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돌직구의 주인공은 넥슨지티가 개발한 모바일 SRPG '슈퍼판타지워'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장르면서도 모바일게임에서는 제법 신선함을 지닌 '슈퍼판타지워'에 많은 유저들이 열광했고 출시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각 오픈마켓 매출 상위권을 고수하고 있다.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추억으로 남아있는 고전 전략RPG들의 추억을 생생히 깨워준 '슈퍼판타지워'를 플레이하며 게임포커스 기자들도 잠시 향수에 빠질 수 있었다.
문재희 기자
슈판워 첫 발표 당시, 'SRPG는 터치 디바이스에 가장 적합한 장르'라는 개발사 측의 언급이 있었다. 말판처럼 펼쳐진 맵에서 캐릭터를 이동시키는 진행 방식 덕분에 가상 패드 없이도 충분히 직관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점,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는 데 긴 시간을 소모하지 않아도 좋은 점 등 다양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 발언에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SRPG 장르가 크게 혹은 장기적인 성과를 거둔 작품이 없기 때문에 슈판워의 성공 여부는 짐작하기 힘들었다. SRPG 장르의 게임 자체가 '추억의 게임' 혹은 '고전 게임'으로 분류될 정도로 최근의 게임 트렌드와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다. 슈판워 발표부터 출시 연기, 그리고 출시 당시만 해도 많은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슈판워의 선전은 상당히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향수를 자극하는 것만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게임이 될 수 없다. 슈판워는 넥슨의 명성이 참 잘 어울리는 만큼 화려하고 또 질적으로도 안정성을 갖춘 작품이다.
개성 강한 외형만큼 적재적소에 쓰일 준비가 되어 있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가위바위보로 상성이 직관적으로 나뉘는 시스템, 화려한 이펙트로 볼거리가 가득한 전투 연출은 자동 전투 모드도 지루하게 놔두지 않는다. 이 밖에도 캐릭터 강화 방식이 여타 모바일게임처럼 단순 '운'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커다란 '한 방'을 노리는 스타일이 아니고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 할 애정이 있는 유저라면 꽤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남을 테다. 느긋하게 즐기기를 좋아하는 기자 역시 크게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은 진행 방식 덕을 보고 있다. 다만 항상 돋보이는 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유저들에게 뒤처질 수 없는 시장 구조 상 업데이트가 더디고 당장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점은 상당히 치명적이다. 빠른 콘텐츠 수급으로 슈판워가, SRPG 장르가 가라앉지 않기 바란다.
한줄평: 코스튬 시스템도 좋지만 콤보와 진동 기능에 만족
박종민 기자
사실 이 게임의 출시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느림과 전략의 맛을 강조한 SRPG는 스마트폰으로 가장 즐기기 좋은 RPG이면서도 동시에 재미가 없는 게임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장르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 출시한 슈퍼판타지워(이하 슈판워)는 우려의 측면에서는 첫 단추를 상당히 잘 풀어냈다. 반복적인 스테이지 클리어에 수집요소를 넣어서 당위성을 만들어냈고 다양한 상성을 통해 전략성을 높였다. 대중성 면에서는 여전히 약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SRPG를 재미있게 즐긴 기억이 있는 유저들에게는 적당한 추억보정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너무 어렵지 않게 게임이 디자인됐다.
기대의 측면에서 본다면 아직은 미지수다. 콘텐츠 공급의 측면에서는 아직 참신하다거나 기대가 될만한 요소가 개인적으로는 없다. 영웅의 끊임없는 강화 요소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재미있게 활용할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 지역과 보상만 다를 뿐 큰 차이가 없는 전투구조 때문에 지속적으로 즐기기에는 피로감이 심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SRPG라는 게임의 특색에 기존 액션 RPG방식의 성장구조는 피로감을 가중시킨다는 의미다.
SRPG의 가능성을 보여준 슈판워, 이제는 이용자들을 설레게 만들 수 있는 질적인 콘텐츠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한줄평: 흥행력 입증한 슈판워, 미래는 '글쎄?'
