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엔씨소프트 주식을 추가매입해 지분 15%를 넘겼다. 당초 엔씨소프트 주식 14.68%를 보유하고 있던 넥슨은 지난 8일 엔씨소프트 지분 0.4%를 추가 취득해 15.08%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주식 추가 매입과 관련해 넥슨측은 표면적으로는 "엔씨소프트 주식이 저평가되었다는 판단에 따른 투자 목적의 매입"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측은 넥슨이 아무런 사전협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하는 기준선인 지분 15%를 넘겼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넥슨 측은 엔씨와의 협의 없이 지난 8일 지분을 매입 한 후, 공시직전인 13일에 엔씨 측에 해당 내용을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엔씨 측은 해당 내용에 관해 공시 전에 전혀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넥슨측 주장을 반박했다.

 

통상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는 기업결합의 조건을 지분 20% 이상을 소유하게 되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지만, 상장 법인의 경우에는 지분 15%를 기업결합 요건으로 본다.

 

넥슨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고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 두 회사의 기업결합이 독과점을 유발해 경쟁을 제한하거나 또는 기타 불공정한 방법에 의한 기업결합인 경우 주식 처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해당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조치도 내릴 수 있다.

 

투자 목적 지분취득의 경우 지분 15%가 넘으면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한다는 점 때문에 15%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지분을 억제하는 것이 보통이다. 넥슨 역시 이전까지는 14.68%의 지분으로 대주주의 지위에 머물러 엔씨의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았다.

 

그런 탓에 증권가 일각에서는 넥슨이 이번 엔씨소프트 주식의 추가 매입으로 지분 15%를 넘기고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것은 엔씨 경영에 관여하기 위함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엔씨가 넥슨의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공시 내용이 지켜지는지 예의 주시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도 시장의 이런 관측에 바탕한 것이다.

 

현재 엔씨의 지분비율을 살펴보면 15.08%를 보유한 넥슨에 이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9.98%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자사주는 8.93%로 엔씨측 지분을 합치면 총 18.91%가 되어 넥슨이 보유한 지분보다 높다. 하지만 차이가 4%도 안 되어 7.89%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판단에 따라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엔씨소프트측은 일단 경영권 방어를 위한 별도의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월에는 종업원 상여금, 임원 인센티브 지급 자금 확보 명목으로 자사주 1만2000주 가량을 처분했다고 공시해 경영권 방어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엔씨측은 이 주식이 엔씨 임원들에게 지급된 것으로 경영권 방어에 소홀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엔씨소프트와 넥슨측은 모두 이번 지분 매입과 관련해 일단 대외적으로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15일 엔씨소프트가 "공시 내용이 지켜지는지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힌 것 처럼 이후 사태의 변화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