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을미년' 이제는 콘솔게임이다 - #2 스마일게이트

등록일 2015년01월13일 15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던 지스타 2014. 2005년 첫 개최 이후 10주년을 맞이한 지난 해 지스타에서는 내로라 하는 국내 대형 게임회사들은 물론 다수의 한국 게임사들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차세대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에 진출할 것이라는 놀라운 발표가 나왔다.

스마일게이트, 조이시티, 블루사이드 등 전통의 온라인 게임 강자들이 지스타 2014를 통해 콘솔게임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겠다고 선언했고 콰트로기어 등 실력파 인디 개발사들도 모바일이 아닌 플레이스테이션4와 PS Vita 등 콘솔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 게임 생태계가 온라인과 모바일게임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성과 활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게임포커스에서는 국산 콘솔게임들이 본격적으로 쏟아져나올 2015년을 맞아 국내 콘솔게임의 현 주소와 콘솔 플랫폼 진출을 선언한 조이시티, 스마일게이트, 콰트로기어 등의 게임사들을 만나 콘솔게임 진출을 위한 준비상황과 이들이 보는 콘솔 플랫폼과 향후 시장전망은 어떤지 알아봤다.

그 두번째 순서로 모바일 플랫폼에서 서비스중인 '큐라레 마법도서관'의 플레이스테이션4 이식을 결정한 스마일게이트의 준비 상황을 확인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스타 2014 스마일게이트 부스 전경

스마일게이트의 콘솔 플랫폼 처녀작인 큐라레 마법도서관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은 2015년 2분기 출시 예정으로, 지스타 2014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참전을 선언한 개발사 중 가장 먼저 게임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플레이스테이션4 진출은 경영진의 의지에 바탕한 것이었다. 일찍부터 해외 게임쇼, GDC 등을 돌아보며 글로벌 시장에 관심을 기울여 온 스마일게이트는 기존 시장에서 북미, 유럽 등에서 제대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PC와 모바일 뿐만 아니라 콘솔 플랫폼 공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큐라레 마법도서관이 콘솔 진출 1호 게임으로 선정된 것은 개발을 주도한 김용하 PD가 콘솔 개발경험('마비노기' Xbox360 버전)이 있다는 점, 그리고 멀티플레이가 중심인 큐라레 마법도서관이 온라인 기능이 강화된 플레이스테이션4에서의 개발, 서비스를 경험하는 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4년 11월 열린 지스타 2014에서 발표된 큐라레 마법도서관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은 2014년 8월에 확정되어 9월부터 개발이 시작된 프로젝트다. 큐라레 마법도서관 개발팀은 기존 모바일 게임 업데이트를 정상 진행하는 동시에 비밀 프로젝트였던 큐라레 마법도서관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 개발을 수행했다.

김 PD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정말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서 "현세대 콘솔, 플레이스테이션4와 Xbox One은 온라인 기능이 디폴트가 되었다"며 "온라인 게임에서 가진 장점을 살려서 콘솔에 도전해 보자는 경영진의 지목을 받고 스마일게이트 콘솔 타이틀 1호를 우리 큐라레 개발팀이 맡게 됐다"고 전했다.

'큐라레 마법도서관' 핵심 개발진. 가운데가 김용하 PD이다

김용하 PD가 넥슨에서 마비노기 Xbox360 개발에 참여한 것은 지난 2000년대 중반으로, 마비노기 Xbox360 버전은 2007년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2008년에는 12세 이용가로 심의를 통과하는 등 화제를 모았지만 2009년 프로젝트 중단이 확정된 바 있다.

김 PD는 당시와의 개발환경 차이에 대해 "다시 콘솔 개발을 해 보니 개발은 확실히 쉬워졌다"며 "SCEK의 기술지원에는 만족한다. 한글 지원도 잘 되고 개발킷도 빠르게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에 뛰어든 국내 개발사들은 입을 모아 SCEK의 지원에 만족을 표하고 있다. 사진은 SCEK 카와우치 대표

사실 마비노기를 콘솔로 옮길 때에는  MMORPG를 이식하는 것이라 서버를 어떻게 구성하고 암호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고민할 거리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부터가 PC 개발환경과 비슷하고 게임엔진 자체적으로 포팅을 해 주는 시대다.

