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비주류로 취급되던 2차원 게임이 점차 주류 장르로 인정 받기 시작하면서 일본의 음양술을 소재로 한 '음양사', 총기류를 의인화 한 '소녀전선', 함선을 모티브로 캐릭터를 제작한 '벽람항로' 등 미소녀 게임의 소재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2차원 게임의 특징이라면 뛰어난 일러스트와 그에 맞는 초호화 성우들의 목소리 녹음일텐데 사실 기존 2차원 게임의 소재는 다소 마니악한 경우가 많았다. 음양사에는 음양술이라는 개념과 일본의 토속 귀신 및 신 등이 등장했으며 소녀전선과 벽람항로의 소재들도 밀리터리 콘텐츠에 관심이 없는 유저가 이해하기에는 다소 개념이 어렵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어떻게 보면 가장 대중적이면서 어찌 보면 난해한 소재를 가진 2차원 게임이 등장했다. 바로 음식을 의인화 한 '요리차원'이다.
요리차원은 도넛, 나폴리피자, 마카롱, 월병, 김치 등 세계 각국의 요리를 미소녀화 한 수집형 RPG로, 모티브가 되는 요리의 특성에 따라 주식, 메인, 반찬, 전채, 후식, 탕류로 구분된 식령들을 전략적으로 조합하여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흔한 요리라는 소재에 미소녀 콘텐츠를 결합한 독특한 게임 요리차원은 어떤 매력을 보여주고 있을까.
가장 대중적이면서 독특한 소재인 '요리'
요리차원은 지금까지의 2차원 게임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소재로 제작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했 듯 기존에 출시된 게임들은 음양술, 총기류, 함선 등 해당 콘텐츠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콘텐츠를 완벽하게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리차원의 경우 캐릭터(식령)들이 김치, 핫케이크, 떡볶이, 오뎅 등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소재이고 분류도 전채, 메인, 반찬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듣는 단어들로 되어 있어 콘텐츠가 이해되지 않는데서 오는 거부감은 적었다.
하지만 요리차원은 음식 모에화(흔히 일본의 서브 컬처 문화에 정통한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사물이나 동식물들을 미소녀로 의인화한 것을 말하는 단어)가 주요 콘셉트인 만큼 모에화 혹은 요리를 미소녀로 표현했다는 점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유저들에게는 다소 심리적 장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리차원 속 캐릭터는 음식의 특징, 음식이 만들어진 국가의 특성을 반영해 제작되었다. 예를 들어 국내 서비스 기본 캐릭터인 김치가 한복을 입고 있고 고추 양념된 배추 비녀로 머리를 장식했다든가, 일본 음식인 오뎅이 일본 전통 의상을 개량한 의복을 입고 있고 오뎅 꼬치를 들고 있는 것.
또한 요리차원 속 캐릭터들은 선물을 통해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데 호감도가 높아지면 의인화된 캐릭터가 아닌 원래 요리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호감도 시스템은 2차원 게임에서 흔한 콘텐츠이지만 다소 이 게임의 호감도 시스템은 다소 하드코어하다. 이렇게 호감도를 높인 캐릭터 음식의 경우 푸드트럭의 메뉴로 등록할 수 있으며 이 푸드트럭 영업을 통해 모은 재화를 통해 식령들의 숙소인 도시락과 푸드트럭을 꾸밀 수 있다.
푸드트럭은 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라는 점에서 내가 호감도를 높인 음식을 판다는 콘셉트는 솔직히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퍼즐 같은 스테이지
이 게임의 성장 시스템은 흔했지만 이 게임의 스테이지 시스템은 독특했다. 요리차원의 스테이지는 지역과 지역을 이동할 수 있는 포털, 날씨(요리차원에서는 스테이지 날씨에 따라 등장 몬스터, 몬스터의 강함 등이 차이난다) 혹은 버프, 적을 등장 시킬 수 있는 선택 지역, 자원 등을 획득할 수 있는 보급 지역 등이 존재한다.
유저가 어떤 루트로 스테이지를 돌파하는지에 따라 사냥하는 몬스터 수 클리어 타임이 달라져 유저는 플레이를 통해 최적의 루트를 찾게 된다.
요리차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훈장 시스템을 통해 스테이지 정화 목적을 제공한다. 훈장 획득 방법은 몇 일(턴) 내로 돌격병 몇 마리 정화, 삼켜버린 자 불러내기 등인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높은 스테이지 이해도를 요구하는 만큼 여러 번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야 한다.
이 난이도는 일본 하드 난이도부터 급상승해 매 번 머리가 빠질 것처럼 어렵게 느껴지지만 벽람항로 같이 쉬운 도전과제도 좋지만 이런 도전 과제도 만족스러웠다.
플레로게임즈의 운영의 묘수가 필요하다
플레로게임즈는 요리차원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시작 캐릭터를 김치로 설정하고 한국형 캐릭터인 '붕어빵', 사전 예약 캐릭터 '돌솥비빔밥' 등 다양한 한국형 캐릭터를 선보이며 국내 유저들을 위한 깜짝 선물을 여럿 선보였다.
물론 이 한국형 캐릭터들의 성우가 일본인이라는 점은 아쉬웠으나 모든 음성이 일본어여서 위화감이 적기는 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게임들이 초반에 강력한 푸쉬 알람 이벤트 등을 통해 게임을 계속 상기시키고 접속하게 해 게임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과 달리 요리차원은 이런 이벤트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백미로 스킬 레벨 업도 가능했으나 한국에서는 삭제돼 유저들의 뽑기 의존도를 높였다는 점 등은 게임에 대한 좋은 관심과 인지도를 높이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했다는 생각이다.
또한 거래소에서 요구하는 과도한 일반 던전 반복 플레이에 대한 유저 반감을 낮추기 위해 이를 감소시키는 업데이트를 시도했다지만 이 때문에 발생된 거래소 이벤트가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점은 플레로게임즈의 준비부족을 드러낸 것이라 향후 운영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을 계속 즐기고 있지만 이 게임을 아직까지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요리라는 주제 때문에 쉽게 이해될 것 같으면서도 그 요리를 모에화 했다는 점, 거기서 끝나지 않고 그 요리를 푸드트럭을 통해 판매까지 한다는 콘셉트는 사실 받아들이기 매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즐을 푸는 듯한 스테이지 방식, 조합 및 세팅을 활용한 전략적인 전투는 꽤나 재미 있었고 단시간에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요리차원은 장점이 많은 게임이며,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 처럼 게임의 롱런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플레로게임즈의 운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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