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비스 3주년 맞이한 '소녀전선', 순탄한 항해가 되기를 바라며

등록일 2020년07월08일 14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2주년 기념 칼럼에서 밝힌 개인적인 바람대로, '소녀전선'은 무사히(?) 국내 서비스 3주년을 맞이했다.

 


 

'소녀전선'은 대규모로 PV나 광고를 하지 않은 서브컬쳐 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타이틀이다. 그 이전에도 서브컬쳐를 선호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소녀전선'은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입소문 만으로도 이상할 정도의 굵직한 흥행 돌풍을 보여줬다.

 

유저들 사이에서도, 업계에서도 당시 가장 많이 주목한 게임이 아니었나 싶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새로이 출사표를 던지는 서브컬쳐 게임들의 수식어로 '제2의 소녀전선'과 같은 다소 낯뜨거운 말이 따라 붙기도 했다. 그만큼 뇌리에 깊이 남은, 인상적인 게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성공의 뒷면에는 매우 좋은 서비스 시작 시기와 과도한 BM을 지양한 게임이라는 긍정적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더더욱 게임의 완성도가 높고 유저 친화적 이었다면 지금보다도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지만, 이미 한참 지나간 일이니 여기에서는 길게 쓰진 않겠다.

 

국내보다 1년 먼저 서비스되고 있던 중국 기준으로는 4주년을 맞이했다
 

변화와 성장 겪은 '소녀전선', 희망과 아쉬움이 공존한다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소녀전선'은 많은 변화와 성장을 겪었다. 게임 내적으로는 계획 모드가 없어 '거지런'을 돌 때 전투마다 일일이 눌러줘야 했던 시기도 있었고, 요정이나 화력 지원 소대 등 신규 콘텐츠가 추가될 때마다 논란과 갑론을박도 치열했다. 높은 피로도를 강제하는 히든 랭킹전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있고, 혼합세력(철혈)과 관련된 불만도 여전하다.

 

게임 외적으로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초창기의 각종 오프라인 이벤트는 그야 말로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몇 차례의 경험 이후에는 오케스트라 공연까지도 나쁘지 않게 소화해냈다. 아, 물론 덥고 습한 초여름의 머천다이즈 샵 운영은 기자에게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사고자 했던 물건이 코 앞에서 매진될 때의 그 아쉬움이란.

 



 

어쨌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서비스 3주년이라는 기록은 꽤나 인상적이다. 온라인 게임에 비해 서비스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고 여겨지는 모바일게임 임에도 오랜기간 서비스를 이어 왔고, 마냥 게임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고정 팬층은 아직 두터운 편이다.

 

비록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초보 유저들을 위한 유저 가이드북이 만들어졌고, 비공식 이벤트이지만 퍼블리셔의 도움을 받은 3주년 유저 타임어택 대회도 진행됐다. 그만큼 유저들의 '소녀전선'에 대한 애정과 애증, 그리고 소통에 대한 갈망과 열의가 느껴진다. 이러한 유저들의 생각을 미카팀에서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

 

이전 1,000일 칼럼에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게임의 미래에 대해 불평 불만을 늘어 놓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다소 감정적으로 쓴 후회스러운 글이었다. 나 또한 그만큼 정이 든 '소녀전선'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이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변명해본다.

 



 

게임의 노후화와 아쉬운 후속작들의 면모
중국 서비스 기준으로 '소녀전선'은 4주년, 국내 기준으로는 어느덧 3주년을 맞이했다. 낡은 게임이라는 비판과 함께 과도기에 있었던 '소녀전선'은 지금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개인적으로는, 게임이 막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에 비해서는 확실히 임팩트는 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애니메이션과 코믹스, 피규어, 음반 등 다방면으로 미디어믹스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국내에서는 그 반향이 체감 되지도 않고 지속적이지도 않다. 팬덤의 크기도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이 체감된다. 게임의 노후화와 함께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도 생각 되지만 게임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안타까움이 더 크다.

 

그리고 이러한 시기를 지나, 지난 4주년 기념 방송에서는 넘버링 후속작과 스핀오프작 등이 다수 공개됐다. 세계관의 확장과 즐길 수 있는 게임의 다양화는 당연히 환영 받아야 할 일이다. 특히나 동인 게임까지도 정식으로 품으면서 적극 나서는 움직임은 호평하고 싶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국내 유저들의 여론은 썩 좋지 않았다. '소녀전선'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이 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아니고, 수익원은 '소녀전선'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문어발 식으로 다수의 타이틀이 동시에 개발 중이라는 점, 어설프게 만들어진 PV 외에는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 등이 주된 이유였다. 이런 반응에 나 또한 어느 정도 공감하는 편이다.

 

이러한 분위기의 이유는 결국 미카팀이 그동안 보여준 행보가 썩 만족스럽지 않고 믿음직스럽지도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프리코네'나 '명일방주', '붕괴3rd' 등 서브컬쳐 기반의 게임들, 그리고 개발사가 보여주는 행보와 여러모로 비교하게 되는 것은 미카팀이 지금보다 더욱 잘 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에서 기인한다.

 

놓기에는 아쉬운 '소녀전선', 순탄한 항해가 되기를 바라며
IP 확장과 세계관의 정립, 그리고 게임사의 수익성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분명 타이틀이 동시에 개발 중인 것 자체는 응원해야 할 일이다. 게임이 실제로 나오고 난 뒤에 만족스럽지 않은 점을 꼬집는 것이 옳다고도 할 수 있다.


다만 게임은 일종의 서비스 상품이고 그 상품을 소비하는 유저들은, 특히나 서브컬쳐 계열은 상당히 냉정하다. 다수의 후속작이 출시될 예정이지만, 첫 공개 당시 '소녀전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개발 중인 타이틀의 완성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신작을 발표하는 자리도 따로 만들어서 공개 했어야 했다. 넘버링 후속작 '소녀전선 2'의 PV 완성도는 아쉬웠고, 다른 게임들 또한 공개된 정보가 극소수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N주년'이라는 서비스 기간에 안주하지 않고 완성도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물론 불안 요소도 존재하고 미카팀 입장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개발 중인 후속작이 부디 매력적이고 완성도가 높기를 바라본다. 다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커지기에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기대감을 내려놓고 보려 한다.

몇몇 서브컬쳐 게임들이 그랬지만, '소녀전선'은 유독 작중 주인공인 지휘관처럼 롤러코스터 같은 운명을 타고난 것처럼 느껴진다. 최근에는 국내 서비스 3주년에 이어 퍼블리싱 계약과 관련된 해프닝이 일어났는데, 계약과 관련된 소문과 피닉스게임즈에 대한 뒷조사(?) 그리고 기존 운영진의 거취와 '카리나'의 오타까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참으로 '소녀전선' 다운, 유저들의 소통에 대한 갈망과 불안이 느껴진 해프닝이었다고 생각된다.

 



 

어쨌거나, 수많은 역경을 헤치고 살아남은 작중 지휘관처럼 '소녀전선'과 그 후속작들이 그렇게 '살아 남기를' 개인적으로 바라본다. 작은 해프닝도 있었지만, 3주년 이후 퍼블리싱 계약도 갱신한 만큼 이 항해가 앞으로도 쭉 안정적이고 순탄했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해본다. 미카팀이 개발하여 출시할 후속작들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나는 이제 이 배에서 탈출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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