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구글' 도전 실패, 백기 든 에픽게임즈... 이용자 많은 '플랫폼 파워' 거스를 수 없었다

등록일 2020년04월24일 19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에픽게임즈가 수수료를 문제로 '탈구글'을 선언한 지 1년 8개월 만에 백기를 들었다. 지난 21일 '포트나이트'의 안드로이드 버전을 구글 플레이에 입점하면서다.

 

구글 플레이의 입점에 앞서 에픽게임즈는 구글, 밸브 등 플랫폼 홀더들의 수수료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플랫폼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30%대로 챙적되어 있는데, 개발자들이 과도한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대표적인 게임 ESD 플랫폼 '스팀'에 대응하는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론칭하는 한편, 자사의 대표 타이틀 '포트나이트'의 구글 플레이 입점도 거부했다. 북미와 유럽 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 인기가 높았던 '포트나이트'의 힘을 믿고 과감히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만 '포트나이트'의 APK 파일을 배포한 것이다.

 

당시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는 외신을 통해 "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유저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싶다"며 "30%라는 수수료는 게임 개발자들에게 과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탈구글' 도전은 '도전'에 그쳐... '포트나이트' 구글 플레이에 입점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도전은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도전'에 그치고 말았다. 에픽게임즈는 22일 "구글 플레이에 입점하지 않으면 불리한 점이 많아 '포트나이트'를 구글 플레이에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며 "(구글 플레이 외에) 외부에서 게임을 직접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에픽게임즈 측이 언급한 '불리한 점'이란 보안 관련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앱 마켓이 아닌 외부 사이트에서 APK를 내려받아 설치할 경우 해킹이나 변조 APK 파일 등 각종 보안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구글은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의 다운로드를 허용한다는 내용의 팝업을 띄우거나, 구글 플레이에서 앱을 다운로드 하기 전에 앱이 안전한지 검사하는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 등으로 보안 환경을 구축해놓았다.

 

뿐만 아니라 유저들의 접근성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있었을 수 있다. 구글 피쳐드, 무료 인기 순위 등 게임의 이름을 알리고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구글 플레이 내에는 존재하는데, APK를 별도로 배포하는 방식은 이와 달리 유저 유입에 있어서는 좋은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에픽게임즈가 구글 플레이에 '포트나이트'를 입점하면서 '탈구글'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개발자들을 위한다며 '탈구글'을 선언했지만, 결국 이용자가 많은 플랫폼이 갖는 힘이 절대적이라는 사실만 입증됐을 뿐이다.

 



 

게임사와 유저 모두 '플랫폼' 이용 안할 이유 없어
게임사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여러 개 동시에 서비스할 경우 이를 배포할 환경을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과 인력, 리스크가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마케팅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플랫폼이라는 쉬운 방법이 이미 존재하는 만큼 어렵게 돌아갈 필요가 없고, 제3자 마켓이나 외부 홈페이지 등에서의 배포는 불안 요소가 많다.

 

일각에서 나온 '포트나이트'의 '탈구글'에 이어 수수료에 부담을 느낀 게임사들이 구글 플레이를 떠날 것이라는 전망도 자연스레 빗나갔다. 구글 플레이에 입점하여 안정적인 플랫폼 환경 내에서 마케팅 및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점과 수수료 30%를 구글에 지불하지 않고 온전히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두고 저울질 한다면, 아직까지는 전자가 더 낫다는 결론이다.

 

유저 입장에서도 구글 플레이와 같은 마켓이 갖는 강점 때문에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각종 앱과 구매한 콘텐츠들의 관리 및 접근이 용이하고, 평점 및 리뷰 등의 커뮤니티도 이용할 수 있다. 외부에서 APK를 별도로 받지 않고 공식 루트를 통해서만 앱을 다운로드 한다면 각종 보안 문제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는 이러한 보안 문제에 대해 "개방형 플랫폼은 사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하고 설치할 수 있는 자유, 개발자가 원하는대로 공개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곳"이라며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설치하려는 개인이 주의를 기울여 신뢰하는 제공자의 소프트웨어만 설치해야 한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지나치게 방임주의 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APK 배포 그리고 이에 대한 접근 루트를 마련해 놓은 것은 마땅히 옳지만, 플랫폼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APK 해킹 및 위변조, 유저들을 노린 피싱 등을 완전히 막아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공식 홈페이지가 해킹에 노출될 가능성, 결제 모듈의 보안 문제 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에픽게임즈는 수수료를 문제삼고 '탈구글'을 선언했지만, 오히려 구글이 구성한 플랫폼 환경이 필요로 해진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특히나 에픽게임즈는 구글 플레이와는 달리 대안이 없는 앱스토어에서는 2018년부터 '포트나이트'의 iOS 버전을 앱스토어를 통해 서비스해왔기 때문에, 유저들은 이를 두고 '선택적 비판'이라고 비판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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