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행사 참석 위해 내한한 '시노앨리스' 요코오 타로, 한국서도 그의 입담은 여전했다

등록일 2019년05월31일 08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일본의 스타 개발자로 평소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한 요코오 타로가 서울을 찾았다. 그의 첫 한국 방문이다.
 
요코오 타로는 넥슨이 5월 30일 개최한 '시노앨리스' 서비스 일정 공개 행사에 참여해 특유의 거침없는, 듣는 사람은 유쾌하지만 관계자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시노앨리스'는 일본 개발사 스퀘어에닉스와 포케라보가 개발한 모바일게임이다. '니어 오토마타'로, 그 이전에 '드래그 온 드라군' 시리즈와 '니어 레플리칸트'로 이름을 알린 개발자 요코오 타로가 원작, 디렉터를 맡아 동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동화 속 주인공의 이야기를 독특한 세계관과 특유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다크 판타지 RPG이다.
 
'일본에 먼저 출시된 '시노앨리스'는 매력적인 일러스트와 완성도 높은 스토리로 일본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에 오르고 누적 이용자 수 400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누렸으며, 여전히 마켓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며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다.
 
게임포커스에서는 요코오 타로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그의 생각과 시노앨리스 개발에 어떻게 임했는지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에도 그는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꺼리낌없는 발언들을 쏟아내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번에 처음 한국을 찾은 요코오 타로는 언제나처럼 에밀 탈을 쓰고 있었으며, 한국에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넥슨이 섭외한 통역사의 언어순화(?)로 그의 발언이 너무 정제되어 전달되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까웠는데...(?)
 


 
요코오 타로, 그리고 그의 영향을 갈수록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러운 마츠오 료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시노앨리스는 요코오 타로의 첫 모바일게임 도전이었다. 어떤 도전이었나
요코오 타로: 모바일게임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상존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시노앨리스는 처음부터 엔딩이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예상 외로 서비스가 잘 되어 빠르게 엔딩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계속 개발을 이어가야 해 힘들다.
 
아 그리고 (한국어로) 한국 여러분 안녕하세요~
 
동화 속 주인공들이 목적 달성을 위해, 작가의 부활을 위해 싸운다는 콘셉트는 어떻게 탄생했나, 앨리스가 주인공이고 메인 모티브인데...
요코오 타로: 앨리스를 모티브로 왜 만들었냐고 하면 스퀘어에닉스의 후지모토씨(시노앨리스 프로듀서)가 앨리스를 모토로 만들자고 해서 만들게 됐다. 저는 프리랜서 입장이라 스퀘어에닉스가 하라고 하면 노예처럼 일해야 하는 입장이라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주종관계가 작가와 캐릭터 관계에도 나타나는데, 작가를 죽이려 하는 캐릭터 같은 설정에는 제가 스퀘어에닉스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담긴 것 같기도 하다.
 
아 마지막 부분은 농담이니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각 캐릭터마다 키워드가 정해져 있다. 그런 키워드는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나
요코오 타로: 앨리스 등 캐릭터들의 콘셉트는 인간들의 감정을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다. 사람들은 다 자기가 보통이라 생각하지만 어딘가 왜곡되고 굴절된 부분이 있다. 그런, 인간이라면 갖고 있는 일그러진 부분이 나타난 것이 그런 키워드이다.
 
시노앨리스의 시나리오는 요코오 디렉터와 마츠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나눠서 쓰나, 아니면 협의해서 작성하나
마츠오 료키: 기본적으로 우리는 플롯만 쓰고 시나리오는 한 사람의 시나리오라이터가 다 쓰고 있는 형태이다. 플롯은 요코오씨와 제가 협의해 결정하는데 잡담을 섞어가며 1시간 정도에 완성하는 느낌이다.
 
요코오 타로: 1시간 정도에 만든다고 하면 수고했다는 생각이 안 들잖아. 좀 더 시간이 든다고 해야지.
 
마츠오 료키: 1시간 정도에 대강의 얼개를 정하고 상세하게 더 협의해 완성한다고 봐 주시면 좋겠다.
 


 
시나리오를 제작하며 처음 생각한 것과 다른 이야기가 되는 경우도 있을 텐데 그런 캐릭터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란다
마츠오 료키: 위에서 '이런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오더가 요코오에게 오면 요코오가 그런 이야기는 다 무시하고 만드는 형태이다.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인 jino가 그런 요코오의 요망을 받아 그대로는 만들지 않는 형태로 작업이 진행되므로 늘 예상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진다.
 
요코오 타로: 스퀘어에닉스와 포케라보는 자꾸 수영복 이야기를 한다. 수영복을 입어야 팔린다는 건데... 저로서는 여러모로 생각하고 검토해서 만들 수 밖에 없다.
 