신은서 기자
90년대 PC게임으로 즐긴 후 2000년대 들어서는 제대로 즐겨본 적 없었던 턴제 SRPG '슈퍼판타지워'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든 기분은 '반갑다'였다. 그야말로 게임을 즐기고 캐릭터 하나하나를 옮길 때 고민하는 순간마다 아 그래 '이런 장르는 이런 재미가 있었어', '이런 기분으로 게임을 즐겼었지'라는 감정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 게임은 각 캐릭터마다 전투시 유리한 지형과 속성이 있는 만큼 캐릭터 및 지형에 대한 이해도를 꽤 요구하는 편이어서 게임 패턴과 진행 방식은 쉬운대신 전략보다 액션이 중요한 최근 모바일 RPG들과 비교하면 상당부분 차이가 있다. 때문에 그런 류의 게임에 질린 유저들이라면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게임에서 돋보이는 점은 또 캐릭터를 얻는 방식이었는데 이 게임은 무조건 던전 플레이로만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이 게임 이전에도 '도탑전기'와 같이 던전 플레이로 캐릭터를 얻는 방식을 강조한 모바일 RPG가 있았다. 하지만 그런 게임들이 상점 뽑기를 이용해 캐릭터 조각을 얻을 수 있고 그 조각을 조합해 캐릭터를 소환하는 방법도 있었던 반면 슈퍼판타지 워는 일절 그런 방법 없이 반복적인 던전 플레이 만으로 캐릭터 소환이 가능해 무과금 유저도 꾸준히 게임을 즐긴다면 좋은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또한 이렇게 획득한 캐릭터 및 로드의 경우 아바타를 입힘으로써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개성도 드러낼 수 있다. 이 중 로드 아바타의 경우 게임에 등장하는 컷 신도 아바타에 맞게 바뀌는데 가격이 꽤나 비싼 만큼 자신의 스타일과 능력치를 고려해 아바타를 선택해야 한다.
한편 슈퍼판타지 워는 캐릭터가 아닌 무기를 수집하는 게임으로 처음에는 1성 무기만 사용할 수 있지만 성장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나게 된다. 무기가 중요한 만큼 같은 레벨의 캐릭터라도 착용한 무기의 수, 강화도 등에 따라 캐릭터의 공격력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특히, 무기 콘텐츠에서 중요한 요소인 강화는 강화도가 높아질수록 확률이 낮아지게 되는데 확실히 장비 강화의 대표 NPC(퍼거스와 키리)를 보유한 넥슨의 게임인 만큼 강화 장면의 연출을 잘해 별 것 아닌 NPC가 그저 망치질을 하는 것 만으로 긴장감을 주고 있다(그래서인지 돈 힘들게 벌어서 강화 실패했을 때 유난히 아픈 것 같기도 하다).
한줄평: 온라인게임은 강화 실패하면 그냥 강화된 장비를 사면 되잖아? 여기엔 그런 거 없어
이혁진 기자
걱정을 아주 많이 한 타이틀이다. 모바일게임에 첫 도전하는 개발팀, 비주류 장르 등 불안요소가 많았다. 그러나 결과물은 기대 이상으로 잘 뽑혔고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장르를 적절히 구성했다. 그 다음은 유지, 운영의 문제로 넘어가는 건데...
아직 불안요소는 많이 남아있다. 업데이트, 적절한 이벤트를 통한 매출유지는 쉽지 않은 길이다. 경쟁작은 매주 쏟아진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게임 외적인 부분은 물론 게임 내용에 대해서도 꽤 만족했다. 캐릭터, 스토리, 게임 구성 모두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한 완성도를 보여줬다. 과금요소가 그리 강하지 않은 건 넥슨 모바일게임의 공통된 특성이었는데, 슈퍼판타지워도 그런 느낌을 준다. 적절한 이벤트와 콜라보레이션이 빠르게 이뤄진다면 발판을 굳히고 롱런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 같다.
출시 후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아직 콜라보레이션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건 우려된다. 이리저리 고민만 하다 느즈막한 콜라보레이션 진행으로 유저들의 외면을 받은 게임이 한둘이 아니었다.
넥슨지티 슈퍼판타지워 개발팀에 가장 필요한 건 고민이 아니라 속도다. 속도를 더 내길 주문하고 싶다.
한줄평: 업데이트와 이벤트, 콜라보레이션의 폭풍이 와야 하는데 날씨가 너무 맑다
종합
기대와 우려 속에 출시된 슈퍼판타지워. '과연 이 게임이 잘 될까?'라는 우려는 게임 출시 직후에도 이어졌다. 주변 반응이 호평이어도 정말 괜찮냐며 다시 물어볼 정도로 거듭 의구심을 가졌다. 작
품의 퀄리티를 의심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추억으로 흘러가버린 SRPG장르를 가장 최신의, 그리고 빠르게 휘몰아치는 모바일 시장에 던져두었을 때의 결과를 그 누구도 제대로 확인해 본 바가 없기 때문이다. 하나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당당히 첫 순항에 성공한 슈퍼판타지워의 남은 과제는 이제 다른 게임들과 다르지 않다. 출시 후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더 이상 물결에 몸을 맡기지 말고 노를 좀 더 힘차게 저어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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