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8]왓스튜디오 양승명 디렉터가 말하는 '듀랑고'의 변화

등록일 2018년04월25일 09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왓스튜디오의 양승명 듀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야생의 땅: 듀랑고'의 개발 과정 시 어려웠던 점과 해결 과정을 공개하고 어떻게 듀랑고 프로젝트가 완성됐는지 밝혔다.

듀랑고는 이은석 디렉터의 이상(꿈)을 담았던 게임으로 이전의 게임들과는 달리 퍼머넌트한 MMO 월드, 변화하는 환경, 실제와 같은 체험, 특별한 성장 모델 등을 담는 것을 목표로 제작된 게임이었다.

여러 번의 시행 착오와 테스트 끝에 탄생한 현재의 듀랑고와 왓스튜디오가 초창기 꿈꿨던 게임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양승명 디렉터는 그들의 이상과 현실을 비교하며 오목조목 설명했다.

퍼머넌트한 MMO 월드


듀랑고 개발 초기 왓스튜디오는 채널과 인스턴스 개념의 월드가 아닌 모든 월드가 연결된 하나의 MMO 월드 속에서 어디서나 개척과 건설이 가능해 유저가 직접 지도를 만드는 게임을 꿈꿨다.

초창기 듀랑고는 하나의 거대 대륙에서 모두가 함께 플레이 하는 것으로 기획했다. 하지만 이렇게 제작하면 게임 서비스에 따른 인구 밀도 문제가 생겼다. 게임이 잘 되면 한 지역에 인구 밀도가 높아지고 반대로 게임이 성공하지 못하면 빈 땅이 많아지는 문제가 생기는 것.

그래서 나온 대안이 현재의 듀랑고에 적용된 여러 개의 대륙이 생성되는 방식으로 유저의 수에 맞춰 새로운 대륙이 출현하고 섬에 수명을 줘 오래된 섬은 소멸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모든 섬이 사라지게 되면 유저들이 직접 개척한 마을도 사라지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왓 스튜디오는 정착지를 건설할 수 있는 수명이 없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안정섬과 좋은 자원을 획득할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생겼다가 사라지는 불안정섬을 구현했다.

한편 섬의 역할이 다른 만큼 피로도 시스템을 통해 안정섬과 불안정섬에서의 플레이 타임을 조절했다.

앞서 말했 듯 초창기 왓스튜디오는 유저의 활동으로 지도의 모양이 자연스레 바뀌는 것을 꿈꿨던 만큼 초창기에는 유저간의 싸움으로 사유지를 뺏고 뺏기며 새로운 지도의 모양이 만들어지는 것을 바랐다.

하지만 이 콘텐츠는 캐주얼 유저들에게 좋지 않은 반응을 얻었고 실제로 구현도 어려웠다. 이에 왓스튜디오는 유저의 사유지와는 다른 길드 거점을 두고 싸우는 PVP 형태를 지원하는 무법섬 콘텐츠를 선보였으며 항후에도 유저들의 사유지가 안 뺏기는 한에서 유저의 행동으로 지도가 바뀌는 새로운 콘텐츠도 선보일 생각이다.

변화하는 환경


양승명 디렉터에 따르면 왓스튜디오는 개발 당시 타일 단위로 다른 비옥도, 씨앗을 퍼트리는 식물, 식물을 먹는 동물, 그 동물을 먹는 육식 동물이 등장하고 유저의 활동에 따라 자원 분포도와 자원이 멸종하거나 과번식 하는 등 유저가 환경을 변하게 하는 콘셉트로 게임을 구현했다.

하지만 이 기획을 실현하면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먼저 타일 단위로 비옥도를 계산하기 때문에 땅의 크기가 넓어질수록 훨씬 빠른 로직이 필요했고, 다양하고 아름다운 자연물을 배치해야 하므로 아트 요구도 증가했다. 여기에 특정 자원이 게임 진행에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유저가 멸종시켜 게임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도 발생했으며 희귀하고 좋은 자원인데 너무 쉽게 얻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의 난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의 듀랑고는 주요 자원이 등장하는 스팟(크레이터)를 지정하고 그 곳에는 동물이 지키고 있도록 했으며 유저의 플레이에 반응해서 변화하는 환경은 포기했다. 또한 다양한 섬에 각각의 환경을 갖도록 수정했다.

실제와 같은 체험

왓스튜디오의 이은석 대표는 초창기 듀랑고를 기획할 당시 NPC와 퀘스트가 없는 게임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기존의 게임들이 정해진 스토리를 따라 정해진 퀘스트를 해결했던 것에서 벗어나 실제로 조난 당한 현대인이 할만한 체험들을 게임에 담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봉착했을 때 듀랑고 팀은 생존과 협력에 눈을 돌렸다. 생존 본능은 인간의 본성으로 낯선 곳에서 조난 당한 유저가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해 하는 행동에 집중한 것이다. 또한 나한테 필요한 것을 제작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작해줄 때의 성취감이 더 크다는 것에서 착안, 협력과 이타심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연구했다.

