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가 팔콤과 협력해 한일 동시발매를 성사시킨 '영웅전설 계의 궤적 -Farewell, O Zemuria-'를 플레이했다. 20년 동안 이어진 '궤적' 시리즈 최신작으로, 시리즈 전체의 클라이막스가 시작되는 타이틀이라는 발표에 팬들의 기대가 매우 컸던 작품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적자면, '영웅전설 계의 궤적 -Farewell, O Zemuria-'는 시리즈 클라이막스가 시작된다고 밝힌 콘도 대표의 발언으로 커진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웰메이드 JRPG였다.
시리즈 팬이라면 아무 고민없이 서둘러 구입해 플레이해야할 타이틀로, 앞선 시리즈를 플레이하지 않았어도 인물, 사건 등을 게임 내에서 설명해 주니 플레이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플레이하며 게임의 전투, 세계관이 마음에 든다면 시리즈 첫 타이틀 '하늘의 궤적'이 리메이크되니 처음부터 차근차근 플레이해 봐도 좋겠다.
'영웅전설 계의 궤적 -Farewell, O Zemuria-'를 플레이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영웅전설 계의 궤적 -Farewell, O Zemuria-'은 어떤 게임인가
2022년에 발매된 '영웅전설 여의 궤적 II -CRIMSON SiN-'의 후속작이자, 시리즈 전체의 클라이막스가 시작되는 타이틀이다. 2004년에 '하늘의 궤적'이 발매되었으므로 시리즈 20주년 기념작이기도 하다.
시리즈로 따지면 '여의 궤적 3'가 되어야겠지만 시리즈 전체의 클라이막스라는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계의 궤적'으로 제목이 바뀌었다. 스토리는 -물론 궤적 전체가 이어지지만- '여의 궤적 II' 에서 그대로 이어지며 '일단'은 이번 작품으로 공화국 쪽 이야기는 일단락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리뷰에서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스크린샷과 스토리 언급은 평온한(?) 1부까지로 한정해 진행했다.
1장 플레이타임 만으로도 10시간은 가볍게 넘어가는데, 게임 스토리 상 시간도 대략 하루 남짓을 다룬다. 이번 작품은 '여의 궤적' 두 작품에서도 계속 언급했던 것처럼 '데드라인'이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의미로 사건의 밀도가 높다.
새롭게 추가된 시스템들
먼저 필드 배틀에는 각성과 Z.O.C. 시스템이 추가됐다.
각성은 해당 게이지가 꽉 찼을 때 L3 + R3 로 사용 가능한데, 사용 가능한 캐릭터가 한정되어 있다. 변신 가능한 캐릭터는 각성 시 필드에서도 변신한 상태로 조작 가능하며 이후 커맨드 배틀로 이행 시 변신 상태로 시작한다.
Z.O.C. 는 멤버 상관없이 발동 가능한 기능으로, 해당 게이지가 꽉 찼을 때 R3를 홀드해서 발동하며 주변 몹의 시간이 느려진다. 공격력과 스턴치도 급상승한다.
커맨드 배틀에서는 B.L.T.Z. 와 Z.O.C.에 샤드커맨더가 추가됐다.
블리츠 시스템은 AT보너스에 등장해 대기 멤버가 체인, 서포트 등으로 지원해 준다. 큰 의미를 가진다기보다는 대기 멤버 얼굴 볼 일이 늘어난 정도로, 플레이어블 캐릭터 수가 늘어나 추가한 기능으로 보인다.
커맨드 배틀의 Z.O.C. 는 샤드 부스트(기본 조작으로 L1) 를 2중첩 시 발동되어 이번 턴 다음에 바로 연속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샤드 부스트도 1턴 연장된다.
샤드커맨더는 시리즈 팬이라면 익숙할 오더 개념에 가깝다. 부스트 게이지를 일정 량 소모하여 발동하고 일정 턴 동안 버프를 제공한다. 발동시에 HP나 EP 등이 회복되는 효과도 커맨더마다 붙어있다.
샤드커맨더는 아군만 사용하는것이 아님에 주의하자. 꽤 자주 아군의 샤드커맨더를 적이 덮어씌우는데 -보통 디버프가 걸린다- 이것을 '다시' 뒤엎으려면 평소 소모되는 게이지보다 1개 더 소모해야 한다.
여기에 흑의 정원(그림 가르텐) 콘텐츠가 추가됐다. 이름과 UI가 조금 변경되었을 뿐 기본적으로 '여의 궤적 II의 메르헨 가르텐'과 동일한 VR 가상 전투 체험 시스템이다. 혹은 '시작의 궤적'의 몽환회랑을 떠올려도 문제없을 것 같다.
챕터 최초 클리어로 S등급을 받기 불가능한 구조 -보물상자 3개 열기가 조건에 있는데 맵에 보물상자가 2개 뿐이라거나- 임에 주의하자. 반복 진행이 기본인 콘텐츠이며 게임 구조 상 흑의 정원에서의 소위 '노가다' 를 진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물론 극 초반 스토리 연계 구간을 제외하고는 플레이가 강제되지 않으니 빠르게 스토리를 진행하고 싶다면 뒤로 미뤄도 무방할 것이다.
전작을 플레이했어도 대화를 따라가기 힘들지만... 늘 그랬다, 후반에 설명해줄테니 넘어가자
2부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되고 1부는 '스프리건의 일상 편' 이므로 스토리 면에서 크게 언급할 부분은 없다. 스토리를 보며 신경쓰인 부분만 언급하자면...
'궤적' 시리즈 자체가 엄청나게 긴 시리즈에 '여의 궤적'만 해도 앞에 두편이 존재하므로 게임에 익숙해지는 1부에서 만나는 주요 인물만 조금 과장해서 세자릿수 정도는 되는데, 반은 '뒷세계 해결사' 이므로 이들의 대화법이라는 것이...