그렇다고는 해도 전혀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식 작업이 쉽지많은 않았다. 무엇보다 모바일을 전제로 만든 게임을 거치형 콘솔게임으로 바꾸려니 바꿔야 할 게 너무 많았다.

김용하 PD는 "이식 작업 자체는 할만한 것 같고 수월하게 포팅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게임을 들고 눈앞에서 하는 것과 앉아서 멀찍이서 보고 하는 것은 게이머들의 마음가짐부터 달라서 재구성 작업에 공을 들여야 한다.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 큐라레 마법도서관의 방향은 잡혀 있지만 구현하는 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큐라레 마법도서관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은 스테이지 클리어 형태가 될 예정이다. 기존 모바일 버전에서 게임의 기본 뼈대가 있고 주기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한 것에서 게임을 진행할수록 적들이 점점 강해지는 형태가 도입된다. 모바일 버전의 던전 공략 시 스태미너가 줄어드는 시스템이었지만, 콘솔 버전에서는 스태미너를 소모하지 않고 레벨링 구간을 설정해 적들이 점점 강해지는 구조로 만들 계획이다.

김용하 PD는 "콘솔 버전에는 처음부터 충분한 콘텐츠가 투입될 것"이라며 "콘솔 게임은 늘 잡고하는 게 아니라 1주일에 한두번 플레이해도 진도를 뽑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큐라레에는 이미 150명 이상의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500종 이상 캐릭터, 1200장 이상의 카드가 존재한다"며 "장기간에 걸쳐 업데이트한 시나리오와 이벤트가 있지만 2주마다 한 시즌을 진행하며 주기적 업데이트를 해 나가는 모바일 버전과 달리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은 기존 시나리오를 레벨 구간으로 배치해 메인 시나리오를 진행하며 이벤트를 클리어하는 계단식 구조로 가게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큐라레의 퀄리티를 플레이스테이션4에 맞춰 선보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플레이스테이션4의 성능을 충분히 활용해 디테일한 3D 묘사, 고도의 셰이더, 풀 신 이펙트, 고해상도 일러스트와 함께 60 프레임을 구현할 계획이다. 조작 체계도 패드에 맞춰 변경할 예정이다.

큐라레 마법도서관은 2015년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지만 한국 게이머들이 당장 게임을 플레이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스마일게이트가 큐라레 마법도서관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의 경우 영어 버전을 준비해 북미 PSN에 다운로드 전용으로 우선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 북미 PSN 계정을 가진 유저라면 북미 PSN에서 다운로드해 한국 계정으로 플레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큐라레 마법도서관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은 스마일게이트 회사 차원에서 콘솔에서 부분유료화 게임에 도전해 보는 첫 시도라는 의미를 갖는다. 콘솔 진출의 어려움,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반응을 보고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기 위한 도전이기도 하다.

플레이스테이션4가 첫 도전의 무대로 선택된 것은 글로벌 차세대 콘솔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첫 도전에 나섰다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스텝을 어떻게 밟게될지는 모르겠지만 발걸음을 뗀 이상 재미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첫 도전의 주역으로 발탁된 김용하 PD도 "우리의 큐라레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 개발은 콘솔에서 부분유료화에 도전하는 프로젝트"라며 "플레이스테이션4를 최우선으로 하고 Xbox One과 스팀에 대해서는 그 다음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북미를 첫 도전지로 선택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콘솔 게임시장을 가진 북미에서 통한다면 자신감이 붙고 다음 도전에 탄력이 붙을 것이기 때문.

마지막으로 김용하 PD에게 트로피 난이도는 어떻게 할 계획인지를 물었다.

김용하 PD는 "트로피 획득은 쉽게 할 생각이다. 레벨 도달, 카드 콜렉션 등에 트로피를 붙이려 한다.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게, 너무 어렵지 않게 트로피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내 대형 게임업체의 첫 차세대 콘솔게임이 될 큐라레 마법도서관이 북미 콘솔 게이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지켜봐야 할 듯 싶다. 물론 한국어 버전 개발 소식도 어서 들려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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