가장 먼저 생존 콘셉트에 맞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생존 관련 다큐멘터리와 영상을 취합한 결과 가장 중요한 것은 식량과 식수, 휴식지, 체온 유지 및 질병예방 등으로 초창기 프로토 타입은 이를 바탕으로 한 수 많은 생존 게이지를 제작하고 이 게이지의 부족함을 해결하는 게임으로 구성했다.

이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후 게이지가 많고 이를 모바일 디바이스에 많은 숫자의 아이콘으로 표현하다 보니 캐릭터의 상태를 다 전달하는 것이 어려웠다. 또한 게임을 준비하던 중 'Don't Starve' 등의 생존 게임이 다수 등장하면서 듀랑고가 준비해 온 생존 콘텐츠에 대한 유니크 함이 줄어들게 되자 듀랑고는 생존에 대해 준비한 많은 게이지를 '피로도'로 단일화 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생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발견했는데 생존 다큐에서 유리병을 갈아서 화살촉으로 만들고, 굴러 다니는 통나무를 도마로 쓰는 특이한 방식으로 생존 자원으로 활용한 것을 보고 게임에 대응시킨 것이다.

이를 위해 양승명 디렉터는 게임 초반부터 모든 아이템들의 속성을 분류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자원이더라도 속성이 맞다면 제작 재료로 사용하게 해 다양한 자원의 활용과 채집자와 제작자 사이의 협업을 고도화시켜 진짜 같은 생존 체험을 제공하는데 성공, 현재의 독특한 자유도와 현실성이 공유하는 듀랑고 만의 제작 시스템이 완성된 것이다.

NPC와 퀘스트 부재의 문제점 대두
하지만 NPC와 퀘스트가 없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솔로 플레이에서 나왔다. 다수의 테스트를 통해 협업 플레이의 재미는 검증 됐지만 솔로 플레이 유저들에게는 테스트 때마다 동기 부여 문제가 테스트 마다 약점으로 대두됐다.

문제는 신규 유저 중 많은 수가 솔로 플레이어라는 점인데 같이 협업할 동료가 없으면 장터에서 해결하면 된다는 사실을 잘 모르거나 일부 유저는 장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솔로 유저들이 게임 진행이 막히면 게임을 이탈하는 문제가 반복돼 신규 유저들이 스스로 동기 부여를 찾을 때까지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퀘스트 없이 이를 구현하기 위해 유저들이 필요할 때마다 나타나는 가이드도 생각했지만 이보다는 확실하게 초반에 게임 룰을 익히게 하기 위한 일직선적인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닿고 스토리와 도입한 튜토리얼을 추가했더니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됐다.

문제는 튜토리얼 가이드가 끝나고 유저들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감을 못 잡는 경우도 있어 유저가 정착하기 위한 플레이 루프가 필요해 등장한 것이 불안정섬에서의 퀘스트였다.

듀랑고의 경우 각각의 섬마다 존재하는 자원과 특징이 다르다는 점에서 착안 자원 분포 생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퀘스트를 절차적으로 생성하는데 활용한 듀랑고만의 독특한 퀘스트 시스템을 완성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뛰어난 시나리오 라이터도 팀에 합류해 스토리와 캐릭터들이 유저들의 사랑을 받으며 솔로 플레이어 정착에 성공적으로 장착했다.

양승명 디렉터는 “비록 우리가 생각한 NPC와 퀘스트가 없는 게임에서는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퀘스트와 NPC가 없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개발 노력이 협력을 통한 생존과 개척이라는 듀랑고 만의 유니크한 게임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해 그 기간들이 헛되지는 않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별한 성장 모델
양승명 디렉터는 초창기 이은석 대표가 제안한 3레벨 기발 성장모델(생존, 전투 등 성장의 분야를 3개로 분리한 것)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에서의 성장 방식은 크게 두개로 나뉘는데 유저가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 높은 성장 자유도를 자랑하지만 반대로 높은 학습 곡선을 갖고 있는 '샌드박스 성장 모델'과 단일 레벨만 성장해 낮은 학습 곡선을 갖고 있고 직관적인 동기를 부여하지만 자유도가 제한된 '캐주얼 성장모델'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 3레벨 성장 모델은 그 중간에 있는 것으로 유저가 장래에 되고 싶은 캐릭터를 설정하지만 그것을 이루는데 자유로운 스킬트리를 주면서 낮은 학습 곡선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프로토타입의 성장 모델의 경우 유저의 모든 행동이 레벨로 반영되고 이를 바탕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스킬을 찍을 수 있었다.