1. 반이 '이 다음에 바쁘겠지?' 라고 슬쩍 잽을 던지면 2. 관련없는 멤버가 '...?' 라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3. 상대방이 '호오 역시 ...', '그런 너는 ㅇㅇㅇ를 했군'하면서 받아치고, 4. 다시 반이 '(역시 알고있군)' 하곤 서로 의미심장한 표정만 짓는다.
그리고 5. '헤헷 뭐 그렇다면 나중에 보자구' 하면서 헤어진다. 그리고 6. 다른 등장인물과 1부터 5를 반복한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매번 지금 언급한 것이 언제적 이야기이며 어떤 이야기와 연계되는지 한참 고민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조언하자면 어차피 게임 후반에 다 정리해서 설명해줄 것이기 때문에 -항상 그랬다- 그냥 옆에서 뭔 소린지 몰라 '...?' 상태인 멤버처럼 넘어가는 것이 최선이다.(...)
완성도 높아진 전투, 밸런스도 훌륭
전투 는 시스템도 밸런스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물론 극후반부에 세팅이 완료된 뒤 또 어떤 아츠/크래프트가 사기를 칠지는 모르겠으나 초-중반까지의 인상으로는 이것저것 신경쓸 것 많으면서도 정직하게 밀고 당기는 수싸움이 가능한 잘 다듬어진 결과물을 보여준다.
샤드커맨드를 추가하면서 부스트게이지에 힘을 실어 준 것이 정답이었던 것 아닌가 싶다. 매번 S크래프트나 고대 아츠 같은 '한방기' 에 휘둘리던 밸런스를 이번에는 어느 정도 해결한 것 같다.
커맨드 배틀의 템포를 길게 가져간다는것은 보스전은 재미있지만 필드의 잡졸들을 매번 상대하기에는 템포가 좋지 않다는 의미가 되고 이것이 필드 배틀에 새 시스템을 넣고 계속 힘을 주는 이유일 것이다.
필드 배틀은 더 쉽고 화끈하게, 바로 옆의 이스가 롤모델로 이미 존재하고 있기에 매 시리즈마다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여러가지 의미로 이스와 합쳐지는 듯한 미래가 보이는 것도 같은데...
필드는 액션게임 -이스- 처럼 빠른 호흡으로 진행하고 보스전은 전통 턴제게임이 되어 느린 호흡으로 차분한 수싸움을 보여준다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시도였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계속 다듬어져서 완성도가 높아진 결과물을 보는 느낌으로, 시리즈를 쭉 따라온 입장에서 감동적인 결과물이었다.
초반 느낌은 '시작의 궤적'에 가까웠어
리뷰어는 '여의 궤적'에 대해 '제로의 궤적이군요'라고 평가했었고 '여의 궤적 II'는 '벽의 궤적이네요'라고 했었다. 그렇다. '계의 궤적'은 그 다음인 '시작의 궤적' 포지션이다.
'시작의 궤적'이 기존 궤적을 다 끌어모아 마무리를 한 뒤 '전반'을 끝내는 역할이라면 '계의 궤적'은 마찬가지로 상황을 싹 모아 정리한 뒤 '후반'을 시작하는 느낌으로, 이제 정말로 '궤적'이 최종장에 돌입하는... 아니 할 예정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리뷰어도 엔딩까지 진행하지는 않았으므로 단정할 순 없지만...
단순히 시리즈가 세편이라서 제로, 벽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스토리 전개나 밸런싱 그리고 '궤적' 전체 흐름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딱 제로-벽-시작 의 그것들을 벤치마킹한 느낌이다. 물론 똑같지는 않고 조금씩 섞어둬서 '벽의 궤적'이라면 중반부에 나와야 할 보스가 '계의 궤적'에서는 초반에 나온다거나 하는 느낌으로 어레인지해 뒀다.
시리즈를 따라온 입장에서는 90점 이상을 매길만한, 기대했던 대로의 게임
일단 '궤적' 전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게임이므로 어떤 이유로든 '궤적'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게임이다.
거기에 쭉 다듬어온 전투 시스템은 원숙한 경지에 도달했고, 최적화도 안정적인 프레임을 보여주는 -물론 '성능 모드' 한정. 해상도 모드는 선택하지 말자- 게임이었다.
지금까지 반과 함께 쭉 달려온 플레이어라면 이번 작품을 구입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궤적' 20년 기념작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보더라도 팔콤이 시리즈 마무리를 위해 2년간 정말 열심히 다듬었다는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다듬은, 최선을 다한 그래픽인지 의심이 든다면 '섬의 궤적 2편' -10주년 기념작- 그래픽을 다시 보고 오자. 팔콤은 최선을 다했다.
점수를 매기자면 90점을 줘야할 것 같다. 기다려 온, 기대한 그대로의 '궤적'이었다. 스토리 분량은 차고 넘치는 것을 넘어 이렇게까지 넣어야 하나 싶지만 반대로 아낄 부분은 최대한 아끼는 -자잘한 크래프트 연출은 시리즈 내내 돌려쓰고 있다- 것도 있고 정말 '기대한 만큼' 보여주는 게임이었다.
'여의 궤적' 3편 격인 게임이라 시리즈 팬이 아니라면 쉽게 추천하기 어려운 느낌은 분명 있지만, 이 정도 웰메이드 JRPG는 근래 쉽게 만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감점 요소는 조금 불안정한 해상도 모드의 조작감. 왠만해서는 해상도 모드로 참고 플레이하는 편이지만 성능 모드를 한번 켜 보고는 쭉 성능 모드로 고정해 플레이했다. 기본이 성능 모드이므로 가능하면 그냥 그대로 두고 플레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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