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왕관'을 쓴 '배틀그라운드', 최고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등록일 2018년01월01일 02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헨리 4세'에서 나온 문장이다. 막강한 명예와 권력을 가진 자에게는 동시에 막중한 책임 또한 따른다는 뜻이 담겨있다.
 
지난 해 '왕관'을 쓴 자에 가장 걸맞은 게임을 꼽으라면 역시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일 것이다. '배틀그라운드'의 국내는 물론 전세계 게임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만한 성공을 거두었고, 이러한 흥행돌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소규모 테스트 후 지난 해 3월 처음 출시된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당시는 블리자드 '오버워치'의 혜성 같은 등장으로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은 대격변을 맞이한 상황이었고,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오버워치'의 양강 구도에 국내 게임들은 PC방 점유율 방어에 급급했다.

사실 게임의 출시 시기는 상당히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H1Z1' 등 같은 장르를 표방하는 게임도 시장에 존재했다.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을 주로 했던 유저에게는 낯설 수 있는 '스팀'이라는 플랫폼, 그리고 얼리억세스라는 더욱 낯선 방식으로 출시된 '배틀그라운드'는 그저 그런 마니악한 게임으로 남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예단하지 못했던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은 현실이 됐고,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배틀그라운드'의 상승세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얼리억세스 기간 동안 왕관을 쓴 책임을 다하기 위한 펍지주식회사의 노력은 인정 받아야 마땅하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불법 핵 프로그램과의 전쟁, 불안정한 서버와 각종 버그의 수정, 볼팅(Vaulting) & 클라이밍(Climbing) 액션과 신규 맵 개발, 킬캠과 리플레이 기능 개발 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개발사의 노력은 유저들에게는 다소 미진하게 보일 수는 있으나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

왕관을 쓴 게임이 된 만큼 그 책임은 막중하다. 단순히 게임의 인기를 유지하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기형적으로 보일만큼 모바일게임에 과도하게 쏠린 개발력과 투자, 그리고 이를 무색하지 않게 만들어준 유명 IP 활용 모바일게임의 흥행 돌풍으로 인해 PC게임 시장은 날이 갈수록 더욱 위축되고 있다.

신작 온라인게임은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몇몇 대형 게임사를 제외하면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의 PC게임을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신작 가뭄이 계속되며 침체되어 있던 PC게임 시장에서 '재미있는 게임은 여전히 먹힌다'는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 또한 펍지주식회사와 '배틀그라운드'에게 주어진 책임이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문장은 단순히 권력과 책임이 상존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왕관을 쓴 이후 행보의 중요성 또한 담고 있다. 유저들의 '갓겜'이라는 평가와 칭호는 왕관만큼이나 무겁다. 게임은 정식으로 출시됐고, 이제는 얼리억세스라는 변명 뒤에 숨을 수도 없다. 정식 출시 이후의 행보와 운영 또한 펍지주식회사가 반드시 풀어 나가야 할 숙제이다.

업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자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왕관을 쓴 '배틀그라운드'가 새해에도 꾸준히 왕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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