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 서태건 위원장이 최근 게이머 21만 명이 모여 제기한 게임 사전검열 위헌 헌법소원과 관련된 질의에서, 게임 심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우려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17일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 서태건 위원장을 상대로 게임 등급분류에 대해 질의했다.
진종오 의원은 지난 8일 게임 이용자 및 제작자 21만 명이 정부기관의 게임 사전검열이 위헌이라는 취지로 청구한 헌법소원에 대해 언급하고, 게임 등급분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점에 대해 지적했다.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2항 제3호에 따르면, 범죄, 폭력, 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하여 범죄심리 또는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반입하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또한 이 게임물은 동법 제22조에 따라 등급분류가 거부 또는 취소될 수 있어 원천적으로 유통이 차단된다.
그런데 최근 '스팀'의 일부 성인 게임들이 이 조항을 근거로 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차단되어 논란이 된 바 있다.
헌법소원 청구인 대리인인 이철우 변호사는 "이러한 제한은 영화, 드라마, 웹툰 기타 여타 콘텐츠에는 존재하지 않는, 게임 고유의 검열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게임 업계인들의 창작의 자유 그리고 게이머들의 문화향유권을 제한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그는 성명문을 통해 "조항의 모호한 내용은 국민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심의자가 누군지에 따라 해석이 바뀔 수 있는, 자의적인 취급을 금지하는 우리 헌법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게임에 대해서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드리우는 현재의 법령은 시대의 인식 변화에 맞지 않는다"고도 덧붙여 설명했다.
진종오 의원은 게임위가 근거로 삼고 있는 이 조항에서의 '지나친 묘사'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물으며, 사회 질서를 어지럽게 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헌법에서 규정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게임위가 근거로 삼고 있는 조항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자의적인 판단이 가능하며 이를 일반인, 게이머, 게임 산업 관계자들이 납득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태건 위원장은 "우려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기준을 명확하게 계량화 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렇기에 위원회가 합의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진종오 의원은 이러한 기준을 영화 '범죄도시',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DP' 등에 적용하면 제작 및 유통 금지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재차 지적하며, 오로지 게임만이 과도한 제한을 받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되물었다.
이에 대해 게임위는 국정감사에 앞서 대면 보고를 통해 의원실 측에 게임은 '시청'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작용이 가능해 더더욱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진 의원은 이를 뒷받침할 법적,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진종오 의원은 헌법 상 행정주체가 사전 심의를 통해 유통을 막거나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례를 소개하며며, "21만 명이라는 역대 최대 인원의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을 미루어 보면 법에 대한 적극적 개정이 필요하고 정책 변경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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