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와 '이지투온 리부트 : R' 등 PC 리듬게임들의 출시 및 서비스가 최근 몇 년 사이 이루어지면서 리듬게임에 대한 관심과 그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소규모 인디 개발사가 PC 및 닌텐도스위치 리듬게임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이하 식스타 게이트)'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CFK가 퍼블리싱하고 라이어버드 스튜디오와 매지컬 웍스가 공동 개발한 '식스타 게이트'는 정통 탑다운 방식의 리듬게임이다. 사실 '식스타 게이트'는 이미 모바일 버전이 존재하는 리듬게임이만, 모바일 버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콘텐츠와 기획 방향성을 갖고 개발됐다.
플레이어는 '식스타 행성계'를 탐사하는 함장이 되어 엉뚱한 매력의 소유자인 오퍼레이터 '시이'와 함께 광활한 '식스타' 행성계를 탐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인류가 개척한 여러 행성을 방문하고, 그곳에 얽힌 사연과 음악을 접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식스타 게이트'는 인기 아케이드 리듬게임 '펍프 잇 업!(Pump it up!)'과 '오버래피드(OverRapid)' 개발에 참여한 '라이어버드'가 메인 PD를 맡은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 다양한 리듬게임에 악곡을 제공한 바 있는 '사운드 소울러'가 사운드 디렉터를 맡았다.
이처럼 이미 리듬게임에 잔뼈가 굵은 개발진이 모여 만든 게임인 만큼, 전체적인 완성도와 기반은 잘 갖춰져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의 8버튼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용자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타이틀이다. 일부 미션에서 플레이 가능한 '4BFX' 모드를 플레이하는 느낌인데, 8버튼이 부담스러운 유저라면 한 번 '찍먹' 해보자.
캐주얼과 하드코어 모두에게 매력적인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사실 키보드로 플레이하는 탑다운 리듬게임들은 게임성이 유사하다. 위에서 내려오는 노트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버튼을 박자에 맞춰 누른다는 리듬게임의 기본적인 공식은 이미 1990년도 후반 '비트마니아'를 통해 정립된 역사와 전통의(?) 게임 플레이 방식이다. 한편으로는 진부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현재 등장한 리듬게임들의 개념을 정립한 '근본' 그 자체라고 평하는 쪽이 맞겠다.
오래된 장르인 만큼 리듬게임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개성을 갖춰 나가고 있다. 특히 탑다운 리듬게임들은 저마다의 무기를 갈고 닦았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는 대중적이고 캐주얼한 난이도를 지향하면서도, 수준 높은 비주얼 및 BGA와 폭넓은 음악 장르를 갖췄다. '이지투온 리부트 : R'은 높은 난이도를 기반으로 리플레이 기능과 AISO 등을 게임에 추가하면서 '리듬게임'의 정체성 그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식스타 게이트'는 한편으로는 캐주얼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고수 유저들까지도 만족 시킬 수 있을 만한 균형 잡힌 느낌을 준다. '스타트레일'이라는 부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입문 단계에서는 기본 버튼 수가 적어 가볍게 접근하기에 부담이 없고, 이미 리듬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면 이미 많이 접해봤을 'BMS' 음악과 '뇌정지'를 유발하는 '퀘이사' 난이도의 '레드 노트' 패턴들이 즐겁게 느껴질 것이다.
특히 캐주얼 측면에서 소위 '리격슈'로 불리우는 '고인물 게임'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 입문 단계에 해당하는 유저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실 앞서 이야기했듯 탑다운 리듬게임은 이제 너무나도 닳고 닳은(?) 장르이기 때문에 별다른 튜토리얼이 없는 게임도 부지기수다. 어차피 리듬게임을 하는 게이머라면 다들 게임을 하는 방법 정도는 알 테니 굳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부 게임에서 튜토리얼이 없다는 것이 잘못 되었다 라기 보다는, '식스타 게이트'가 지향하는 방향성이 튜토리얼부터 드러난다고 해야겠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튜토리얼에서 그림을 통해 자세까지 알려주는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다. 혹여 이 글을 읽고 게임을 해보려는 독자가 있다면 꼭 그 키 배치로 하지 않아도 좋으니, 자신만의 편한 키 배치를 찾아 플레이 하기를 권하고 싶다.
