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커넥트' 성공적 론칭, 카카오게임즈 이시우 본부장 "끝이 아닌 시작, 마니아게임 서비스 감 잡았다"

등록일 2019년04월02일 16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2017년부터 미소녀 캐릭터들을 앞세운 마니아게임들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선보이며 시장을 개척해 온 카카오게임즈가 기대작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지난 3월 28일 출시된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는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 10위권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게임업계 안팎에서는 이 게임이 이미 일본에서 롱런중인 게임으로 탄탄한 시스템과 콘텐츠를 갖췄고, 과금 구조도 뽑기보다는 육성에 초점을 맞춘 월정액 패키지 과금이 많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오랫동안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스테디셀러가 될 거라는 예측이 많이 나오고 있다.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이하 프린세스 커넥트)는 '앙스타', '뱅드림' 등 마니아게임을 다수 선보인 카카오게임즈가 공개적으로 계약했음을 밝힌 마지막 타이틀이다. 앞서 발매한 타이틀들이 두드러지는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국내 팬층을 형성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와중에 프린세스 커넥트의 선전은 매우 고무적이다.
 
카카오게임즈가 프린세스 커넥트를 마지막으로 마니아게임 소싱에서 힘을 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후속 타이틀을 찾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고 프린세스 커넥트의 흥행은 그런 움직임에 더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가 마니아게임에 투자한 지난 2년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프린세스 커넥트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 모바일퍼블리싱사업본부 이시우 본부장을 찾아갔다.
 


 
카카오게임즈의 마니아게임 드라이브를 이끌어 온 이시우 본부장은 '뱅드림'에 꽂혀 최고난이도를 클리어할 정도로 플레이한 열성 유저로 알려져 있다. 프린세스 커넥트도 일본판을 즐기다 정식 출시 후 한국어로 스토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한국어 출시를 기다려 온 유저이기도 하다는데...
 
이 본부장에게 마니아게임을 서비스해 온 지난 시간에 대해, 프린세스 커넥트에 대해, 그리고 한국 마니아게임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시각을 두루 들어봤다.
 
마니아게임 서비스, 평범한 게임들과는 달랐다. 이젠 감 잡았다
이시우 본부장에게 가장 먼저 마니아게임들을 쭉 서비스해 오며 느낀 감상을 듣고 싶었다. 아무래도 까다로운(?) 유저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았는데, 역시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본적으로 게임회사에서 일하는 분들이면 콘텐츠 마니아적인 면이 있고 해서 처음엔 저나 운영팀이 모두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운영을 해 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부분이 많더군요.
 
되돌아보면 일본의 캐릭터들의 매력을 앞세운 캐릭터나 유명한 스토리를 갖춘 모바일게임들이 쉽게 한국에 들어왔다가 서비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금방 종료된 경우가 많다 보니, 그런 게임, 장르에 애착을 가진 유저들에게 상처를 많이 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저희도 그런 면에서 의심을 많이 받았죠.
 
일본식 운영방식이 있는데 한국 퍼블리셔들은 한국에선 한국식으로 해야 한다고 평소 하던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본식 운영에 대한 이해 없이 한국, 한국 유저에겐 이게 맞다고 생각했던 건데 그게 마니아 유저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준 경우도 많았고요.
 
저희도 시행착오를 좀 하고 이해하고 몸에 익히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이제는 좀 감이 잡힌 것 같습니다"
 
이시우 본부장의 말대로 그 동안 국내에서 마니아게임을 즐겨온 유저들은 불안한 운영, 언제 서비스가 종료될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 등에 고통받아 왔다. 카카오게임즈도 서비스 초반 '시행착오'를 거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카카오게임즈는 오랫동안 게임을 끌고 갈 생각이 확고하다는 점이다. 앙스타와 뱅드림을 꾸준히 서비스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막 출시된 프린세스 커넥트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는 게 목표이다.
 


 
"마니아게임들을 운영하며 느낀 것은 유저들이 다른 장르들과 비교해 게임, 스토리,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많다는 것입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게임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기보다는 '애정'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애정을 가진 유저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을 해야 하는데 바른 방향을 찾아 나아가는게 어렵고 운영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 동안 공부가 많이 됐고 조금씩 더 잘 할 것이고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니아게임 유저들을 상대해 보면 비교적 순수한 유저들을 상대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분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비판하면서도 마음에 들면 칭찬도 해 주시고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시우 본부장의 감상이다.
 