이 캐릭터는 너무 만들기 힘들었어, 혹은 이건 쉬웠다는 캐릭터가 있나
마츠오 료키: 기본적으로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시간이 꽤 지나서 당시의 힘든 기억을 다 잊어버려서 지금은 다 좋은 아이로 느껴진다.
 
요코오 타로: 마츠오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마음이 망가져버린 것 같다.
 
마츠오 료키: 요코오에게 오염된 것 같다.
 
시노앨리스 일러스트가 매력적이라 팬들의 기대가 크더라. 앨리스라면 파란 리본, 시계 등으로 연상되는 이미지와 맞지만 신데렐라는 쟃빛 머리라거나 폭력적인 캐릭터로 과감하게 캐릭터를 표현했더라. 그런 콘셉트는 어떻게 잡았나
요코오 타로: 신데렐라가 동화에서는 괴롭힘당해도 참고 인내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폭력적이고 비열한 모습을 보여준다.
 
제 게임에는 늘 여성 캐릭터가 잔뜩 나오고 난폭한 여성이 많은데 제 주변 여성 친구들은 모두 난폭하고 파워풀하고 얌전한 분들이 없다. 그 영향 아닐까 싶다.
 
무기들이 개성적이고 무기마다 웨폰 스토리가 붙어있는데 웨폰 스토리는 어떻게 작성했나
마츠오 료키: 초반에는 시노앨리스가 별로 기대를 못 받는 상태라 예산도 적어 제가 다 썼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부족한 것이 제일 커서, 빠르게 쓰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읽으며 그걸 결합하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요코오 타로라면 이런 이야기가 들어가야겠다 싶어 원작을 참고해 작성했다.
 
요코오 타로: 원작이라면 니어나 드래그 온 드라군 말이지.
 
마츠오 료키: 맞습니다.
 
요코오 타로: 제가 니어나 드래그 온 드라군 같은 게임도 만들고 있으니 관심 있으면 구입해주세요.
 
이벤트 스토리는 어떻게 기획해 반영되나
마츠오 료키: 인간의 어둠, 마음 깊숙이 감춰둔 부분에 대한 시나리오들이다. 사실 시노앨리스 유저들이 SNS 등에 풀어놓는, 매일 느끼는 슬픔, 좌절, 회사에의 원망 등을 생각해 '이러면 더 슬퍼지겠다', '눈물을 더 흘리겠다', '위로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쓰고 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누구인가
마츠오 료키: 스노우화이트이다. 요코오가 캐릭터를 취급하는 것을 보면 아시겠지만, 포케라보가 돈 버느 것을 좋아하는데 스노우화이트가 뽑기에 나오면 돈이 잘 벌려서 좋다.
 
요코오 타로: 기신, 안키라는 인형 캐릭터를 좋아한다. 스토리를 만들 때 이들을 넣으면 양념 역할을 하고 만들고싶은 대로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어 편리해 좋아한다. 게다가 성우를 안 써도 되어 목소리 수록비용도 안들어 완전 편리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를 한국 기자 여러분이 너무 열심히 들어주시는데... 감사드린다.
 


 
음악을 맡은 오카베 케이이치와는 어떤 이야기 나누고 음악을 만들었나
요코오 타로: 대충 유튜브를 보여주며 이렇게 해 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오카베가 요즘 잘 나가고 너무 평판이 좋아 우쭐해 있는데, 다른 이야긴 안 써 주셔도 되지만 오카베가 요즘 완전 우쭐해 있다 이런 이야기는 꼭 써주시기 바란다. 사실 대학 시절부터 친구지만 슬슬 친구를 그만두려고 생각중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오카베씨가 놀랄 것 같다
마츠오 료키: 늘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므로 놀라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마츠오 료키: 저는 예전에 한국에서도 게임을 만들던 경험이 있다보니 한국에 제가 참여한 게임을 내게 되어 기쁘다. 그리고 시노앨리스 덕에 공짜로 한국에 다시 올 수 있게 되어 너무 좋다.
 
시노앨리스를 즐긴 유저들이 조금이라도 웃으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테니 잘 부탁드린다.
 
요코오 타로: 한국에는 처음 왔지만 멋진 나라라 느꼈고, 이런 멋진 나라의 유저들이 플레이하신다 생각하니 매우 기쁘다.
 
그런데 와서 들어보니 시노앨리스가 18금 게임이라 마케팅도 제대로 못한다는 악몽같은 이야기가 나와서 이게 또 무척 시노앨리스다워서 기뻤다.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기다리고 있을 세계 유저들에게도 한말씀 하자
요코오 타로: 시노앨리스같은 굴절된, 뒤틀린 게임을 기다려주신다고 하니 기쁘지만 한편으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정신차리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글로벌 출시를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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