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 있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가슴에 와 닿은 한 해였다.
2013년은 게임업계를 향한 정부의 칼바람이 어느 때 보다도 거셌다. 지난해 이명박 前 대통령의 게임 과몰입에 대한 ‘공해’ 발언 이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4대 중독법'까지 ‘게임’에 대한 찬반논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한 해였다.
게임업계의 구조조정도 올 겨울을 더욱 시리게 만들었다. 게임 규제법과 맞물려 신작 온라인 게임의 부진과 모바일 게임의 경쟁력 약화로 다수의 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대거 정리했으며 대다수의 기업들이 국내 보다는 해외 출시를 목표로 신작을 개발하며 국내 시장의 신작 게임 점유율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연이은 악재 속에서도 희소식은 있었다. 황혼기를 맞이한 Xbox360, PlayStation3의 뒤를 이을 새로운 차세대 콘솔이 약속이나 한 듯 올 해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또한 올 한해 발매된 콘솔 게임들이 양질의 한글화를 통해 콘솔 게임의 불모지라고 불렸던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게임포커스는 올 한 해 대한민국 게임계를 들썩였던 베스트, 워스트 이슈들을 정리해보았다.
게임 산업의 심장, 판교에서 새롭게 고동친다
지난 10년 간 게임 산업의 중심지였던 강남 테헤란로의 뒤를 이어 판교가 새로운 게임 산업의 중심지로 뒤바뀐 한 해였다.
사회적인 경기침체와 높아져가는 테헤란로의 임대료 문제, 정부의 IT산업 육성 정책이 모두 얽히며 생겨난 판교 테크노밸리는 일찌감치 테헤란로를 대체할 IT단지로 주목받아 왔었다.
현재 CJ E&M넷마블, 그라비티,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한 대다수의 기업들이 판교 입주를 완료했으며 판교에서 조금 떨어진 분당 등지에서도 판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크고 작은 소수의 개발사, 관련 업체들이 입주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급격하게 커진 만큼 부작용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비교적 서울과 왕래가 편한 편이지만 서울이나 인천 등지에 거주지가 있는 직원들의 출퇴근에 대한 부담감,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 크고 작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개발자는 “높은 가격 때문에 밖에서 점심을 먹기가 겁이 난다. 가격이 싼 곳이 일부 있지만 점심시간 보다 앞서 미리 줄 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구내식당만을 이용해야 된다”며, “임대 주택 가격도 많이 오르고 먹을 것도 쉽게 먹을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오히려 서울보다 갑갑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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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게임시장 활력 불어넣은 ‘차세대 콘솔’
올해는 소문만 무성했던 MS와 소니의 차세대 콘솔 ‘Xbox One'과 ’PlayStation4'이 발매가 된 기념비적인 해였다.
‘E3 2013’의 공식적인 일정 전에 진행되는 컨퍼런스를 통해 MS와 소니는 자사의 차세대 콘솔 ‘Xbox One'과 ’PlayStation4'의 하드웨어 성능, 출시일, 라인업 등을 공개하며 자사 콘솔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전초전은 완벽한 소니의 판정승이었다. 소니의 컨퍼런스 하루 전에 진행된 MS컨퍼런스에서는 가장 뜨거운 논란이 되었던 중고게임 정책과 관련해 ‘하루에 한 번 온라인 인증’과 ‘중고 소프트 추가 과금’을 내세우며 전세계 게이머 들의 큰 반발을 샀다. 특히 ’PlayStation4'보다 더욱 비싼 가격, 지역제한 정책 등을 채택한 것이 밝혀지며 Xbox One은 출시되기도 전에 좌초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결국 돈 매트릭 마이크로소프트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가 논란이 되었던 정책을 모두 변경한다고 밝히며 사태 수습에 나서고 나서야 논란은 일단락되었지만 돌아선 게이머들의 마음이 판매량에 반영되었을까? 각종 해외 쇼핑몰의 판매량 통계에서 ’PlayStation4'가 ‘Xbox One'을 제치고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국내 역시 지난 17일 ’PlayStation4'가 발매되었으며 일주일 전부터 대기 행렬이 있었을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SCEK 카와우치 시로 대표는 행사 인사말을 통해 "2013년은 대작 타이틀들을 선보이는 한편 신형 PS Vita와 차세대 콘솔 PS4까지 선보인 뜻깊은 한해였다"며 "이는 모두 한국 게이머 여러분들의 성원 덕분이며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지원 부탁 드린다"고 전했으며 행사 중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확인되어 현장에 참석한 게이머들에게 감동을 전해주기도 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One'의 국내 발매일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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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찾자” 불황 속 ‘게임 한류’ 동남아 시장 사로잡나
국내 시장의 장기정인 침체 속에 해외로 눈을 돌린 게임 업계들의 실적이 눈에 띄었던 한 해였다.
국내에서도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며 서비스 중이다.
지난 11월 28일, 중국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블소는 서비스 1주일 만에 서버 180개, 동시 접속자 2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평일 오전에도 180개의 서버가 대부분 가득 차고 있어 서버는 계속 추가될 것으로 전망되며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 받은 유저도 2,0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기록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는 상황.