프린세스 커넥트는 끝이 아니야, 마니아게임에 대한 투자 계속될 것
앙스타 계약 후 뱅드림, 프린세스 커넥트까지, 카카오게임즈는 2017~2018년 사이 많은 화제를 모은 타이틀을 연이어 발표해 게임업계를 놀래켰다.
 
하지만 프린세스 커넥트 이후 카카오게임즈가 새로 확보했다고 발표한 마니아게임이 없어 마니아게임에 흥미를 잃은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는 상황. 하지만 이시우 본부장은 마니아게임 확보에 계속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소싱을 하다 한 번에 많은 게임이 계약되어 한번에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무작정 게임 숫자만 늘리는 게 좋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한정된 자원을 게임에 투입하는 것인데 게임을 무작정 늘리면 소홀해지는 게임도 생기고 운영하며 소홀해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마니아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이죠. '신작이 나오니 내가 하고있는 게임을 버리는 것 같다'는 느낌. 라인업을 늘리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물론 프린세스 커넥트가 저희의 마니아게임 서비스의 끝은 아닙니다. 해외 개발사, 특히 일본 개발사와의 협업은 팀웍이 중요해 전보다 더 대화를 많이 하고 협의해 계약을 하고 발표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작품들, 계속해서 조사하고 진행중인 타이틀이 더 있습니다.
 
한국에서 마니아게임 확보 경쟁이 전보다 치열해져서 더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사실 프린세스 커넥트의 경우 발표가 계약 직후 바로 이뤄졌는데, 출시까지 텀이 길어 유저들의 우려가 컸던 케이스이다. 왜 이렇게 텀이 길어진 걸까?
 
이시우 본부장은 가장 큰 이유로 번역 및 검수 과정을 들었다. 다른 타이틀에 비해 양도 많았고 원 저작권자(사이게임즈)와도 긴 협의를 거쳤다는 것. 그리고 오래 준비한 만큼 오래도록 사랑받는 게임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프린세스 커넥트는 첫달 매출이 얼마가 나왔다는 그런 것보다는 카카오게임즈라는 브랜드 이미지나, 회사 경영 측면에서도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 게임을 선택해 주신 유저들이 그 선택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서비스하는 우리들의 노하우나 정성도 필요하겠지만 게임을 설계하고 콘텐츠를 추가해 주는 개발사의 입장도 굉장히 중요한 것이죠. 프린세스 커넥트의 경우 일본에서 서비스한 기간이 있어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고 계속 발전해 온 게임이라 장기적으로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프린세스 커넥트의 계약은 꽤 빠른 시기에 됐습니다만, 번역 양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게임의 기반이 되는 스토리가 없다면 큰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지만 스토리와 설정이 방대하고 저작권자와 의논하며 검수하는 과정도 있었죠. 계약이 되자마자 번역 작업을 시작했는데 준비에 시간이 걸려 버렸습니다. 오래 기다리시게 한 점,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오래 기다리시게 한 만큼 더 오래, 좋은 운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이 본부장의 약속이다. 사전 번역, 검수에는 시간이 걸렸지만 출시 후에는 더 빠른 진행이 가능하니 업데이트나 콘텐츠 추가가 늦어지는 일은 없을 거라는 약속도 이어졌다.
 
오프라인 이벤트 기대해 볼까
최근 카카오게임즈의 행보를 보면 일본에서 성우들을 불러 이벤트를 한다거나, 오프라인 카페와 연계해 콜라보레이션 카페를 운영하는 등 오프라인에서 유저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모습이 엿보인다.
 
다음으로는 이런 부분에 대한 이시우 본부장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했다.
 
"사실 오프라인 이벤트는 처음부터 많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퍼블리셔가 보통 하던 행사들이 대규모 행사, 가령 지스타 같은 형식이었다 보니 일본이나 중국에서 마니아게임 이벤트가 열리는 것에 비해 경험이 없어 천천히 연구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뱅드림 라이브 뷰잉이 저희가 오프라인 행사를 처음 해 본 것이었고요. 그 후에 성우 초청 행사도 하고 카페도 하고 조금씩 노하우를 쌓아 왔습니다. 이제는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해 본 상태라 앞으로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해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의 기본 방침은 이런 마니아게임 장르의 오프라인 행사 참여는 아주 좋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희가 유저들을 현장에서 직접 대면할 기회가 기존에는 간담회 정도였는데, 간담회는 심각하고 좀 사고가 나야 하는 거란 말이죠. 그에 비해 순수하게 유저들이 즐기길 바라는 이런 행사를 정기적으로 하면 유저들을 근거리에서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특히 이런 행사 자체에 유저들이 애정을 갖고있다는 점에서 운영진에도 동기부여가 잘 되고 있습니다. 대표님들도 좋아하시고요. 앞으로 오프라인 행사, 이벤트를 더 자주 할 것 같습니다"
 


 
이시우 본부장의 설명인데... 프린세스 커넥트 유저들도 그런 행사, 이벤트를 기대할 것 같아 유저들을 대신해 물어봤다.
 
