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매장 리포트]플레이스테이션 독주, 경쟁사들과 다른 길 간 결과

등록일 2016년07월05일 12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플레이스테이션3와 Xbox360이 경쟁하던 시기는 콘솔게임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하드웨어 보안이 뚫리며 소프트웨어는 팔리지 않고 하드웨어만 팔려나가는 기형적인 모습을 보인, 한국 게임시장의 침체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닌텐도는 신형 거치형 콘솔 Wii U의 한국 출시를 포기하고 휴대용 게임기로 승부를 걸었다.

다행히 플레이스테이션4와 Xbox One이 발매되자 한국 콘솔게임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여러 기종이 경쟁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플레이스테이션4 독주체제가 된 점은 게이머로서, 기자로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지만 콘솔게임 업계에서 이런 결과가 된 것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3 시절,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현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를 이끈 카와우치 시로 대표가 가장 잘 한 일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이런저런 타이틀의 한글판 발매, 개발사 설득 등 게이머마다 생각나는 대목이 있을 것이다.

기자가 생각하는 카와우치 전 대표의 가장 훌륭한 선택은 '서드파티 퍼블리셔'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이 최대한 많은 라인업을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이다.

침체기에서 콘솔게이머들을 유지하고 잠재적인 콘솔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플레이스테이션 생태계가 건강을 유지해야 했다. 그리고 그런 생태계의 건강은 빅 타이틀 하나의 한국어화보다는 다양한 타이틀이 출시되는, 라인업 다양화에 있다는 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SCEK는 당시 인트라게임즈, 디지털터치, CFK, H2인터렉티브 등의 서드파티 퍼블리셔들에게 '500장, 1000장 규모라도 원한다면 어떤 타이틀이든 패키지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수천장, 만장 단위의 기본 출하량 기준을 바꾸지 않은 경쟁사들이 시장이 축소되며 확실한 타이틀로만 승부하며 더욱 몸을 사리던 때에 정반대의 길을 간 것이다.

그런 기조 하에 플레이스테이션3에는 '이런 것도 정식발매가?'라는 느낌을 주는 타이틀이 쏟아져나왔다. 정말 적은 수량을 출하했지만 출시 자체로 팬들을 놀래킨 '아쿠아파짜' 같은 게 대표적 케이스다.

그에 비해 경쟁사들은 기종을 대표하는 퍼스트파티 게임 정도를 내는 선에 그치고 극적 정책변화나 라인업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현지법인이 가진 권한, 의사결정 구조 등이 영향을 미친 부분이기도 하지만, 경쟁사들과 다른 길을 간 소니의, 카와우치 대표의 정책은 성공을 거뒀다. 서드파티 퍼블리셔들이 한국시장에 조금이라도 통할 타이틀을 찾아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개발하는 세계 개발사들과 접촉하고, 라인업을 가져오고 관계를 쌓아온 것이 플레이스테이션4와 PS Vita에서 일어난 한국어화 대폭발을 가능케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이라도 경쟁사들이 소니의 정책을 따라가면 좋겠지만, 환경이 너무 변해버렸다. 국내 시장도 변했고 개발사들의 개발 환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소니도 계속해서 한국어화에 힘쓰는 한편, 서드파티 퍼블리셔들이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도록 양보도 하고 서드파티 퍼블리셔가 포기한 게임은 직접 한국어화 출시하고 있다.

이제와서 경쟁사들이 소니를 따라잡으려면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3 시절에 내린 과감한 결단에 버금가는 변화를 선택해야할 텐데, 남아있는 선택지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어려운 시절 카와우치 시로 대표가 한국에 있었던 것은 소니에게도, 한국 게이머들에게도 축복이었다. 국내 시장에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독주는 오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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