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몬헌'보다 비싼데...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워크3 리포지드'

등록일 2020년02월17일 14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RTS 게임 '워크래프트 3'의 리마스터 패키지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가 지난 1월 29일 출시되었다.

 

당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와 관련해 '워크래프트 III: 레인 오브 카오스(Warcraft III: Reign of Chaos)'와 '워크래프트 III: 프로즌 쓰론(Warcraft III: Frozen Throne)'을 대대적으로 발전시켜, 전폭적인 그래픽 업그레이드, 블리자드 Battle.net을 통한 최신 소셜 및 매치 메이킹 기능 구현, 개선된 '월드 에디터(World Editor)'를 비롯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맵 제작자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 등을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원작이 워낙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명작이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블리즈컨'을 통해 놀랄만한 정보를 공개했던 만큼 '워3 리포지드'는 이미 출시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은 작품이었다. 특히 유저들은 같은 리마스터작인 '스타크래프트1'의 리마스터가 16,500원인데 반해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는 그 두배를 넘는 36,000원으로 책정됐고 또한, 당초 2019년 출시 예정이었던 것이 2020년 1월로 미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가 말해왔던 것을 '굳게' 믿으며 게임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해 블리즈컨 2019에서 출시 스펙 일부가 공개된 후 유저들의 굳건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게임이 출시된 후 유저들의 평가는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했으며, 심지어는 구입한 유저들끼리 제품 환불 방법 공유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왜 유저들이 1년을 넘게 손꼽아 기다린 이 게임은 출시 한 달도 안돼 악평만 듣는 게임이 되었고 심지어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연이어 올라오는 환불 문의를 못 견디고 환불 시스템을 더 쉽게 수정하는 지경까지 오게됐을까.

 

기술은 발전했지만 현대적인 감성은 더하지 못한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는 이미 게임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워크래프트 3의 그래픽을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던 것 처럼 모델링과 텍스처의 상향이 이루어졌다. 또한 해상도도 크게 바뀌어 현재의 모니터 사양들에 맞게 그래픽도 최적화 시켰다.

 

문제는 해상도를 높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세밀해진 것이 아니라 이미지 하나를 상하좌우에서 잡고 쫙 늘린 느낌이었다는 것. 또한 해상도의 변화에 맞춰 UI도 조정됐어야 했지만 그렇지도 못해 전체적인 해상도와 UI의 조화가 뭔지 모르게 어색했다. 여기에 오브젝트는 작아졌고 오리지널 버전과 색상과 음영이 달라 보이는 버그가 발생했으며 그래픽 업그레이드가 오히려 피아 식별에 방해가 되고 눈에 피로도를 한층 높여 놓았다.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는 기존 영어 음성과 함께 한국 성우의 음성을 추가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하스스톤'에서 자주 들었던 영웅 목소리가 게임에 추가됐고 자막의 번역 퀄리티도 높아져 과거 제 3의 언어 같이 번역되었던 자막으로 플레이하던 때와 비교하면 가장 크게 발전한 부분인 듯 싶다. 다만 영웅 말고도 일반 NPC들에도 한국어 사운드를 넣었기 때문에 영어 음성으로 10년을 넘게 들어 오던 일꾼의 대사를 한국어로 들으려니 어색하고 꽤나 곤혹스러웠다.

 

출시 국가가 다양하고 게임내 음성 언어가 다양한 게임이라면 유저들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게임 내에서 음성 언어 변경 인터페이스가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는 게임 내 설정 어디에도 음성 언어 변경 옵션이 없었다. 그래서 한국어 음성이 디폴트면 영어 음성으로 바꾸고 싶어도 한국어 음성으로만 플레이 해야하며 반대로 영어 음성이 디폴트인 경우도 마찬가지.

 

물론 그래픽과 사운드 부분이 오리지널과 비교해 훨씬 나아지기는 했지만 리마스터의 개념이란 단순히 그래픽과 음성의 발전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오히려 지금 세대의 유저들이 원하는 기능이 어떠한 것인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고민이 부족했던 것 싶다.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의 가격은 36,000원이다. 스타크래프트1 리마스터 가격인 16,500원 보다 두 배 이상 비싸고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32,000원)'보다 4,000원이 비싸며, 현재 스팀에서 판매 중인 '몬스터 헌터: 월드'의 가격인 34,900원보다도 더 비싸다.

 

물론, 가격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이 게임이 다른 PC 게임과 비교해도 절대 저렴한 게임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출시 전 게임을 미리 사전 구매한 게이머로서 이 게임이 '배틀그라운드'나 '몬스터 헌터: 월드' 보다 만족스러운 게임이었냐 묻는다면 정말 안타깝게도 “아니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사전 테스트 조차 안한 이 게임을 선뜻 미리 구매한 이유는 단순하다. 오리지널 워크래프트 3에서 보여준 게임성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신뢰가 깨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무리 유명한 맛집이라도 단골들의 신뢰를 잃고 악평만 쌓이게 되면 찾는 이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철옹성 같은 블리자드를 향한 유저 충성도 또한 마찬가지다. 한 번 잃은 신뢰를 다시 복구하는 것은 처음 신뢰를 쌓는 것 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유저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지만 오히려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의 등장은 조금씩 깎이고 있던 블리자드에 대한 유저들의 불신에 불신에 쐐기를 박은 느낌이다.

 

향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이 게임의 업데이트 방향성을 어떻게 잡을지 또한 유저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그 길이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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