텐센트의 스티븐 마 부사장 역시 게임포커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텐센트에도 동시 접속자 30만 정도 나오는 MMORPG는 많이 있지만 우리는 100만 명을 넘지 않으면 발표를 하지 않는다"며 "블레이드앤소울이 처음으로 동시 접속자 100만을 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블소’의 뒤를 이어 서비스 예정인 ‘아키에이지’가 연이어 대박을 터뜨릴 경우 텐센트가 전세계 MMORPG판도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찌감치 국내 기업들이 시장 확대에 나선 동남아 시장과 남미 시장 역시 한국의 게임이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인구 2억 명이 넘는 브라질은 중국의 뒤를 이을 차세대 신흥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지난 10월에 개최된 ‘브라질게임쇼 2013’에서는 156건의 비즈니스 상담과 약 630만 달러(약 66억 원)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국내 역시 ‘지스타 2013’을 통해 작년보다 25.4% 증가한 1억 8,553만 달러(한화 약 1,968억 원)의 수출 계약을 성사 시키는 등 이른바 ‘게임 한류’ 열풍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국내에서 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모바일 게임 역시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위메이드의 '윈드러너'는 '라인'을 통해 일본 등에서 인기리에 서비스 중이며 CJ E&M넷마블 역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다함께' 시리즈를 중국 시장에 연이어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SBA 정책사업본부 문종현 본부장은 “남미 시장과 유럽 시장은 아직 개척할 분야가 많은 시장으로 국내 게임기업이 세계적인 게임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지원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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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분쟁? 게임물 4대 중독 논란
올 하반기를 뜨겁게 달군 ‘게임물 4대 중독’ 논란이 올 한해 최악의 이슈 중 하나로 선정됐다.
박근혜 정권 출범전부터 이후 대한민국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게임’을 지목했던 정부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통해 게임을 알콜, 마약, 도박에 이은 4대 중독물로 규정하면서 시작된 이번 논란은 2011년 게임 셧다운제, 2012년 쿨링오프제 이후 게임 산업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어땠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황 대표는 “중독은 개인건강 문제뿐 아니라 자살이나 각종 범죄, 생산성 저하로 중독자 가족과 사회 전반에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고 있다. 최근 게임에서처럼 그냥 죽여보고 싶었다는 이른바 ‘묻지마 호기심 살인’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심지어 한 중학생은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을 나무란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어난 것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게임중독의 비극이다”고 밝히며 게임을 포함한 4대 중독 근절 의지를 분명히 했다.
황 대표의 이 같은 연설에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업계들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각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여해 정부의 문화 콘텐츠 규제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한 ‘게임 및 문화콘텐츠 규제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게임규제공대위)’를 결성했으며 K-IDEA(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역시 성명서를 내고 중독법 방지 서명 운동에 나섰다.
K-IDEA 남경필 회장은 “내년에는 자율규제를 정착시키고 법적 규제의 흐름에서 벗어나 게임산업이 진흥으로 전환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자율규제를 차근차근 정착시키고, 지금까지의 법적 규제의 흐름에서 벗어나 (게임산업이) 진흥으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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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게임업계, 구조조정 여파 해외기업도 이어져
기업들의 각종 구조조정과 M&A소식 역시 올 한해 게임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연이은 규제와 신작 게임의 흥행 부재, 모바일 게임의 편중 현상으로 올 한해 게임업계는 더욱 더 위축됐다. 특히 국내 시장 상황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해외 기업들로부터도 잇따른 대규모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며 업계 간 우수인력 확보경쟁 또한 치열했던 한 해였다.
국내의 경우 NHN엔터테인먼트가 13년 만에 NHN과 결별하며 새 둥지를 틀었으며 국내 모바일 게임의 양대 산맥이었던 게임빌과 컴투스가 미래를 위한 전략적 지분투자를 감행해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또한 연이은 신작 게임의 성적 부진으로 중견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와 엠게임 역시 강도 높은 체질개선작업에 들어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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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속았던 ‘이클립스워’ 사태
엔돌핀소프트가 개발한 ‘이클립스워’ 사태도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다.
퍼블리셔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서버를 내린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 한 후 유저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던 엔돌핀 소프트, 그러나 게임포커스의 취재결과 엔돌핀소프트의 이러한 행동이 게임스쿨티지씨의 사기 행각으로 인한 것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큰 파장을 낳았다.
게임스쿨티지씨는 게임스쿨 출신자가 가족 명의로 설립한 사칭업체. 게임스쿨 관계자 역시 "게임스쿨티지씨는 게임스쿨과 아무 관련이 없는 사칭업체"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며 곧 고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후 취재를 통해 만난 엔돌핀소프트 김현오 대표는 게임포커스를 통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게임스쿨티지씨와의 불편한 관계를 알리고 싶었는데 서버를 내린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게임스쿨티지씨는)너무나 많은 부분에서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고 개발사의 동의 없이 마음대로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일부 내용에 대해선 계약 내용을 변경하자고 주장하는 등 많은 부분에 대해서 계약위반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김현오 대표는 조사를 통해 게임스쿨의 진짜 강사 출신이었던 게임스쿨티지씨 김현오 대표가 지난 2008년 게임스쿨 학원비 횡령 등으로 강제퇴사를 당했으며 이후 자신을 게임스쿨 대표로 사칭하고 사문서를 위조하다 적발돼 옥살이까지 한 사기 전과가 있는 전과 3범의 사기꾼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며 법적인 모든 방법을 동원해 처벌할 것임을 밝혔다.
게임스쿨 측은 게임스쿨티지씨를 상대로 상표법 위반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고 검찰에 기소 송치, 재판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현재 재판은 게임스쿨티지씨 측의 역소송으로 인해 판결이 지연된 상황이며, 이와는 별개로 ‘이클립스워’와 관해 환불을 신청한 유저들에게 게임스쿨티지씨 측이 환불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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