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불확실성과 주변의 우려 속에서도 보란 듯이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더니 이제는 더 큰 무대에서 유저들과 호흡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바로 넥슨 게임의 IP를 활용한 2차 창작물 페스티벌 '네코제(넥슨 콘텐츠 축제)' 이야기다.
네코제의 가능성은 지난해 시범적으로 시작한 첫 번째 행사부터 진면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12월 12일에 처음 개최돼 양일 간 57개의 유저 부스가 출전해 380여 종의 2차 창작물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으며 유저들에게 국내 최고의 동인, 아마추어 만화행사인 코믹월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유저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이번 네코제는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게임과 미술, 전시 등으로 대변되는 대중문화와의 컬래버레이션이 이루어진다. 게이머들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코스프레 행사와 굿즈 판매 외에도 싱어송라이터 공연, 재즈 콘서트, 설치미술 퍼포먼스, 야외영화상영회 등 게이머들과 나들이에 나선 가족 방문객까지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종합 문화 축제로 발돋음할 예정이다. 넥슨에서는 ‘마비노기 영웅전’, ‘클로저스’, ‘아르피엘’,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엘소드’의 공식 부스를 마련하고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과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게임포커스는 넥슨 콘텐츠사업팀 조정현 팀장을 만나 유저들을 위한 행사인 '네코제'에 관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 행사의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네코제가 세종예술시장 소소 행사와 컬래버레이션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네코제의 시작은 지스타를 통한 시범부대였지만 이미 그 전부터 기획이 되어 있었던 행사다. 지스타에서 선보였던 지스타는 넥슨의 향후 사업 방향을 일종의 티징 형태로 보여준 것이다.
우선 네코제의 방향성을 설명하겠다. 네코제는 넥슨의 주요 IP사업과 맞닿아 있다. 사실 기존까지의 IP사업이라고 한다면 원천이 되는 콘텐츠로 다른 것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보통의 방식이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네코제는 이러한 일반적인 IP사업과는 방향성이 다르다.
모두 알겠지만 IP를 가지고 있는 IP홀더들은 IP를 재산같이 여기고 이에 대해 굉장히 보수적이다. 네코제는 이러한 IP소유권을 완화하고 재생산을 통해 게임을 즐기려 하는 유저들을 위한 행사다. 일방적으로 만들었으니 사라는 것이 아니라 구매자나 팬, 회사가 호흡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다르다.
세종예술시장 소소와 컬래버레이션은 문화에 대한 서로의 이해를 기반으로 진행하게 됐다. 내부에서는 문화적으로 상징성이 있는 공간에서 게임이 또 다른 문화와 융합되며 기존 문화들과 호흡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를 통해 좀 더 대중적인 문화로 만드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세종문화회관 측에서도 비록 장르는 다르지만 예술을 만들어내고 판매에 이르게 하는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이 네코제와도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기에 협의가 완만히 진행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번 네코제는 이전까지 진행된 네코제와는 달리 일반인도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 올해는 넥슨 밴드나 오케스트라 등 게임 음악과 일반 음악을 섞어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과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게임을 사랑하고 이를 재창조해주는 이른바 코어 팬들은 우리 내부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고객이다. 이들로 인해 게임 문화가 확장되어 가고 문화에서 게임이 더 이상 낯설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콘텐츠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공식 부스 외에 유저 부스를 대상으로 넥슨에서 2차 창작물에 대한 제작 지원에도 나설 계획인지 궁금하다
네코제는 넥슨이 공식 후원하는 행사지만 판매자와 매출에 대한 수익을 나눠 갖는다든지 부스 참가비용을 별도로 받지 않는다. 식사 지원을 포함해 물품을 원활하게 옮길 수 있도록 택배 지원 등 현장에서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조성에 대한 지원이 주목적이다. 즉 수익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 기업에서 온전히 지출이 주력인 사업이다.
사실 제작 지원에 대한 부분은 초기부터 의논되어 왔던 것이지만 회사에서 금전이나 제작지원 등 구체적인 지원을 한다면 유저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2차 창작물을 사고 파는 네코제 본연의 행사 취지를 지켜나가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판단해 그 부분에 대한 정책을 따로 고민하거나 만들지는 않았다. 지원을 하게 된다면 분명 형평성 문제도 있을 것이고 특정 기업과의 계약을 하게 되면 그 시점에서 유저가 아닌 넥슨이 계약 주최가 되어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넥슨 아티스트들과 어떻게 호흡해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갈지에 대한 의견조율은 어느정도 방향성이 정해진 상태다.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진 않았지만 넥슨 기업의 방향과도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아티스트들의 상품은 실제 공식 판매를 목적으로 사업화 시키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개개인에게 IP를 열어주는 것 자체가 회사에게는 큰 리스크인 만큼 이것 역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네코제가 정식으로 시작된지 이제 2회째인데 이와 관련된 부분은 행사를 조금씩 진행하며 구체화 되는대로 이를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해 모집됐던 넥슨 아티스트들이 네코제 이외는 뚜렷하게 활동하는 분야가 없는 것 같다. 혹시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정확한 숫자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등록된 넥슨 아티스트는 수백 명에 이른다. 조금 전 질문에서도 대답했듯 아티스트의 역할에 대해 내부에서도 확대하자는 의견이 많고 오너들 역시 이러한 생각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넥슨 아티스트들의 역할을 단순히 네코제에 국한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넥슨 아티스트들은 앞으로 넥슨이 보여줄 여러 가지 활동에 있어 넥슨과 함께 할 중요한 팬이자 파트너다. 지금 당장은 이들이 활동할 영역이 네코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확립되면 실채 채용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이들의 활동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네코제는 여타 동인 행사(코믹)들과 달리 행사일정 통보가 늦다. 행사를 준비하는 참가자들의 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행사 통보로 마찰이 있었는데 이를 개선할 생각 없는가
코믹월드와 같은 행사는 장소가 어느정도 정해져있고 포맷이 변화되지 않는 반면 네코제는 정해진 포맷이 없다보니 기획단계에서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일반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기간이 중요하지만 내부에서는 네코제를 통해 무엇을 하고 보여줄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것에만 그치게 할 것이었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다양한 문화행사와 연계되다보니 의도치 않게 일정 통보가 늦어지게 됐다.
