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3일, 넥슨코리아에 '메이플스토리' 보보보 사건과 관련해 약 116억 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 명령을 내린 가운데, 3일 저녁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총괄 디렉터와 김창섭 디렉터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공정위는 2021년 4월, 2022년 6월 등 두 차례의 현장 조사를 포함해 3년 여 동안 넥슨 전체 게임의 과거 및 현재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오늘(3일) 결과를 발표했다.
*관련 기사: 공정위, 넥슨 '메이플스토리' 보보보 사건 조사 결과 발표... 넥슨 "공정위 결정 겸허히 수용, 재발 방지 위한 개선 이미 완료"
이번 공정위의 결정과 관련해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총괄 디렉터와 김창섭 디렉터가 입장을 발표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공정위의 조사 경위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또 두 디렉터는 유저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과의 말도 전했다.
먼저 공정위의 조사 경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2021년 3월 확률형 아이템 '큐브'의 확률 공개와 함께 '보보보'와 같은 특정 잠재 옵션이 중복 출현하지 않는 사실이 공지됐다. 이후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고객간담회가 열렸고, 공정위의 넥슨 게임 전체에 대한 확률형 아이템 전수 조사가 진행됐다.
전수 조사에서는 현장 조사를 포함해 업무 메일 및 문서, 내부 코드 등에 대한 검수가 진행됐다. 넥슨은 이에 성실히 임했으며, 오늘(3일) 발표된 내용이 이 전수 조사에 대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조사가 오랜 기간 진행되어 조사 내용에 대해 일부 인지하고 있었고 용사님(유저)들께 우선적으로 말씀 드려야 하는 것이 마땅했으나,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웠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김창섭 디렉터는 "이어서 말씀드릴 모든 내용과 무관하게, 가장 먼저 지난 2021년 이후 저희에게 보내주신 큰 신뢰에 보답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모습으로 서게 된 점에 대해 디렉터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공정위가 위반 사항이 있다고 판단한 세 가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졌다.
먼저 ▲2010년 9월 '큐브' 아이템을 이용 시 잠재 옵션의 등장 확률을 균등한 것에서 차등 가중치를 부여한 것으로 변경하고 고지하지 않았다.
최초 '큐브'가 업데이트 되었을 당시에는 모든 옵션이 균등하게 설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약 3개월 가량 이러한 로직이 게임 밸런스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 밸런스 유지를 위해 효용 가치가 높은 옵션을 획득하기 어렵도록 변경했다.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14년 전 '큐브'를 사용하면 모든 옵션이 동등하게 등장하도록 설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명백한 판단 착오였다.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알려드리지 않은 것 또한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잘못된 일이다. 용사님들께 미숙한 운영으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2011년 8월 신규 최상위 등급인 '레전더리' 등급을 도입하면서 특정 옵션이 중복으로 출현할 수 있는 조합('보보보', '방방방' 등)을 제외하고 고지하지 않은 점이다. 이는 2021년 간담회 당시 많은 유저들이 지적한 내용이다.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이 역시 13년 전 게임 밸런스를 위해 조치한 내용이었으나,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점은 분명한 잘못이다"라며 "간담회에서 진심을 담아 사과 드리고, 확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용사님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신뢰에 충분히 보답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2013년 7월 '블랙 큐브' 출시 후 '유니크' 등급에서 '레전더리' 등급으로의 등급 상승 확률을 두 차례 조정했으나 고지하지 않은 점이다.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큐브' 아이템은 출시 후 주기적으로 명칭, 종류, 기능을 변경하여 판매해 온 상품이다. 2013년 '블랙 큐브'를 출시하며 기존의 여러 종류의 '레드 큐브'와 '블랙 큐브'로 단순화 했으며, 이후 인게임 밸런스 조절을 위해 등급 상승 확률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당시 '언리미티드' 이후 '레전더리' 장비 숫자에 비해 용사님들의 수가 매우 적은 시기였고, 이에 가치가 많이 하락하는 시기였다. 이에 개발진은 가치 보존을 위해 추가로 '레전더리' 등급 상승 확률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비록 확률 공개에 대한 의무나 업계의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지만,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은 저희의 잘못이다. 신뢰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마음 속 깊이 반성하고 자책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공정위의 발표 외에 유저들이 갖는 의문 사항에 대해서도 답했다.
특정 직업이나 유저들에게 다른 확률을 적용한 일은 없으며, '큐브'외에 '원더베리'나 '스타포스' 등의 아이템 확률 역시 표기된 것과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캐쉬 사용 로그 기록은 2년 치만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김창섭 디렉터는 라이브 방송 말미에 "오늘 방송을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용사님들이 주신 큰 신뢰와 사랑을 다시 한번 흔들었다는 생각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저와 '메이플스토리'는 다시 한번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원점에서부터 고민하겠다. 게임성, 성장, 과금 구조, 업데이트 구성 등 모든 항목에 대해 2021년 고객간담회 당시 그 마음 그대로 다시 살펴보고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통해 흔들린 신뢰를 회복해야 할지 확답을 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저와 '메이플스토리'는 2021년 4월 간담회에서 그러했듯 이번에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말했다.
끝으로 김 디렉터는 "결코 오늘 방송으로, 알량한 말로 흔들린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용사님들께 다시 한번 신뢰를 드리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방송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공정위는 확률 공개에 대한 법적 의무가 없는 시기의 사안에 대해 위반으로 판단했다는 넥슨의 주장에 대해 '사실은 이렇습니다'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는 "넥슨에 대한 이번 조치는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인 '메이플스토리'의 '큐브', '버블파이터'의 '매직바늘'의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낮추거나 일부는 0%로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지에 누락, 거짓으로 알린 행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확률 자체에 대한 법적 공개 의무 여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 행위를 규율하고 있으며, 확률을 소비자에게 거짓, 기만적으로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경우 법적 제재 대상이 된다"며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는 법적 고지 의무를 전제하지 않으며, 지금까지 법 위반으로 조치한 사례 중 법령상 고지 의무를 전제로 법 위반으로 판단한 사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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