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8일,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의 원조 '데빌 메이 크라이 5'가 발매됐다. 당시 기자는 팬심을 담은 리뷰를 통해 시리즈의 팬들을 위한 완벽한 종합선물세트라 평가하는 한편,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가 다시 돌아온 것에 대해 환영의 메시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10년 동안 쌓인 의욕과 10년 동안 발전한 최신 기술이 융합된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팬 여러분들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어느덧 게임이 발매된 지도 1년 하고도 반년이 넘게 지난 11월, PS5 및 XSX와 함께 확장판 '데빌 메이 크라이 5 스페셜 에디션(이하 5SE)'이 드디어 정식으로 발매됐다.
이번 '5SE'는 8세대와 9세대 사이에 발매된 일명 '낀세대' 타이틀이고 또 시리즈의 넘버링 신작도 아니지만, 레이트레이싱과 하이프레임 모드 등 차세대 기기의 성능을 활용한 각종 모드와 플레이어블 캐릭터 '버질', 시리즈 전통의 '터보 모드' 등을 추가하면서 볼륨을 더했다.
'5SE'가 PC 버전에는 발매되지 않았고, 또 지금으로써는 PS5를 구할 길이 없어 12월 15일 '버질' DLC를 기다리고 있는 와중, 정식 발매된 PS5 버전의 '5SE'를 플레이 해볼 기회가 생겼다. '스페셜 에디션' 버전에서 늘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해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버질'의 플레이 감상, 그리고 'PS5'로 즐겨본 소감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봤다.
*사소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리즈 전통의 '스페셜 에디션' 버전, '버질' 하나만으로도 구매 가치 있다
이번 '5SE'는 3편과 4편의 '스페셜 에디션'과 마찬가지로 각종 개선점 및 모드를 탑재한 일종의 확장판이다. 전작과는 별개의 타이틀로 취급되기 때문에, '버질'을 지금 바로 즐겨보고 싶다면 PS5와 XSX의 '5SE'를 구매해야 한다.
사실 팬인 입장에서 캡콤이 '몬스터헌터'나 '바이오하자드'에 비해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를 다소 찬밥으로 취급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종종 있다. '버질'을 인질(?)삼아 새로 추가되는 내용도 별로 없이 '스페셜 에디션' 버전을 팔곤 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신작에서 '버질'을 플레이해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번 '5SE'를 구매할 가치는 충분하다. 그렇다. 나는 알면서도 또 속은 것이다.
우선 '버질'에 대한 감상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강하다'. 집중도가 2단계일 때 전체적으로 기술들의 범위가 넓고 이펙트도 화려하다. '단테'가 공방의 유연함과 테크니컬한 면모가 돋보인다면, '버질'은 때로는 묵직하고 때로는 빠른 액션들이 플레이어를 즐겁게 한다.
'버질'의 액션 시스템들은 '3SE', '4SE', 'DmC: Devil May Cry(이하 DmC)'를 적절히 섞은 느낌이다. '3SE'에서 정립된 데빌암 3종과 환영검 그리고 트릭 기술들, '4SE'에서 추가된 각종 기술들과 'DmC'의 모션 및 테크닉 일부가 더해진 형태다. 'DmC'가 팬들 사이에서 다소 서자(?) 취급을 받는 것과 달리, 'DmC'의 '버질'에게서 액션 측면으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 눈에 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시리즈 3개를 섞어 놓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많은 것들이 추가 및 개선되었기에 '4SE'와는 비슷하지만 또 다른 감각으로 플레이 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선 플레이어블 '버질'도 보스로 등장하는 '버질'이 사용하는 '도플갱어'를 사용할 수 있다. '3'를 비롯해 본래 시리즈에 등장한 '도플갱어'들은 약간의 딜레이를 두고 액션을 따라하도록 고정되어 있었는데, 이번 '5SE'에서는 액션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빠르게, 동일하게, 느리게 등 세 가지로 조절 가능하며 소환 중 자신의 옆으로 다시 불러오는 것이 가능하다.
'진 마인화'는 '단테'의 '진 마인화'처럼 데빌트리거 게이지로 진 마인화 게이지를 채우고, 홀드 이후 떼면 발동하는 형태가 됐다. 전작처럼 즉각적으로 발동하기에는 다소 번거로워 지긴 했지만 '저지먼트 컷'을 동시에 3개 목표에 사용하거나 일부 액션들에 추가타가 발생하는 등 강력한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다.
