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계속되는 게임업계, 이제는 '협업'이 절실하다

등록일 2010년07월26일 18시32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해 부터 수차례 이어져 온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의 '독점 계약' 경쟁이 정점을 찍었다. CJ인터넷은 지난 7월 22일 네오위즈게임즈의 메인 타이틀 '스페셜포스' 개발사 드래곤플라이와 차기작 '스페셜포스2'의 판권 계약을 따냈다. 당초 전작을 서비스 해온 네오위즈게임즈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게임업계는계약 결과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는 2009년 11월 KBO와 프로야구 선수 초상권 계약을 놓고 최초 갈등구도를 형성했으며 당시 CJ인터넷은 KBO외 독점 계약을 성사시켜 '마구마구' 이외에 타 야구 온라인게임에는 실제 선수들의이름과 모습을 사용할 수 없게끔 했다.


이후 양사는 올해 3월 PC방 총판 업체인 '미디어웹'과 모바일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네이트'와 제휴를 놓고 두 번째 경쟁을 벌였으나 두 건 모두 CJ인터넷이 계약자로 선정됐다.

독점은 아니지만, M&A(기업 인수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게임사의 '몸집 불리기'도 매해 계속되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는 TOP 뉴스에 기업 M&A 이슈는 항상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나 마찬가지다.

넥슨은 2008년 7월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 인수에 이어 올해 5월에는 '군주'로 유명한 엔도어즈를인수했다. 같은 달 넥슨은 '서든어택'의 게임하이를 인수해 세 곳의 대형 게임사를 인수했다. 이외에도 7월에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가 '실크로드'의 개발사 조이맥스를 인수했으며 기타 여러 게임사들도 해당 타이틀의 개발사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규모의 확장과 매출 증대를 위해서 '독점'과 'M&A'는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하지만이러한 과정이 심화되고 자주 반복된다면 국산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이 저하돼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에는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임업계의 입장이다.

물론, 과거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온라인 FPS '포인트블랭크'에 동사에서 선보인 MMORPG '리니지2'의 마을 중하나인 '기란'을 맵으로 삽입해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네오위즈게임즈는 온라인 액션게임 '퍼펙트케이오'에 캡콤의 대전격투 게임 '스트리트파이터'의 '켄'과 '춘리'를 캐릭터로 삽입한 바 있으나 본 사례는자사 콘텐츠의 활용 및 타 국가 게임사와 진행한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독식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방법보다는 기업과 기업이 우수 콘텐츠 개발을 위해 다양한 방향으로 '협력(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협업, 합작)'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 발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면, 유명 콘솔 게임사들이 협업을 통해 각자의 인기 타이틀을 하나로 합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북미 현지시간 7월 2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만화 축제 '코믹콘 컨퍼런스2010(이하 코믹콘2010'에서는 일본의 유명 게임사 캡콤과 반다이남코게임스가 각각의 킬러 타이틀을 하나로 혼합해 관람객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미 캡콤은 1998년 북미 만화사 마블사와 함께 '마블X캡콤'의 타이틀을 최초 선보였으며 올해 E3 2010에 최신작인 '마블X캡콤3'를 내놓기도 했다. 반다이남코게임스와의 협업은 대전격투 게임으로서는 네 번째인 셈이며 자국 업체와 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컨퍼런스를 통해 밝힌 이 타이틀은 캡콤과 반다이남코게임스의 대표 대전격투 게임 최신작 '스트리트파이터4'와 '철권6'를 혼합한 것으로 각각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철권X스트리트파이터'로 총 두 개의 버전으로 나뉘어 제작된다. '스트리트파이터X철권'은 '스트리트파이터4'에 남코의 '철권'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는 설정으로 '스트리트파이터4' 엔진에 맞게 철권 캐릭터들이 게임 내 활약하며 '철권X스트리트파이터'는 '철권6'의 엔진에 맞게 '스트리트파이터'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캡콤과 함께 개발을 시작한 반다이남코게임스 역시 '삼국지' 시리즈로 유명한 코에이테크모홀딩스와 함께 '건담무쌍'을 선보여 기존 '무쌍' 시리즈와 또다른 재미를 제공했다.


국내 타 분야산업 중에는 이미 게임 내 캐릭터, OST 및 홍보대사 활동 등으로 게임 산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연예산업을 예로 들 수 있다.최근 가요 프로그램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아이돌그룹'을 많이 배출하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스타제국, 미디어라인, 캔엔터테인먼트, 뮤직팩토리 등 내로라하는 유명 연예기획사 7개는 지난 3월 17일 공동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KMP홀딩스'라 불리우는 이 것은 향후 새로운 개념의 음악 서비스 사업, 방송프로그램 제작사업, 디지털 음원유통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분야를 7개사가 함께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7개사는 주주사의 아티스트, 콘텐츠와 네트워크 및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활발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유명 작곡가이자 KMP홀딩스의 초대 대표가 된 김창환 씨는 "모바일 기술 발전 및 IPTV 등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에 따라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콘텐츠는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가 필요하다. 새로운 시장과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연예 산업의 발전에 모든 연예 기획사가 한 뜻을 모을 것임을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작 게임 타이틀을 위해 중국, 일본, 북미 등 해외 게임사들과 협업을 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국내 게임사간 협업은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FPS, MMORPG와 같은 특정 장르만 전문으로 개발한 게임사들이 타 장르를 선보였지만 수개월 후 서비스를 종료하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타이틀 혹은 게임사를 확보하는 것도 좋지만 해당 장르의 노하우를 담고 있는 회사와 협업을 한다면 조금 더 게임산업에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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