침대를 띄웠던 기억, 한국 최초로 대화술 10랭을 찍었던 기억도 나며 추억은 방울방울 상태로 플레이했다.
해보니 생각보다 게임을 아주 잘만들었다. 중국 스타일의 '무과금 유저들에게 무과금이라 설움받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아주 잘 드러난다. 과금을 100만원 정도만 하면 서버 1위 유저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 다른 게임을 하는 유저들이 거짓말인 줄 알겠지만 대항해의 길에서는 거짓말이 아니다.
게임 콘텐츠나 구성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대항해시대 온라인이라 적응도 너무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이런 걸 진작 만들지 못한 코에이테크모게임즈나 만들지 않은 대항해시대 온라인 한국 퍼블리셔는 뭘 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요즘 나오는 중국게임들을 보면 거대자본이나 하이퀄리티보다는 적당한 퀄리티로 잘 만들어 콘텐츠 업데이트를 용이하게 가져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항해의 길의 현재 문제는 해역이 너무 조금 열려있다는 것 같은데, 향후 업데이트를 기대해 봐야겠다.
한줄평: 그런데 이거 정말 대항해시대 온라인이잖아. 이래도 괜찮은가?!
김성렬 기자
온라인 RPG에 있어 콘텐츠의 양은 매우 중요하다. 할 거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유저들을 게임에 오래도록 붙잡아둘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대항해의길'은 즐길 거리가 상당히 많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항해를 기반으로 한 게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무역은 당연히 구현되어 있으며, 길드 시스템 '상회'를 중심으로 한 PVP 콘텐츠, 방향타와 돛 그리고 선체 등을 마음대로 꾸미거나 범선으로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재미가 일품이다.
특히, 배를 운용한다는 특징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장벽과 고정관념을 자동 항해와 터치를 통한 조타술로 극복하려 한 시도는 인상적이다. '어쌔신 크리드4: 블랙 플래그'가 기본적으로는 액션 게임이지만 뛰어난 완성도의 항해 콘텐츠로 호평 받았던 것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조작이 간편하고 기존의 MMORPG에서 볼 수 있었던 스킬 시스템들도 충실히 구현되어 적응하기도 쉽다.
다만 해상 전투의 깊이가 떨어지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반적인 MMORPG의 캐릭터를 조작하는 것이기 아니기에 처음에는 색다른 느낌을 주지만, 결과적으로는 눈에 보이는 것이 바다인지 땅인지, 캐릭터인지 선박인지의 차이일 뿐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항해 시스템 또한 칭찬할 부분이 있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는 슬로건답게,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것을 고려한 자동 항해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다. 단순히 자동 항해 시스템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는 인상적이지 않지만, 이동하지 않은 지역은 해당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현실성을 부여한다. 플레이어가 가보지도 못한 항구나 지역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항해'가 갖는 재미를 해치는 것도 없을 것이다.
다만 중국에서 개발한 모바일게임을 플레이하면 느껴지는 UI의 불편함은 여전하다. 물론 무역 등의 시뮬레이션적 콘텐츠들이 다수 존재하기에 복잡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접근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로컬라이징은 물론이고 풀 보이스 더빙을 지원하는 게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항해의길' 또한 메인 스토리 풀 보이스를 지원한다. 메인 퀘스트를 따라가면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게임의 템포를 강수진, 최덕희, 이용신, 여민정 등 정상급 성우들을 기용해 극복하려 한 시도에 점수를 높게 주고 싶다. 이제는 더빙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게임 내 텍스트를 번역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로컬라이징에 신경을 썼다는 것은 칭찬할만한 부분이다.
한줄평: 무역과 항해는 'GOOD', 해상전투는 'SO SO'
박종민 기자
중국 넷이즈가 직접 개발하고 라인콩코리아가 서비스하는 '대항해의길'이 테스트에 이어서 정식 서비스에서도 큰 기복없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항해 MMORPG를 표방하는 대항해의길은 배를 이용해 무역과 전투, 탐험을 즐길 수 있다.
게임은 대항해시대,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즐겨봤던 유저들이라면 크게 어렵지 않은 게임 방식을 가지고 있다.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면 대항해시대 온라인의 모바일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될 정도로 상당히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작은 배로 시작해 나만의 함대를 갖는다는 항해 시뮬레이션류 게임의 정통적인 룰을 그대로 계승하고 여기에 일반적인 MMORPG가 갖는 성장 시스템을 접목시켰다.
게임에 경쟁 요소가 전투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보니 이 게임이 가지는 진입장벽은 상당히 낮다. 큰 지출 없이 무과금, 소과금 만으로도 대부분의 콘텐츠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유저들에게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의 본격적인 시작은 55레벨부터다. 배 한 척을 건조해야 되는 비용이 늘어나고 상회(길드)에서 해야 되는 콘텐츠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플레이어 성향에 따라 전투, 무역, 탐험 중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실제 게임 내 유저들도 저마다의 성격을 가지고 상회를 만들기도 한다. 경제 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고 계속해서 바뀌는 경제 시스템으로 인한 유저들의 대립이나 경쟁은 왠만한 PC MMORPG보다 더 활기차게 느껴진다.
이 게임이 큰 마케팅 없이도 입소문을 탈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대항해시대를 즐겁게 즐겼던 30~40대의 입김이 가장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 백병전이 없고 함대전이 너무 스킬 위주인 것이 개인적으로 상당한 불만이지만 추억을 더듬으면서 즐기는 데에는 충분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게임들을 접해보지 않은 10대들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쉽게 가늠하기 힘들지만 새로운 게임이라는 면에서, 또 나름의 기반이 다져진 전통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게임에 대한 느낌은 30~40대 게이머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운영의 묘를 살려 장기간 롱런하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한줄평: 플로피 디스크, 숫자 패드로 대항해시대를 했던 추억이 있는 아재들이라면 더욱 재미있는 '대항해의길'
총평
많은 기자들이 대항해의길을 통해 명작 대항해시대를 떠올리며 콘텐츠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많은 기자들이 이 게임의 전투 스타일에 대해서는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화권에서 호평 받은 좋은 콘텐츠를 국내 유저들의 성향에 맞게 서비스 중인 라인콩코리아의 운영 능력과 로컬라이징 능력은 이번 작을 통해 톡톡히 선보였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항해시대와 대부분의 콘텐츠가 유사하다는 점이나 호불호가 나뉘는 전투 등 현재 드러난 일부 단점들에 대해서 라인콩코리아의 향후 대응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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