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종목에서 국가대표 선발전과 관련해 지속적인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무리한 선발전 일정은 물론 모호한 선수 선발 기준과 방식 등에 대해 팬들은 물론 선수, LoL e스포츠 관계자들로부터 꾸준히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여기에 한국 대표팀 최종 로스터 6인을 선발할 것으로 예정된 공개 평가전 또한 상대 팀의 코로나 이슈로 인해 불발되는 등 대표선발과 관련한 지지부진한 움직임에 비판의 여론도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스포츠 최초의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선정 및 선수들의 병역 문제와 연관된 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해 어떤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는지 게임포커스가 정리해보았다.
부족한 소통 문제
당초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 3월 25일 공지와 보도자료를 통해 2022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의 지도자 발표와 함께 4월 LoL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종목에서는 선수를 차출하는 방식으로 국가대표 선수를 선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4월 한국e스포츠협회는 국가대표로 후보군 10인을 공개하고 이들의 소집 훈련과 공개 평가전을 기반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후 최종 6인을 확정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국e스포츠 협회와 LoL 팬들 및 관계자들 사이에 오해가 발생했다. 많은 팬들은 이전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팀을 꾸리고 팀워크 훈련을 진행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10인의 예비 선수 선정 및 합숙, 선발전이라는 과정이 있었던 것.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난 시즌 대회 성적으로만 팀을 뽑으면 단일 팀(T1)이 될 가능성이 높아 갑작스럽게 지금의 시스템으로 변경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선발전 방식은 3월 지도자 선정 전부터 한국e스포츠협회가 확정한 상태였다. 다만 팬들은 3월 발표를 통해 6명의 확정 로스터를 차출할 것이라고 여겼지만 한국e스포츠협회가 차출하겠다고 발표한 대상은 처음부터 10인의 예비 선수 명단이었던 것.
이 같은 소통의 문제는 처음부터 명확하게 선수 선발 방식에 대해 명확하게 공지하지 않았던 한국e스포츠 협회에 책임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김정균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을 거절할 정도로 무리한 일정이라는 의견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e스포츠협회가 선발전 일정을 밀어붙인 것도 논란을 키웠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된 별도의 선발전을 진행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한국e스포츠협회는 LoL은 팀 게임이기 때문에 선발전을 진행하게 되면 팀 단위 선발이 불가피하다며. 경기력향상위원회 LoL 소위원회에서는 포지션 별 최고 실력 선수를 선발해 최고의 팀을 구성하는 것이 전력 상 유리하다고 판단해 만장일치로 차출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협회는 국가대표 예비명단 10인을 발표하면서 그들을 평가하기 위해 아시안게임 경기력향상위원회 산하 'LoL 소위원회'를 3월부터 구성했으며 이들과 함께 선수 선발 방식을 수립하고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후보군을 추렸다고 밝혔다.
이들이 LoL 국가대표를 평가항목은 크게 개인 기량(라인전, 운영능력, 챔피언 폭 등 선수 역량), 팀워크(인게임내 리더십, 융화력, 승리 기여도 등), 국제무대 경험(위기관리, 주요 활약상 등 국제무대에서 경험 평가)으로 구성되었으며, 최근 4년간 국내외 대회 성적과 개인 수상 실적 뿐만 아니라 KDA, 킬 관여율, 분당 대미지, 분당 경험치 격차, 분당 골드 격차 등의 지표이다.
하지만 이를 본 일부 네티즌들과 전 프로게이머들은 KDA, 킬 관여율 등의 수치는 챔피언의 역할과 특징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는 부분이고, 국제무대 경험 등은 최근에 두각을 보이는 선수들에게 불리한 항목이며, 모호하거나 주관적인 평가항목이 많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현재 선수 선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소위원회가 비공개인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현재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경기력향상위원회에는 국가대표선수 출신 1명, 지도자 1명, 등록팀 관계자 1명, 시․도종목단체 임원 1명, 비경기인 1명, 여성 1명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에 맞춰 LoL 소위원회 또한 멤버가 구성되어 있다. 현재 네티즌들은 소위원회 멤버인 비경기인과 여성으로 이들을 어떤 기준으로 선별했고 이들이 자신들이 정한 평가항목으로 과연 선수들을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e스포츠협회는 LoL 소위원회에 대한 외압이나 청탁 등의 변수를 방지하고 공정한 선발을 할 수 있도록 선수 선발이 완료된 이후에 소위원회 구성을 공개할 계획이라 밝혀 팬들의 의구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선수들에 대한 배려 부족
한국e스포츠협회가 발표한 LoL 국가대표 예비명단을 보면 '2022 LCK 스프링' 전승 우승으로 1위를 차지한 T1의 선수 5명, DRX 2명, 젠지 e스포츠 1명, 광동 프릭스 1명, 담원 기아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2022 LCK 스프링 우승팀인 T1 선수들은 오는 5월 10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되는 '2022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참가와 광고 촬영 및 '2022 LCK' 써머 시즌 준비 등 리그 휴식 기간임에도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
물론 T1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단도 리그 휴식기에 광고 촬영과 써머 시즌 준비 등으로 바쁘게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한국e스포츠협회가 MSI를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광주에서의 소집훈련과 해외 팀을 상대로 한 국가대표 평가전까지 진행하는 무리한 일정을 선수단에게 요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한국e스포츠협회는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 방역조치에 중국 팀의 국내 입국이 어려워지고 국가대표 예비 명단 선수들과 코치친이 공개 평가전에 출전하며 느낄 부담감을 반영해 당초 오는 22일과 23일로 예정했던 LoL 종목 국가대표 평가전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아시안게임 한국 대표팀의 공개 평가전은 최종 국가 대표 6인이 결정된 뒤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한국e스포츠협회도 T1팀의 바쁜 일정과 관련해 “국가대표 명단 제출 일정 상 LoL 선수 명단 확정을 MSI 이후로 미룰 수 없었다. 지난 해 말 기준 아시안게임 지역 예선이 4월 말(대외적으로는 3~5월로 공지)로 예정되었기 때문에 2022시즌 LCK 리그 일정 수립 당시 지금의 기간이 국가대표 선발에 허용된 유일한 시간이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덧붙여 한국e스포츠협회는 이에 부득이하게 이 기간에 팀에 소집 협조 요청을 드렸고, 결과적으로 T1 소속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일정에 부담감을 더 느끼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빠른 국가대표팀 확정이 중요
한편, 김정균 감독은 지난 21일 선수들의 휴일을 위해 예비 선수들의 소집을 하루 빨리 해체하고 현재 팬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해명하고자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균 감독은 최종 멤버 6인의 확정이 빠르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6인의 최종 로스터가 확정되어야만 그에 맞는 선수 케어와 전략 확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6인의 로스터 선정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다만, 한국e스포츠협회는 LoL 국가대표 평가전을 연기한다고 발표하면서 소집훈련은 비공개 내부 연습 경기로 진행해 최종 선수 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위원회 멤버 및 국가대표 선발 과정도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혹시라도 향후 대표팀 선발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하게 되면 한국e스포츠협회가 선수선발이 공정한 과정과 기준으로 진행됐음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날 미디어간담회까지 진행하며 이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발전과 관련해 해명을 한 바 있는 김정균 감독이 금일 돌연 대표팀 감독 사의를 표명해 향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LoL 국가대표팀 선발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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