물론 이 방식에서도 문제는 나타났다. 가장 먼저 스킬트리가 복잡해지면서 가시성 문제와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서 유저들이 이해를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 때문에 다음 테스트에서는 스킬 단일 레벨을 도입했는데 스킬 단일 레벨 도입하니 유저들이 레벨 업 효율이 높은 전투만 하다 최고레벨 달성 후 생활 스킬을 획득 해 어제까지 사냥만 하던 캐릭터가 오늘은 대장장이가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듀랑고 팀은 캐릭터 주 레벨과 스킬 레벨을 분리해 주 레벨의 한계에 맞춰 스킬 레벨을 제한해 콘텐츠 소모 속도를 줄이고 성장 모델의 이해도를 높임과 동시에 레벨 업에 대한 동기 부여까지 잡는데 성공한다.

여기에 게이머들이 스스로 자신이 어떤 스킬을 중심으로 찍겠다라는 동기 부여가 됨으로써 자연스런 역할 분담과 협업 시스템의 활성화에 성공한다.


전투
사실 전투 콘텐츠는 개발 초기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분야였다. 콘셉트 자체도 그럴싸한 수렵 경험이 콘셉트였고 모바일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인 모바일 네트워크 지연이 있어도 무난한 전투를 목적으로 했다.

하지만 개발팀 대다수 인원들이 '마비노기 영웅전' 같은 액션 게임 개발자 출신인 만큼 전투 시스템에 대한 개발 욕구가 있었고 이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 들여 듀랑고만의 액션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개발 초창기에는 제자리에서 머무르는 전투보다는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네트워크 지연 시에도 합이 잘 맞는 액션을 위한 루트 모션, 도망치는 동물을 추격하는 플레이 등을 게임에 구현하려고 했다.

하지만 글로벌 단일 서버 시스템과 아키텍쳐 분산 시스템 등에 막히고 전투 중 이동이 많아질 수록 여러 노드에 걸쳐 네트워크 동기화를 해야하는데 균일하지 않은 동기화 지연과 서버 이슈 때문에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못해 큰 난관에 봉착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듀랑고 팀은 처음 생각한 콘셉트에서 약간의 노선 수정을 선택했다.

먼저 동물 추격 전투 대신 대치 기반의 전투를 하고, 전투의 시야를 제한해 시야에서 벗어나면 전투가 종료되도록 제작했다. 또한 과부화 문제를 일으킨 함정 플레이를 제거하면서 일반 상황과 전투 시의 조작을 이원화시키는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양승명 디렉터는 “듀랑고의 전투 시스템은 완성형이 아닌 다른 콘텐츠에 비해 더디게 개발된 분야인 만큼 다양한 방향의 개선점에 대해 내부에서 계속 모색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양승명 디렉터는 “처음 듀랑고의 콘셉트가 공개된 후 이 프로젝트의 론칭에 대해서도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있었고 론칭 후에도 이를 신기하게 본 사람들이 많았다”라며 “듀랑고 론칭 성공에는 세 가지 요소가 큰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가능한 많은 외부인 대상 테스트를 진행하라
듀랑고는 매 빌드마다 사내 테스트는 물론 유저가 직접하는 테스트를 진행해 어떤 마일스톤도 내부 테스트로 끝내지 않았다.

이렇게 한 이유는 내부 개발자만 테스트하면 주관적인 평가가 많이 들어가게 되고, 재미보다는 의무감으로 플레이를 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외부인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면 플레이어블한 게임 콘텐츠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흥미가 떨어지면 바로 게임에서 이탈하고 부족한 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어져 많은 불확실한 요소를 잡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양승명 디렉터는 설명했다.

2. 팀 내 생상적인 토론문화

개발자들도 개발자이기 전에 게이머인 만큼 게임에 대한 시각과 해석이 다 다를 수 밖에 없고 이를 조율하는 디렉터도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새로운 의견을 도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다수결 프로세스가 되면 배가 산으로 가는 가능성도 있으므로 결정권은 디렉터에게 맡기고 디렉터가 제시한 길에 맞춰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양승명 디렉터는 강조했다.

3. 이상(꿈)을 재검토하라

양승명 디렉터는 처음 게임을 만들 때 잡은 이상은 현실의 장벽, 자신이 꿈꾸던 것들의 모순, 트렌드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로 바뀔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이 내세운 이상만 앞세우기 보다는 전면적인 재검토를 통해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불가피하게 이상을 포기해야 할 때는 내가 왜 꿈을 포기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명확하게 남기고, 자신이 왜 이런 이상을 내세웠는지에 대한 의도를 파악한 대안을 제시해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4. 장르 문법엔 이유가 있다
양승명 디렉터는 “처음 듀랑고가 NPC와 퀘스트 없는 게임을 만들려고 했지만 결국 퀘스트를 도입한 것처럼 대세적인 게임 콘텐츠에는 이유가 있다”라며, “하지만 이에 의존하기 보다는 듀랑고가 이들을 배제하려고 노력한 과정에서 최적의 방식을 찾은 것처럼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자신에게 맞게 변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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