그 외에 기존에 존재하던 데빌암들의 액션들은 거의 유사하다. 각 데빌암 마다 한 두가지 기술이 더해졌고, 일종의 '필살기' 느낌의 기술들도 한 개씩 추가됐다. 또 '집중도' 게이지를 약간 소모해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블록'이 추가됐고, 회피 성능이 좋은 '사이드 트릭'을 비롯해 '트릭' 기술들도 약간의 개선 및 변경이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단테'와 같이 공중에 띄우는 환영검 도발 공격과 S랭크 이상일 때의 '비연참' 1타가 추가됐다.
우선 '야마토'는 대부분의 공격 이후 타이밍에 맞춰 '저지먼트 컷'을 최대 3번까지 연계할 수 있게 됐다. 타이밍이 다소 까다롭지만, 연계에 성공하면 상당히 스타일리쉬해 보인다. 또 '헬름브레이커'와 유사한 공대지 공격과 적을 한 곳에 모으는 '보이드 슬래시' 등의 기술이 몇가지 추가되었다. 보스 '버질'이 사용하는 '저지먼트 컷 엔드'도 그대로 써볼 수 있다.
'베오울프'는 외형이 다소 묵직하게 변경됐다. 전작처럼 몇몇 공격에서 차지가 가능하고, '킥13' 이후 연계되는 '라이징 선(일륜각)'도 일반 상태에서 세모를 꾹 누르면 발동되도록 개선됐다. '진 마인화' 시에는 콤보 B 이후 '철산고' 자세로 타격하는 추가타가 더해졌고, 묵직한 타격감과 큰 광역 대미지를 자랑하는 필살기 '헬 온 어스'도 추가됐다.
'미라지 엣지'는 '포스 엣지'를 계승하는 데빌암이다. '4SE'와 성능 및 기술이 대동소이 하며, '야마토' 및 '베오울프'와 마찬가지로 추가된 필살기 '딥 스팅거'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체감상 '라운드트립'의 발동을 위한 홀드 시간이 여유로워졌고, '오버드라이브'의 이펙트가 다소 바뀐 것이 눈에 띈다.
본편 스토리 상에서 인격을 분리하며 'V'와 '유리즌'이 탄생 했는데, 이를 '월드 오브 브이'라는 기술로 구현해 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V'와 소환수들이 일제히 등장해 광역 공격을 펼치는데, 체력을 약간 회복하고 '그린 오브'를 떨어트릴 확률이 높아진다. 위험한 순간이 왔을 때 활용할 가치가 있는 기술이다.
정리해 보자면 전체적으로 전작에서 아쉬웠던 것들이 개선되고, 새로운 액션들이 추가돼 재미를 더하고 있다. 3'SE'와 '4SE', 그리고 'DmC'를 거쳐 이번 '5SE'에 등장한 '버질'은 사실상 '완전체' 같다는 느낌을 준다. 어떤 모드에서라도 성능이 발군이기 때문에 꼭 즐겨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LDK'부터 빠른 로딩속도까지, 차세대 콘솔에서의 '5SE'
물론 '스페셜 에디션'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버질' 플레이어블이긴 하지만, 이 외에도 9세대 콘솔 기기의 성능을 활용한 각종 모드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레전더리 다크나이트(LDK)' 모드다. '데빌 헌터'나 '손 오브 스파다', '단테 머스트 다이' 등의 난이도에서는 소수 정예로 적들이 등장하지만, 'LDK'에서는 '무쌍'류 게임처럼 악마들이 떼로 몰려 나온다. 넓은 범위를 가진 기술들로 적들을 쓸어버릴 때의 쾌감이 상당한 편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필연적으로 기기의 성능이 받쳐줘야 하는데, 'PS5'에서의 경험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수많은 적을 동시에 공격할 때 프레임 드랍이 약간 거슬리지만, 다른 모드에서는 프레임 드랍을 전혀 느껴볼 수 없었다. 'LDK' 모드에서의 프레임 드랍은 아무래도 '낀세대' 타이틀인 만큼 포팅과 개발 과정에서 최적화가 다소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PS5'의 발매 이전에 그토록 소니에서 강조했던 로딩 속도는 발군이다. 미션 로딩 속도는 대체로 2~3초 내외면 끝난다. 커스터마이징을 위해 메뉴를 불러올 때도 거의 로딩을 느껴볼 수 없었다. PC에서 SSD를 사용할 때보다 체감상 1.5배 가량 빠르게 느껴진다. 'PS4'에서 HDD를 사용할 때의 로딩 속도를 생각해보면 엄청난 차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쉽게도 TV가 높은 주사율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120프레임의 '하이프레임 모드'는 체험해볼 수 없었다. 최근에는 144hz, 24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모니터가 많이 보급되어 있고 'PS5'를 모니터에 연결해 사용하는 게이머도 많은 만큼 직접 테스트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레이트레이싱'의 경우 큰 체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워낙 게임 자체가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굳이 '레이트레이싱'을 켜지 않더라도 'RE엔진'의 뛰어난 그래픽 덕분에 액션 게임으로서는 크게 아쉽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터보 모드'는 '3SE'와 '4SE' 등에 탑재된, 고급 플레이어들을 위한 모드다. 게임의 속도가 평소보다 1.2배(20%) 빨라지는데, 그만큼 적의 공격에 대응하기 어려워지지만 적응한다면 호쾌한 액션을 즐겨볼 수 있다. 한창 '3SE'와 '4SE'를 즐기던 시절에는 '터보 모드'를 고집 했었는데 이제는 조금 버거운 느낌이다.