이혁진 기자: 프린세스 커넥트 오프라인 이벤트, 성우 초청 이벤트, 등등을 기대해 봐도 좋습니까?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협의 과정을 거치느라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안 하진 않을 겁니다. 여러분이 바라시는 것들은 대부분 준비되고 있습니다다. 믿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안 하려는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리고 있을 뿐입니다"라고 답했다.
 
한국 마니아게임 시장, 더 커질 것
마지막으로 이시우 본부장에게 현재의 한국 마니아게임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고 전망하는지를 물었다. 마니아게임에 더 투자하겠다는 것은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
 
"한국의 마니아게임 시장은 좀 더 성장하고 성숙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희가 서비스하는 프린세스 커넥트, 뱅드림, 앙스타 등을 갖고있는 게임적 요소만 즐기는 분도 아직 꽤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일본이나 중국을 봐도 마니아게임 시장이 커지고 성숙해지면 유저들이 게임 요소보다는 세게관, 캐릭터 등을 메인 콘텐츠로 소비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 상황은 리듬게임 요소, 성장, 수집, 경쟁같은 RPG 요소에 집중하는 경향이 큽니다. 그런 부분만 즐기다 게임을 떠나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캐릭터와 스토리, 세계관에 집중하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스토리를 더 주의깊게 보고 공식카페에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번역 제안도 하는, 그런 유저가 늘고 있습니다. 그런 유저가 많아지는 것이 마니아게임 시장이 성숙해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서 오프라인 행사나 관련상품 같은 2차적인 시장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달라진 걸 느꼈고 올해도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사실 이시우 본부장이 이야기한 캐릭터와 스토리에 집중하는 유저가 게임 요소에 집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프린세스 커넥트는 경쟁 요소를 가진 게임인데 애정을 갖고 집중한 유저들이 경쟁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카카오게임즈의 지난 성우 초청 이벤트를 돌아봐도 게임 마니아들보다 순수 성우 팬들이 참여해 성우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면서 제대로 플레이를 못 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참여한 유저들이 모두 풀콤보를 보여줘 '애정이 있으면 열심히 해서 잘 하는구나'라는 교훈을 줬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 본부장에게 프린세스 커넥트의 국내 흥행 가능성에 대해, 그리고 2019년을 어떤 한해로 만들고 싶은지를 들어봤다.
 
"프린세스 커넥트는 잘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걸 다른 액션 RPG, 시뮬레이션 대작게임처럼 매스 마케팅을 하는 건 초기에 들어올 프린세스 커넥트 유저들이 바라는 바가 아닐 거라고 봅니다. 매스보다는 코어 마케팅을 해야 하고, 천천히 프린세스 커넥트 유저를 늘려가려 합니다. 물론 강하게 나가야 할 타이밍이 오면 강하게 나가야겠죠.
 
2019년은 서비스 퀄리티를 더 높여나가 저희 게임에 만족하는 분들이 많아지게 만들려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저희가 앞으로 다른 게임을 서비스할 때 우려보다는 기대를 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 믿고 하는 카카오게임 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렇게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이 말을 듣고 뱅드림 출시 전 사석에서 만났을 때 이시우 본부장이 뱅드림 서비스를 통해 유저들이 카카오 게임에 대해 갖는 우려를 기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던 게 생각났다. 그만큼 뱅드림은 순간 순간의 성적과 관계없이 좋은 서비스를 오래오래 가져갈 의지가 담긴 게임이라는 의미로 읽혔는데, 프린세스 커넥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인상을 받았다.
 
기자는 일본판을 하려다 한글판으로 하려고 기다린 만큼, 나오자마자 일단 월정액은 싹 넣은 상태인데... 이 본부장의 의지대로 카카오게임즈가 프린세스 커넥트를 오래도록 좋은 서비스로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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