기간을 명확하게 사전에 알려줘야 제품 준비나 행사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넥슨에서도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하다보니 항상 통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행사 준비에 있어 사전에 빠르게 언급하지 못한 점에 대해선 죄송스럽다는 말씀 전해드리며 네코제가 이러한 방향성에서 진행되려고 하는 것을 참가자나 관람객 여러분들이 조금만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다음 네코제 부터 이러한 일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대중문화와 게임문화의 결합이다. 좀처럼 시도 되지 않았던 부분인데 준비를 하며 어려움은 없었는가
사실 내부에서도 고민했던 것이 이 부분이었다. 2차 창작을 하고 하나의 콘텐츠를 다른 방법으로 호흡하고자 하는 팬들의 방향성은 같았지만 대중문화와 게임이 가지는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최측의 의도와는 달리 혹여나 행사를 진행하면서 어느 한쪽이 피해를 입거나 불편함을 느껴서는 더더욱 안됐다.
근데 행사 준비를 하나 둘 하면서 큰 분란이 있지 않을까? 하는 내부의 우려는 어느정도 일단락 됐다. 네코제를 준비하는 부스에서는 음악을, 세종예술시장 소소를 준비하는 부스에서는 게임을 소재로 한 창작물을 전시, 판매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긍정적인 부분이 보여 내부에서도 행사를 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게 됐다.
다른 측면에서는 세종문화회관이란 공간 자체는 대한민국에서 예술이라는 테마로 봤을 때 상당히 상징적인 공간이다. 당연히 세종문화회관을 운영하는 측에서도 자부심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네코제를 진행하기가 어려웠던 점이 있다. 단순히 대관을 해서 진행하는 것과 취지와 명분 등 모든 것을 맞추며 진행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더라.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세종문화회관 측에서 네코제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행사를 통해 태어나게 될 새로운 가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셨다. 결국 이번 네코제는 양측의 행사가 단순한 동인행사 이상의 행보를 이어나가게 되는 첫 걸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아 분실, 사고 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여기에 대한 대책은 마련됐나
게임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 관람객까지 오는 행사다. 유동인구를 어느정도 제어하고 쾌적한 관람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갑작스럽게 찾아드는 인파를 모두 제어하기란 솔직히 쉽지 않다.
때문에 당일 행사에서는 관할 경찰서, 소방기관, 의료기관과 협조를 구해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대처할 계획이다. 또한 관람객들에게 사고가 생겼을 경우 이를 보상해줄 수 있도록 모든 부분에 대한 보험계약을 마무리한 상태다. 완벽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혹시나 발생할 문제에 대해서는 완벽에 가깝게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네코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앞으로 네코제를 어떻게 키워나갈지 궁금하다
이번 네코제는 앞으로 진행될 네코제의 방향성을 잘 대변해주는 행사가 될 것이다. 물론 그 방향성이 항상 일관적이진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네코제는 우리의 코어 유저이자 2차 창작물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장려하기 위한 행사라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앞서 말했듯 네코제가 다른 대중적인 문화들과 융합해가며 게임을 단순히 집에서, 핸드폰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로써 다르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지금 넥슨의 ‘메이플스토리’가 예술의 전당에서 음악 공연을 한다고 하면 ‘와~’하는 시선으로 처다 보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메이플스토리의 공연이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다고 해도 이를 어색해하거나 낯설어 하지 않고 당연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대중화를 진행하며 여러 시행착오와 여러 규제에 막힐 수도 있지만 이런 것을 감수하면서도 지켜나가는 것이 넥슨이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배려이자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네코제를 향한 넥슨 경영자들의 시선은 어떤가
기획은 상당히 오래전에 계획됐지만 네코제의 시작은 이정한 부사장님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결과론적으로 먼저 얘기하자면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수많은 게임의 사업팀은 항상 유저들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어 하는데 네코제를 통해 넥슨 본사 차원에서 직접 대응에 나서니 각 사업부에서도 굉장히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현재 넥슨의 대표이신 박지원 대표님을 포함한 각 대표분들도 이 프로젝트로 인해 나오게될 다양한 결과들에 대해 굉장히 관심 있게 바라보고 계신다.
넥슨 콘텐츠 사업팀이라는 부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다. 앞으로 이 부서가 할 일들이 궁금하다
아주 큰 틀에서는 IP사업을 아우르는 모든 사업을 실행하는 부서가 될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IP를 가지고 새로운 사업으로 만들어나가는 것 외에도 외부의 회사들과 협의를 통해 다양한 제휴 사업들도 이곳을 중심으로 전개가 될 것이다.
네코제를 통해서 어느정도 방향성이 잡혔지만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 PC나 핸드폰에서만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이를 대중화 시키는 것이 우리 팀의 목표다. 앞으로 할 다양한 활동들을 지켜봐주시길 바란다.
네코제를 기다리고 넥슨을 사랑하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내부에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네코제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갈지, 넥슨 아티스트들과 넥슨이 어떻게 팬이자 파트너로 함께 나아갈지에 대한 부분이다. 아직은 시작단계인 만큼 결과에 대해 섣불리 말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네코제를 통해 게임과 관련된 문화들, 특히 게임의 문화와 문화로서의 게임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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