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커뮤니케이션과 서바이벌, 넥스트플로어 '베리드 스타즈' 시연 버전 체험기

등록일 2018년03월14일 15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3월 3일과 4일 양일간 서울 광진구에서 개최된 'PlayStation Arena'에서는 다양한 게임사들이 자사의 신작 게임들을 시연할 수 있는 부스를 마련하였다. 국내 게임사들의 출품작 역시 다수 공개되었는데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던 게임은 단연 넥스트 플로어가 개발 중인 '베리드 스타즈'였다.

'베리드 스타즈'는 과거 모바일 게임 '검은방' 시리즈와 '회색도시' 시리즈로 팬들에게 작품성을 인정받은 '수일배'라고 불리는 진승호 디렉터의 콘솔 진출작이다. 전작들의 인기를 증명하듯 1시간 30분 가량의 결코 짧지 않은 시연 분량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베리드 스타즈'의 시연 부스를 찾았다.

약 1시간 30분 가량의 시연 버전을 체험하고 난 뒤에 든 생각은 이 작품은 꼭 정식 버전으로 플레이해보고 싶다는 것. 매력적인 캐릭터와 더불어 현실감 넘치는 커뮤니케이션과 긴장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아래의 내용은 시연 빌드에서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정식 발매 버전에서는 변경되거나 삭제될 수 있다.

게임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


숨겨진 인재들을 발굴한다는 의미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베리드 스타즈'. TOP5의 중간 성적 발표로 뜨겁게 달아오른 '베리드 스타즈'의 현장은 갑작스런 붕괴 사고에 휘말리게 된다. 대부분의 관객들과 현장 관계자들은 빠져 나갔지만 TOP5의 참가자들과 한 명의 스태프가 공연장 안에 갇힌다.

가까스로 구조 요청에는 성공했지만 무너진 잔해들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어 구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상황. 플레이어는 참가자 중 한명인 한도윤이 되어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고 다양한 문제들을 해쳐 나가며 붕괴 현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베리드 스타즈'는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붕괴 현장에 갇힌 인물들 간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문제나 상황이 등장하고, 플레이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등장 인물들과의 대화를 진행하여 새로운 단서들을 찾아내야 한다. 각 커뮤니케이션 단계에서 요구하는 단서와 정보들을 전부 입수하면 다음 커뮤니케이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등장 인물들 사이의 '관계도' 시스템 역시 흥미로웠다. 5명의 참가자들은 각자의 아픈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붕괴 현장에 갇히게 되면서 등장인물들의 이런 과거의 이야기들이 하나씩 드러나는데, 플레이어가 꺼내는 대화 주제와 대화 중의 선택지에 대해 각 인물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관계도가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관계도가 상승하게 되면, 각 인물들에 대해 새로운 프로필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등장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많아질수록 어떤 정보를 제시했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올 수 있는지, 어떤 선택지를 선택해야 더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는지 등 원활한 게임 진행을 위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

때로는 등장인물들이 꺼려할 만한 정보를 제시하기만 해도 관계도가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각 인물들의 성향과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인물들 사이의 관계와 상황에 집중하게 되어 게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게임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서바이벌'


단순히 인물들 사이의 관계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게임의 전부라면 흔한 텍스트 기반 게임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베리드 스타즈'에서는 한도윤의 멘탈 게이지라는 시스템을 추가하여 게임의 긴장감을 높였다.

멘탈 게이지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한도윤의 정신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수치로, 긍정적인 대화나 생각들을 하게 되면 멘탈이 회복되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대화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 멘탈 수치가 하락하게 된다. 멘탈 게이지가 0이 되면 자동으로 게임 오버가 되기 때문에, '베리드 스타즈'에서 '서바이벌' 요소란 바로 이 멘탈 게이지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간단하게 긍정적인 생각과 선택지만 고르면 되는 것이 아닐까 싶지만, 멘탈 게이지를 양호하게 관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상대에게 긍정적인 상황이 꼭 한도윤에게도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임 내에서 주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SNS에는 대부분 부정적인 내용의 글들이 많기 때문에 멘탈 게이지가 하락하는 것을 감수해야 하며, 인물들과의 대화에서도 상대의 관계도를 상승시키는 대신 자신의 멘탈 게이지를 다소 희생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민감한 질문을 물어볼수록 멘탈 게이지의 하락이 크기 때문에 관계도와 멘탈 게이지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서 오는 긴장감이 좋았다.


특히 시연 부분의 마지막 커뮤니케이션 파트에서는 자신의 멘탈 게이지를 희생하여 상황을 타개할 것인지, 타인과의 호감도를 희생하여 상황을 벗어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런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고민이 재미있었다.

어색한 부분이 없는 구어체, 인칭 대명사는 어색했다


국내에서 개발한 텍스트 기반 게임들을 플레이하다 보면 어색한 번역투의 문장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베리드 스타즈'에서는 크게 어색한 문장들을 볼 수 없었다. 게임 스토리상 SNS가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에서 사용되는 인터넷 용어들도 어색하지 않게 잘 녹여냈으며 인물들의 대화에서도 구어체로 잘 표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게임 내의 시점이 한도윤에게 맞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1인칭으로 묘사되지 않는 부분은 다소 어색하다. 예를 들어 게임이 한도윤의 시점에 맞춰 진행되기 때문에 "이규혁과 장세일이 '나를' 걱정스럽게 지켜본다"라고 표현하는게 적절한 문장이겠지만 "이규혁과 장세일은 '자신을' 걱정스럽게 지켜본다"라고 표현되는 것과 "'나'는 전후사정을 파악하고 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해보이는 문장은 "'한도윤' 자신은 전후사정을 파악하고 있다"라는 식으로 표현된 것.

이처럼 플레이어가 한도윤의 입장이 되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달리 게임 내에서는 한도윤을 마치 별개의 등장인물처럼 묘사하고 있어 어색함이 남았다. 지난 작품들인 '검은방'이나 '회색도시'에서는 문제되지 않았던 부분이기에 더욱 의문이 남는다.(혹시나 1인칭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의도한 부분이라면...)

정식 발매 이후가 기대된다


인물들의 관계와 그들의 성격에 대해 파악하면서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1시간 30분이 넘는 시간이 지나있었다. 시연 버전의 맨 마지막에서는 게임의 전체 분위기가 급변하는 듯한 상황이 연출되어 더욱 정식 발매 버전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짧은 분량을 플레이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요소와 '서바이벌' 요소를 적절하게 섞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게임 플레이 내내 양자택일의 상황에 끊임없이 놓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부분도 인상깊었다.

국내 게임사들이 본격적으로 콘솔 플랫폼 진출을 선언하는 가운데, 콘솔 만의 오리지널 작품을 들고 콘솔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진승호 디렉터의 콘솔 첫 작품의 정식 발매가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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