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아이템 파밍, 성장 콘텐츠가 중심인 RPG 위주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위험한 공룡 세상 속 다른 사람과의 협동을 통해 생존하는 독특한 게임으로 화제를 모았던 '야생의 땅: 듀랑고'와 리얼 버라이어티가 시장을 잠식한 예능 시장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콘텐츠를 예능으로 승화시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제작진이 만나 완전히 새로운 예능을 탄생 시켰다. 바로 MBC의 새 예능프로그램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다.
공중파 텔레비전에 오랜만에 등장한 게임 관련 예능이라는 점에서 제작 발표회 때 부터 관심을 모았던 '두니아'가 지난 3일 첫 방송됐다. 제작 발표회에서 이전과는 다른 신선한 콘셉트의 예능을 보여줄 것이라 장담했던 두니아는 과연 첫 방송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
리얼 버라이어티와는 다른 무근본 상황극의 연속
무한도전 이후로 국내 예능은 그 날의 주요 콘셉트와 미니 게임만 정하고 나머지는 이를 해결하는 멤버들의 리얼한 상황을 담아내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주류였다. 이 때문에 상황극은 하나의 개그 요소 중 하나로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두니아는 현재의 많은 예능과는 달리 방송의 주요 콘셉트 외에도 방송의 주요 흐름(선택지 및 선택지 선택 후의 흐름까지)이 정해져 있다. 예를 들면 출연자들은 이미 낯선 자연 환경에서의 생존을 그린다는 것을 알고 있고 직접 그 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평상 시처럼 생활하다 알수 없는 힘에 의해 두니아 세상에 끌려 간 것처럼 행동한 다는 것이다. 또한, 방송 중간 유노윤호의 자전거 '호봉이'가 갑자기 워프한다는 내용 등은 이미 사전에 정해진 흐름이며 출연자들은 여기에 맞춰 연기를 하는 것이다.
각 상황 속 대사는 각 연기자들의 애드리브라는 점은 일반적인 리얼 버라이어티와 비슷했지만 90년대 풍 대본으로 움직이는 예능을 보는 것은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했다. 반면, 대부분의 대사가 애드리브로 진행된다는 점은 예능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들에게는 가장 큰 난관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연기가 주업인 정혜성과 예능 경험이 많은 출연자들은 말도 안되는 상황극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나름의 재미를 찾아냈지만 이런 상황극 위주의 예능이 낯선 'JBJ'의 권현빈 같은 신인의 경우 제대로 말도 못해 “잠시 후 채널이 넘어갑니다. 5, 4, 3, 2, 1” 이런 식으로 출연진이 아닌 자막이 웃기는 경우도 존재했다.
또한 전작 마리텔에서 보여줬던 촌철살인의 자막은 두니아에서도 빛을 발했는데 일부러 촌스러운 티를 내려고 고른 굴림체 폰트에 담긴 자막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현재 예능의 자막과는 달리 다큐멘터리의 나레이터 같은 존댓말로 상황을 시니컬하게 분석해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게임과 예능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사실 듀랑고를 해 본 유저들이라면 눈과 귀로 이 예능에서 듀랑고와의 연관점을 여럿 찾았을 것이다. 실제로 두니아는 예능의 일부 배경음악은 물론 행동의 성공 유무에 따른 효과음, “숙련도가 부족합니다” 등의 멘트, 두니아 내내 보였던 다양한 아이콘 등을 듀랑고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듀랑고 속 생존과 그들의 생존은 큰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 한 통에 일희일비하고 최대한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그들의 움직임은 듀랑고 속에서의 우리의 모습이 일부 투영되었다.
두니아는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를 더해 시청자로 하여금 예능을 보면서 선택형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지난 3일 방영된 첫 회에서는 유노윤호로 하여금 샘 오취리의 의견과 정혜성의 의견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선택지가 주어졌으며 시청자들은 ARS를 통해 두 의견 중 하나의 의견을 선택하고 이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게 된다.
이 선택이 순간의 상황만 달라지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비주얼 노벨 등의 선택형 게임처럼 최종 결과물까지 영향을 주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에 따라 인물들의 관계도와 현재의 결과물에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니아는 듀랑고와의 또 다른 접점 공룡의 등장을 예고했다.
CG로 만들어진 공룡은 솔직히 말해 영화보다는 퀄리티가 떨어졌다. 하지만 이 공룡들이 향후 두니아에 워프된 출연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또한 공룡이 CG인 만큼 보이지도 않는 공룡에 대한 출연자들의 상황극이 얼마나 리얼하게 벌어질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듀랑고의 길드원들이 기자에게 “두니아 봤는데 이거 드라마에요?”라고 묻는 사람도 많을 정도로 두니아는 여러 부분에서 기존 예능의 틀을 깨는 방식이 많았다. 이 점은 리얼함을 강조하는 최근의 예능과는 달라 과연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
과거에도 있던 이런 새로운 시도의 에능들이 신선하게 느껴지며 사랑을 받기도 했으나 일부 작들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괴작으로 끝난 경우도 있던 만큼 새로운 시도와 시청자들의 익숙해 할 만한 기존 예능과의 중간지점을 잘 찾아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까지 1화가 공개된 두니아는 정해진 예능의 흐름대로 나름 원활히 흘러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대본이 정해진 게임과 드라마 및 영화 등에서도 언제나 의외의 변수는 발생하는 만큼 향후 두니아에서는 어떤 깜짝 놀랄만한 변수가 등장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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