이미 발매 전에 캡콤이 밝혔듯이, '버질'로 동일한 구성의 프롤로그부터 최종 미션까지 플레이 해볼 수 있고, '블러디 팰리스'도 마찬가지로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미션 도중에는 '4SE'와 마찬가지로 몇몇 포인트에서 '트릭'을 활용해 넘어갈 수 있도록 변경돼 진행에 막힘이 없다.
이 외에 미션의 구성은 변화가 없지만 '버질'이 등장하는 첫 CG 영상이 추가됐고, '단테'와 가볍게 말다툼을 하며 형제간의 우애를 다지는(?) 마지막 엔딩 영상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스킵을 하지 말길 추천하고 싶다.
1회차 엔딩을 보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후반부 미션에서의 보스 '단테' 2연전이었다. 매우 저돌적으로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공격해오고, '진 마인화'의 기술들까지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상당히 고전을 했다. 과거 4편의 '블러디 팰리스' 101층 '단테'와의 싸움이 생각나는 미션들이었다.
전체적으로 '버질' 위주의 감상을 적었는데, 호평을 받고 있는 '듀얼센스'의 감각도 상당히 좋다. 특히 이전부터 개발진에서 강조했던 '어댑티브 트리거'를 느껴보기 위해 '네로'의 '익시드'를 사용해 봤는데, '익시드'를 터트릴 때 '레드퀸'의 스토틀을 당기는 듯한 '어댑티브 트리거'의 감각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익시드'라는 시스템 자체가 매 공격마다 사용해야 하고 타이밍이 중요한 만큼, 오래 사용하면 손가락에 피로도가 상당할 것 같다.
본편의 허전한 빈자리, 플레이어블 '버질'이 채웠다
직접 즐겨본 '5SE'는 플레이어블 캐릭터 '버질'과 'LDK', '터보 모드', '레이트레이싱', '하이프레임 모드' 등 다양한 추가 요소로 무장하고 있었다. 특히 액션 측면에서는 각종 기술들이 추가 및 개선되면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DmC'의 '버질의 몰락' DLC 처럼 본편 미션 외에 아예 '버질'만의 스토리 미션을 몇 개라도 준비해 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 가장 크게 아쉽다. 또 '4SE'에서는 '레이디'와 '트리쉬'도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구현되어 있는데, '5SE'에서는 이 두 캐릭터도 빠졌기 때문에 상당히 아쉽다.
한편으로는 리메이크판 '데몬즈 소울'과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등 걸출한 'PS5' 론칭 타이틀들이 함께 발매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5SE'의 크기가 작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와 같이 최신 타이틀에서 '버질'을 플레이 해보고 싶었던 팬이라면, 이번 '5SE'가 본편의 허전한 빈 자리를 채워주는 좋은 타이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만약 '5SE'에 포함된 각종 모드들에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거나, 또는 차세대 기기 없이 '버질'만 간단하게 플레이 해보고 싶다면 12월 15일 발매될 예정인 DLC를 기다려보자.
해당 DLC는 PC와 PS4, XBOX ONE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있고, 가격도 4.99달러(한화 약 5,700원) 정도로 싼 편이다. 나 또한 PS5를 구매할 계획이 당분간은 없기 때문에 더더욱 12월 15일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버펑크 2077'도 기다려지지만, '버질' 때문에라도 12월이 빨리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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