기본 갖춰진 '식스타 게이트', 자신만의 매력을 갖춰야 '롱런'할 수 있다
직접 접해본 '식스타 게이트'는 마냥 몰개성하고 흔한 탑다운 리듬게임은 아니었다. 특히 가장 기본이 되는 게임 플레이에서 독특한 리듬게임의 재미를 위한 개발팀의 고민이 엿보인다. 특히 흔하다면 흔한 탑다운 기반의 리듬게임인 만큼 이러한 기획과 방향성의 추구가 인상적이다.
우선 4버튼과 5버튼을 오가는 변형 라인이 눈에 띈다. 물론 일부 타 게임에서도 접할 수 있는 개념이기는 하지만, 실시간으로 라인이 변화하면서 느껴볼 수 있는 재미가 독특하다. 물론 초보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라인이 바뀌는 것 이전에 버튼을 누르는 것부터 어려워 진입장벽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쉬운 난이도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면 못할 것이 없으니 도전해 보자.
4버튼과 5버튼 기반으로 구성돼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패턴에 다양성을 더하는 것이 바로 '레드 노트'다. 기본 개념은 '사운드 볼텍스'의 'FX 노트'나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의 '트리거 노트'와 같다. 혼자 등장할 때는 평범하지만, 다른 노트와 섞여 나오면서 상당히 어려우면서도 독특한 게임 스타일을 자랑한다. 앞서 언급한 두 게임을 이미 즐긴 유저라면, 특히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의 8버튼을 많이 해봤다면 적응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싱글 플레이에 해당하는 '프리 트래블링(Free Traveling)' 모드 외에도 '라이선스 테스트(License Test)'와 '오비탈 트래블링(Orbital Traveling)' 등의 모드 또한 플레이는 불가능 하더라도 메뉴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라이선스 테스트'는 인터뷰에서 밝혀진 대로 조건을 달성하고 리듬게임에 대해 배우는 일종의 '교습' 콘텐츠일 것으로 생각되며, '오비탈 트래블링'은 다른 유저들과 함께 협동하여 탐사 게이지를 채우고 보상을 획득하는 '유니티 퀘스트'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진은 인터뷰를 통해 '식스타 게이트'만의 셀링 포인트가 무엇일지 고민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처음 개발진의 생각처럼 리듬게임의 핵심은 다양한 수록곡과 패턴이다. 하지만 솔직히 이미 수없이 많은 리듬게임이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특히나 리듬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유저들을 새로이 끌어들이기에는 단순히 수록곡과 잘 짜여진 패턴만으로는 어필하기 어렵다.
때문에 앞서 언급된 콘텐츠들이 게임에 잘 녹아 든다면 분명 '식스타 게이트'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협동 중심의 콘텐츠인 '유니티 퀘스트'가 어떤 느낌일지 사뭇 궁금한데, 빠른 시일 내에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적은 수록곡과 기능은 아쉬워… 여유를 갖고 기다리자
전체적인 게임의 기반은 잘 만들어진 상태다. 기존에 '스팀'을 통해 발매된 탑다운 리듬게임들과의 차별화 요소들을 잘 갖춰 나간다면 충분히 롱런 가능성이 높은 '리듬게임 유망주'라고 평하고 싶다.
특히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가 핵심으로 내세웠던 '래더 매치'와 같은 경쟁 콘텐츠나 랭킹에서의 점수 경쟁이 아닌, '유니티 퀘스트'와 같은 협동 멀티플레이 콘텐츠와 '디모' 또는 '사이터스' 느낌의 스토리 모드가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아직은 기존에 리듬게임을 즐기던 유저 입장에서 아쉬울 만한 약점이 있다. 우선 기능적 측면에서 아직 개선해나가야 할 점이 많다. 공식 디스코드를 통해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발진이 무던히 노력하고 있어 빠르게 버그 수정 및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얼리 액세스인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또 한편으로는 다양한 곡과 패턴은 리듬게임의 필수이기에 이에 대한 업데이트도 요구된다. 현재 시점에서 'BOF(BMS OF FIGHTERS)' 출품작을 중심으로 약 20여 곡의 음원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냉정하게 보자면 이미 오래 전 지원이 끊긴 '탭소닉 볼드'보다도 적은 상황이다. 다만 이 또한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이므로 조금 더 여유를 갖고 기다려보는 것이 좋겠다.
직접 즐겨본 '식스타 게이트'는 기존에 리듬게임을 하던 유저도, 아예 리듬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도 즐기기에 좋은 게임이었다. 특히 기존 리듬게임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한편, 입문 단계의 유저와 고수 유저들을 동시에 배려하려는 기획도 인상적이었다. 향후 추가되는 콘텐츠들과 수록곡들이 게임의 롱런을 결정지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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