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공식 대회 'LoL 챔피언스 리그(이하 롤챔스)'의 다음 시즌 선수층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시즌에서 선수층에 변화가 생기게 되는 주된 이유는 한국e스포츠협회(KeSPA 이하 케스파)가 기존 2팀 체제에서 1팀 단일 팀으로 축소하는 대신 1팀의 엔트리 의무 인원을 10명으로 변경하는 2015 시즌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가안, 실제 경기에서 뛰는 것은 10명 중 5명).
이 가안이 확정된다면 팀 내에서 에이스 선수들만 묶은 1군과 2군이 자체적으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현재 2팀 체제에서 에이스 급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일부 멤버들은 먼저 팀을 떠나는 것이 선수 개인에게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큰 이유는 국내 LoL 선수들을 향해 해외팀에서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롤드컵 전부터 북미에서는 CLG '세라프' 신우영, TSM에서 '러스트보이' 함장식, EG는 '헬리오스' 신동진 등이 활약하고 있었으며, 중국 지역에서는 스타 혼 로얄 클럽에서 '인섹' 최인석, '제로' 윤경섭 등이 성공적으로 해외 진출한 선례가 있다. 이들은 초창기에 언어의 장벽으로 어려움도 겪었지만 현재는 각 팀에서 에이스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국에서 선수로 뛸 때 보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어 국내 LoL 프로 선수들이 국내 팀이 아닌 해외 팀으로 눈을 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선수 층에 가장 큰 변화를 보인 팀은 롤드컵 우승팀인 '삼성 화이트'를 보유한 삼성 구단이다. 삼성 구단에서는 롤드컵 MVP에 빛나는 삼성 화이트의 '마타' 조세형을 비롯하여 '폰' 허원석, '임프' 구승빈, '댄디' 최인규까지 팀을 떠나며 삼성 화이트에는 '루퍼' 장형석만 남은 상태이다.
삼성 화이트의 형제팀 삼성 블루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블루의 에이스였던 '다데' 배어진을 비롯해 '데프트' 김혁규가 팀 탈퇴 의사를 밝혀 다음 시즌 엔트리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중국 팀 입단이 확정된 선수는 '데프트' 김혁규와 '댄디' 최인규이지만 다수의 멤버들이 현재 해외 팀과 계약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져 결과론적으로 삼성은 이번 해외 팀의 선수에 대한 러브콜에 의한 가장 큰 피해자가 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구단만큼은 아니지만 KT 구단도 주력 선수들을 해외 팀에 빼앗기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스타 혼 로얄 클럽에서 정글러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인섹 선수와의 계약이 실패한데 이어 최근 KT A의 에이스 '카카오' 이병권, 미드 라이너 '루키' 송의진이 중국 진출을 위해 KT와의 연장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0월 28일 KT B의 탑 라이너 '리미트'도 해외 진출을 위해 KT 구단을 떠난다고 밝혀 e스포츠 팬들 사이에 구단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SKT T1은 그나마 에이스 '페이커' 이상혁을 잡는데 성공했지만 '푸만두' 이정현, '호로' 조재환을 포함해 국내 탑 원딜러 중 하나인 '피글렛' 채광진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이 중에서는 호로가 해외 팀을 물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LoL 리그에서 처음으로 2개 팀 체제를 선보였던 CJ는 오랫동안 활동했던 대부분의 멤버들은 남고 비교적 최근에 들어온 멤버들의 계약이 종료돼 팀을 떠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9월 CJ 프로스트의 정글러 '스위프트' 백다훈이 탈퇴한데 이어 CJ 블레이즈의 공격적인 성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던 '데이드림' 강경민, 강경민과 같은 시기에 팀에 합류한 '엠퍼러' 김진현과 함께 CJ 블레이즈 서포터로 데뷔 무대에서 MVP를 차지했던 '건자' 정건희 선수가 계약을 종료했다.
현재 이들의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은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현재 다른 팀을 찾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진 e엠파이어도 이번 롤드컵 이후 주력 멤버들과의 재계약이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먼저 이번 롤드컵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였던 '고릴라' 강범현을 포함해 나진 소드의 '쿠로' 이서행, '리' 이호진, '구거' 김도엽이 팀을 떠나며 10인 체제 전환 시 팀 리빌딩이 대거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고릴라는 국내 팀을 중심으로 향후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으나 '구거'는 국내 다른 팀 입단은 물론 해외 팀 입단도 생각 중인 것으로 밝혀져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국내 프로 선수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연봉 문제다. 국내 LoL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2013년 기준으로 3천만원 전후로 알려졌으며, 2014년에도 큰 폭의 증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인기에 비해 선수들이 받는 대우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던 것.
하지만 해외 팀은 프로 선수들에게 세금을 제외하고 억 단위(인섹은 한 방송에서 중국에서 제시하는 연봉은 세금을 제외한 금액이라 밝혔다)의 연봉을 제시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쉽게 해외 팀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또 로얄 클럽의 '제로'나 CLG의 '세라프'처럼 국내에서는 2군에 머무르며 주목 받지 못했지만 해외 메타와 잘 맞아 1군으로 거듭나는 선례도 있다보니 10인 로스터 체제에서 2군으로 분류될 선수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미리 해외 팀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oL의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의 브랜던 벡 대표, 마크 메릴 사장 및 e스포츠 총괄 더스틴 벡 부사장은 지난 10월 '2014 시즌 LoL 월드 챔피언쉽(이하 롤드컵)' 미디어 데이에서 "한국의 선수들이 중국 혹은 미국 등으로 진출해 팀을 발전 시키는 모습들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국내 LoL 팬들에게는 마냥 반길만한 소식은 아니다. 국내 LoL 팬들은 인섹 최인석, 카카오 이병권, 데프트 김혁규 등 국내 최정상 선수들의 경기를 중국 리그를 일일이 힘들게 찾아가며 보기보다는 국내에서 손쉽게 찾아 보기를 원하고 또 국내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내 LoL 팬들이 그들의 해외 진출을 축하하는 한편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며 현재 LoL 구단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내 LoL 팬들의 염려대로 구단 시스템의 개편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리그 시스템과 해외 팀으로의 골드 러쉬에 의해 국내 프로 선수들의 해외 팀 진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는 향후 팀 존속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팀의 위기가 지속되면 향후 LoL 프로 리그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므로 구단과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케스파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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