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경쟁력 잃어가는 한국 게임산업, 대한민국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전략은

등록일 2016년12월08일 14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10분의 1로 줄었다"
"아니다 절반 정도 줄었다"

계속 늘어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달리 매해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부산 지스타 비스니스 참관객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다. 지스타를 주최하고 있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는 '지스타 2016' 비즈니스관에 유료 바이어 1,902명이 입장해 2015년 1,781명에 비해 6.8%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표와는 달리 실제로 체감한 관람객 및 바이어의 숫자는 그렇지 못했다.

굳이 김영란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낮에는 B2B관 그리고 밤에는 해운대 거리를 꽉 채웠던 각국의 게임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이제 더 이상 지스타를 찾지 않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사실 지스타 B2B의 위기는 지스타 B2B의 최대 호황이었던 3년 전부터 어느정도 예견되어 있었다. 지스타가 아시아권 게임비즈니스의 메카로 화려하게 발돋움하며 중국 참가사들로만 B2B 부스의 절반을 채웠던 그 때, 지스타는 아시아권의 게임 비즈니스 매칭을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 하지만 현재 아시아권의 게임 비즈니스를 위한 최적의 장소는 바로 상하이 차이나조이다. 지스타가 가졌던 위상을 중국의 차이나조이가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물론, 세계를 호령하던 한국 게임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급속도로 상실되고 있는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국내 대형 퍼블리셔들도 중국 대작 게임을 퍼블리싱하기 급급하고, 라이선스 계약이 줄줄이 해지되며 서비스조차 하지 못했던 수많은 국산 온라인 게임 말기의 트라우마가 지금 모바일 게임 업계에도 그대로 다시 재현되고 있다.

중소 개발사가 안정적으로 게임을 개발 할 수 있는 체력을 뒷받침 해줄 시스템이 없는 현실 속에서 한국 개발사의 퀄리티를 논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라면 먹는 헝그리 정신만으로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어 내기에는 우리 게임인도 이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고 이제 돌봐야 할 가족들도 있다. 그렇다면 부익부 빈익빈의 극단적인 양극화에서 한국 게임이 가야할 방향성은 무엇이며 중소 개발사가 포지셔닝 해야 할 위치는 과연 어디일까? 그리고 해결책은 무엇인가.

첫째, 냉정하게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퍼블리싱 계약은 이제 중소 개발사가 더 이상 무조건 진행해야만 하는 선택지가 아니다. 시도자체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점점 희박해지는 옵션, 그리고 더욱 박해지는 조건, 언제 체결될지 모르는 국내, 해외 퍼블리싱 계약에 기대기보다는 어렵더라도 자체적인 유저풀과 단계별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실제적이고도 자기 주도적인 스스로의 런칭 플랜을 세워야만 한다.

둘째, 한국 시장은 여전히 가치가 높은 시장이다.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전세계적으로 한국만큼 게임 인구가 많은 곳은 여전히 드물다. 북미를 기반으로 한 웨스턴과 글로벌은 여전히 우리가 공략하기 매우 어려운 문화권이고, 일본, 대만, 태국, 중국 iOS를 제외하면 아시아권의 인구 수는 많지만 실제적으로 대다수 캐쥬얼 유저 매출이 0에 수렴할 정도로 여전히 편협한 시장이다.

하지만 한국 및 글로벌 매출 차트를 분석해보면 트렌디하면서도 코어한 게임(인디를 포함한)들이 꽤 많이 매출 랭크에 포진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 북미, 러시아, 일본, 대만, 중국 iOS, 태국, 터키 등의 극소수의 ‘고래 유저’(단일 게임에서 500만원 이상 결제하는 고과금 유저)를 통해 매출을 확인한 개발사도 여럿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경우 여러 협업할 수 있는 마케팅 및 프로모션 툴과 플랫폼의 적극적인 서포트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비단 최근에 크게 성공한 잇츠 게임의 ‘아덴’을 제외하고라도 자신만의 유저 풀을 구축 한 뒤, 국내 및 해외에서 롱테일로 장수하고 있는 게임들의 수는 생각보다 많다.

셋째, 대중적인 메이져 캐주얼 장르에서의 웰메이드를 넘어선 탑 퀄리티 게임의 글로벌 런칭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더원게임즈의 ‘건쉽배틀’, 비트망고의 ‘롤더볼’, 퍼플오션의 ‘피싱훅’ 등은 이미 중소개발사에서 도달하기 어려운 글로벌 몇 천만 다운로드의 허들을 돌파 후 여전히 기록적인 신화를 써 나가고 있다. 이 개발사들의 전략은 다름아닌 대중적이면서 유저 풀이 많은 장르를 선택하되 메이져 게임들과의 경쟁에서는 살짝 비켜간, 무엇보다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는 내공이 풍부한 게임 장르를 택해 ‘글로벌 원 탑 게임’으로 정면 승부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물론 퍼블리셔의 도움으로 그리고 다수의 구글 피쳐드로 여러 번 유저가 유입되는 부스팅이 함께 이뤄졌겠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게임성과 진성 유저의 평가로 귀결되는 것이 원칙이다.

마지막으로 작은 중소회사들은 이번 게임을 런칭 시키기만 하면 성공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현재 글로벌과 한국에서 자리잡은 업체들은 모두 척박한 시장에서 각자의 험난한 인고의 과정을 거쳐 현재의 지위를 어렵게 획득한 것이다. 단 한번의 런칭을 목표로 삼기보다 현재 자신, 그리고 우리의 회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는 부분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 장르에서 한국 그리고 글로벌에서 일가를 이룰 수 있는 단계적이면서도 집요한 게임 런칭 및 업데이트 전략 그리고 무엇보다 중, 장기적인 생존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야만 한다.

이제 게임 개발과 런칭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으로 봐야 한다. 그 과정은 분명 죽도록 고통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조금 더 여유롭게 일정 구간의 레이스를 즐길 수도 있다. 순간적인 스피드보다 장기적인 체력의 밸런스가 마라톤에서는 보다 더 중요하다. 지금 멀리 보이고 있는 원대한 목표 지점으로의 피날레를 위해 현재의 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진정한 마라토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글 / 루노게임즈 정무식 부사장


* 본문의 내용은 게임포커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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