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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그리핀 사태', e스포츠 선수 권익보호 계기로 삼아야

등록일 2019년11월05일 09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글로벌 대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10번째 생일을 앞두고 대형 사건이 터졌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프로 e스포츠팀 '그리핀' 소속 '카나비(서진혁)' 선수가 조규남 대표의 협박으로 인해 중국의 프로팀 JD Gaming과 부당 계약을 체결했다고 폭로한 것. '그리핀'의 소유주 스틸에잇과 전 감독이었던 '김대호(cvMax)'씨의 진실 공방에 이어 라이엇 게임즈는 물론 국회의원까지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나서면서 일명 '그리핀 사태'의 결말에 모든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표현이 조금 미묘하지만 기자는 '그리핀 사태'라 부르는 이번 이슈가 잘 터졌다고 생각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글로벌 서비스와 함께 태동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생태계는 이제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를 능가할 정도로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톱 프로게이머의 연봉이 30억 원을 넘나드는 것은 물론 SKT 등 대기업들이 e스포츠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그리핀 사태'로 인해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리그의 미약한 부분들이 여과없이 드러난 것.

 

가장 큰 문제는 선수의 권리를 보장할 단체가 없다는 점과 빈틈이 많은 대회 운영 규정이다. 당장 '그리핀 사태'에서 논란이 되었던 부분도 미성년자인 선수가 이적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구단 측이 선수를 압박하고 의사 결정을 강요했다는 부분이다. 특히 폭로 과정에서 드러난 선수 임대 규정의 모호함이나 중국과 국내의 다른 리그 규정들도 문제로 떠올랐다.

 

아직 조규남 대표가 '카나비' 선수를 협박했다는 증언의 진위여부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법적인 경험이 부족하거나 의사결정이 미숙한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JD Gaming 측과 이적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만일 '김대호' 전 감독이 문제점을 짚어주지 않았다면 자칫 '카나비' 선수는 선수 생활의 황금기를 원치 않는 계약으로 보냈을 지도 모른다.

 

다양한 장치와 단체들을 통해 선수들의 권익 보호가 비교적 잘 되고 있는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과 달리, e스포츠업계에서는 선수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다. 특히, 프로선수의 수명이 짧고 게임 종목에 따라 선수들의 처우도 확연히 다르다. e스포츠 업계에서도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선수협회와 같은 단체가 나온다면 좋겠지만 다른 프로 스포츠와 확연히 다른 환경 탓에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

 

이에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주인인 라이엇 게임즈가 나설 필요가 있다. 이번 '카나비' 선수가 JD Gaming과 이적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라이엇 게임즈 측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결국 JD Gaming 측이 운영 규정을 위반하고 5년 계약을 체결하려던 것을 사전에 적발하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다. 라이엇 게임즈가 나서 선수들의 계약을 검토하거나 계약서를 보관하고 선수들이 필요로 할 경우에는 법적 자문과 대변까지도 제공한다면 '카나비' 선수 같은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을 우선시한다". 라이엇 게임즈가 항상 강조하는 이 표어는 지난 10년 동안 '리그 오브 레전드'가 글로벌 대표 게임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e스포츠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통해 글로벌 대회에서 실력을 겨루는 프로게이머 역시 '게이머'일 터.

 

대회가 점차 성장하고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면서 게임의 즐거움 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목적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의 e스포츠에 접근하는 이들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다른 정식 스포츠 못지 않게 선수가 중심인 e스포츠에서 어린 청소년 선수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계속된다면, 향후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지속 가능성 역시 보장할 수 없다.

 

'카나비' 선수를 중심으로 한 '그리핀 사태'의 결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눈여겨봐야 할 것은 라이엇 게임즈의 향후 대응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LCK 규정의 미숙함을 인정하고 보다 강화된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여전히 선수들의 권리 보호에 대해서는 자세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 글로벌 대표 게임으로 발돋움한 '리그 오브 레전드'의 e스포츠 리그가 어린 청소년 프로게이머들을 잡아먹는 '개미지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게임의 주인인 라이엇 게임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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