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콘솔 게임 개발사에 쏠린 투자자들의 시선, 과도한 기대 경계해야

등록일 2023년01월19일 09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오랫동안 국내 게임업계에서 찬밥 신세였던 콘솔 플랫폼이 각광받으며, 생소한 콘솔 플랫폼에 대한 몰이해가 낳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자주 들려오게 됐다.

 

콘솔, PC 플랫폼으로 신작을 낸다고 하면 큰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거나 처음 도전하는 게임으로 콘솔의 역사에 남은 게임들과 비슷한 수준의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식의 과도한 기대, 혹은 바람이 담긴 예상이 쏟아진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대한 과도한 기대, 혹은 과도한 실망
2022년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쏠렸던 이해하기 힘든 증권가의 과도한 기대가 무너진 뒤 주가도 함께 폭락한 기억이 생생한데, 아무 교훈도 얻지 못한 듯 이번에는 네오위즈의 콘솔, PC 플랫폼 액션게임 대작 'P의 거짓', 엔씨소프트의 'TL' 등에 대한 과장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게임사들의 착각과 투자자들의 오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022년 12월 출시된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증권가에서 장르 최고 인기작들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올리며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기자를 비롯해 사전에 게임을 플레이해 본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르의 한계, 완성도, 신규 IP라는 점 등을 고려해 초기 100만장, 누적 200만장 정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았다. 그에 비해 증권가에서는 최소 500만장 이상의 판매고가 이야기되었고 장르에서, 그리고 콘솔의 역사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타이틀들이 거론됐다.

 

목표 주가도 그런 과도한 기대 하에 제시됐다. 출시 전 한국투자증권이 목표 주가를 27만원, 한화증권이 28만원, 미래에셋증권이 29만원을 목표 주가로 제시했으며, 하나증권은 500만장 이상 판매를 가정하며 35만원으로 목표 주가를 설정해 눈길을 끌었다. 다올증권 등 목표 주가를 45만원 이상으로 제시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크래프톤 주가는 '칼리스토 프로토콜' 발매 하루 전인 12월 1일 23만 7500원까지 상승했으며, 출시 전 증권가의 기대치는 최소 500만장 이상, 600~800만장이나 그 이상까지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개발비로 1200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출시 후 기대만큼의 반향을 얻지 못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크래프톤 주가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며 곤두박질쳐 16만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1월 16일 기준 18만원 정도까지 회복한 상태이다.

 



 

크래프톤의 이런 사례는 게임에 대해, 특히 그 동안 국내 게임업계에서 본 적이 없는 'AAA 대작 콘솔 타이틀로 세계 시장에서 승부한다'는 것에 대한 경험과 감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개발비를 고려하면 크래프톤 입장에서 아쉬움이 있겠지만 여유가 없는 회사도 아니고 첫 타이틀로서 이정도면 크게 실망그러운 결과는 아니었다고 본다. 예상되었던 결과이기도 하다. 

 

누적 200만장 정도가 판매된다면 콘솔로 도전하는 AAA 타이틀 첫 시도로 나쁘지 않은 결과이고,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할만한 서바이벌 액션 장르 게임이었다. 초기 퀄리티 문제로 과도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패치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하기도 했다.

 

시장을 지배할, '데드 스페이스'로 촉발된 장르를 제패하는 타이틀이 될 것이라는 과도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이다.

 

'P의 거짓', '엘든 링' 수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
최근 증권가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타이틀은 네오위즈의 기대작 'P의 거짓'이다. 네오위즈에서는 처음부터 과한 기대를 하지 않았고, 다양한 수상 경력과 글로벌에서의 호평이 이어진 지금은 조금 높게 기대치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기자가 만난 네오위즈 관계자들은 장르의 역사에 남은 유명 작품들 '다크 소울'이나 '블러드본' 만큼 판매되면 좋겠지만 그보다 안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성적' 판단을 하고 있었다.

 



 

증권가에서도 250만장 정도로 판매량을 예상하며 자제하고 있지만 리포트마다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거나 장르의 '다크 소울' 시리즈가 2700만장, '엘든 링'이 1660만장 이상이 팔렸다는 점, 게임스컴에서 'P의 거짓'이 받은 상을 받은 게임들이 천만장 이상 판매되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기대감 증폭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오픈월드 스타일로 변신해 큰 성공을 거둔 '엘든 링'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기자는 최근 "P의 거짓이 엘든 링보다 잘 될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몇 번 받았는데 오픈월드 게임으로 장르적 특성도 크게 다르고 오랜 경험을 가진 개발사가 만든 '엘든 링'과 첫 도전에 나서는 네오위즈의 신작을 비교하고 '엘든 링'만큼 팔릴 것이라는 전망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에 충격을 받았다.

 

'P의 거짓'은 이미 Xbox 게임 패스 데이원에 들어가는 것이 확정되었는데 기대를 받는 AAA 타이틀이 게임 패스 데이원으로 들어갈 경우 판매량 감소치가 어느 정도 될 지에 대한 전망도 너무 낙관적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P의 거짓'이 테스트 플레이에서 이미 단점이 많이 보였던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비해 테스트 플레이에서 뛰어난 퍼포먼스와 완성도를 보여줬지만, 지금도 퀘스트 기획자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등 전체적인 완성도나 볼륨이 제대로 갖춰졌는지에 대해 우려를 산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퀘스트 기획자'라고 채용 공고에 표현되어 있지만 레벨 디자이너를 뽑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리포트들이 아직은 톤을 자제하며 네오위즈의 목표 주가를 5만원 정도로 제시하고 있지만, 출시가 다가오면 더 분위기를 띄우고 과도한 기대를 투영할 것이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엔씨소프트의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이하 TL) 역시 크래프톤이나 네오위즈와의 케이스와는 조금 다르지만 콘솔 플랫폼으로도 나온다는 이유로 기존 엔씨소프트 타이틀들에 비해 큰 폭의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리는 타이틀이다.

 



 

중국 굴지의 게임사 미호요가 '원신' 콘솔 버전으로 모바일, PC 매출의 xx%를 추가로 벌어들인다더라, 엔씨소프트도 TL로 그런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는 식의 논지인데, 비교를 한다면 이미 콘솔 플랫폼에 한국형 MMORPG로 도전한 사례가 많으니 그 쪽을 참고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블레스', '테라', '검은 사막' 등 다양한 국산 온라인게임들이 이미 콘솔 플랫폼에서 서비스되었거나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콘솔로 출시되는 국산 게임들에 과도한 기대가 투영되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 콘솔 플랫폼이 국내에서 큰 관심을 못 받으며 제대로 분석이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현상일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레드오션화되며 새로운 플랫폼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과한 기대를 걸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처럼 지나치게 큰 실망으로 이어지는 것보다는 현실에 기반한 기대와 결과가 다음으로 이어지게 되지 않을까 한다.

 

콘솔 플랫폼은 예전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한번 해보는 수준의 플랫폼이 아니라 앞으로 중요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제대로 된 분석과 준비로 도전해 좋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 첫술에 배부르길 바라기보다 꾸준히 이어질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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