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클라우드' 'VR' 등 新 기술 플랫폼 게임등급분류, 어떻게 해야할까

등록일 2015년04월09일 19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임물등급위원회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산업의 진흥과 건전한 게임문화 확립을 위한 ‘게임물 등급분류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회의원 박주선, 전병헌 의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황승흠 교수(국민대학교 법학과 교수)의 사회아래 유창석 교수(경희대 문화관광콘텐츠학과), 조소영(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황재훈 사무국장(게임물관리위원회), 강태욱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김종일 이사(NHN엔터테인먼트), 김상우 게임평론가 등 정부와 학계, 업계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윤태용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게임물 등급분류제도개선을 위한 오늘 이 자리를 기쁘게 생각한다. 등급분류제도는 청소년 보호와 사행성 방지를 위해 시작되었다. 하지만 플랫폼의 발전을 뒤늦게 따라가는 형태였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문체부는 스마트 tv와 가상현실 기기 등을 중심으로 민간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실제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등급분류의 원래 목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좋겠다.

스마트TV, 가상현실 등 새로운 트렌드에도 대비해야


‘게임 트렌드 온라인을 넘어 스마트 TV, 가상현실’을 발제한 경희대학교 유창석 문화관광콘텐츠 학과 교수는 게임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고려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국내 게임시장이 세계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콘텐츠 관점에서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약 7조 9천억 원이며 이중 온라인 게임이 5조 3천억 원(67%), 모바일 게임이 2조 4천억 원(31%), 콘솔게임이 943억 원(1%), PC게임 및 아케이드 게임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2014년 기준).

전세계를 대사으로 했을 때 국내 시장의 영향력은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전세계 시장의 관점으로 볼 때 한국 게임시장은 전체 시장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플랫폼을 비중으로 했을 때 온라인게임은 21.3%, 모바일 게임은 11.6%로 다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 시장에서 비율이 가장 큰 콘솔 등에서는 낮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 교수는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향후 시장에 영향력을 보여줄 클라우드 게이밍, 스마트 TV, VR(Virtual Reality) 게임 플랫폼을 대비한 올바른 등급분류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재인식하고 다시 체계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잦은 규제로 인해 개발사들이 도전 보다는 기존 시장이 허용하는 영역에서만 콘텐츠를 개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바 기존의 없던 규제를 창출하기 보다는 한국의 규제 정책을 글로벌 심의제도와 일치하게 만들어내 국내 콘텐츠를 전반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플랫폼의 경우 미국, 중국, 일본과 함께 세계 4대 모바일 게임시장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과거의 산업정책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다른 나라가 가지고 있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글로벌로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는 정책적 목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SNS중계 플랫폼과 퍼블리셔 등으로 개발사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부담시키는 만큼 현재의 유통구조를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스마트 TV, 및 VR 게임, 클라우드 플랫폼과 같은 경우 현행 게임등급분류 체계가 새로운 기술이 생겨났을 때 시장 선점을 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정부차원의 진흥정책과 함께 유연한 등급분류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간등급분류의 확대, 자정작용을 강화하고 책임감 강화해야


‘국내 게임물 등급분류현황 및 추이’를 발제한 황재훈 게임물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국내 게임 시장의 자체등급분류 제도 등급분류 현황을 공개했다.

현재 게임물등급분류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모바일게임물에 대한 자체등급분류 협약을 통해 자체등급분류를 시해아고 있는 사업자는 11개 사업자(구글 코리아, 삼성전자, SK플래닛, NHN엔터테인먼트, 네이버, LG전자, KT, LG유플러스, 애플코리아, DeNA코리아, 다음카카오)인 것으로 파악됐다.

11개 사업자가 지난 한 해 동안 자체등급 분류를 한 게임은 총 518,341건으로 지난 2013년 대비 37%가 증가한 수치며 모바일게임 부분에 있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민간등급분류기관(GCRB)의 등급분류 현황도 공개됐다. 지난 2014년 5월 23일 출범, 6월부터 PC온라인 및 비디오게임물에 대한 청소년이용불가등급을 제외한 연령등급의 등급분류를 시작했다. 지난 한 해 민간등급분류기관이 등급부여를 한 게임물의 수는 386건으로 연령등급별로는 전체이용가등급이 54%, 12세 이용가등급이 31%, 15세 이용가 등급이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황 사무국장은 현행 게임물 등급분류가 민간등급분류기관 및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등급부여 게임물에 대한 사후관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관의 협력을 거듭 강조한 황 사무국장은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상재하는 상황에서 자체등급분류 적절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면 민간 위주의 등급분류제도 운영이라는 근간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사무국장은 국경을 넘는 글로벌게임 사업자와 스마트 TV, 클라우드 게임플랫폼 등 새로운 신기술에 대비한 미래지향적 법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진흥과 규제 어느 한쪽으로 법제도가 치우쳐지면 그에 따르는 문제가 나타는 바 치우쳐지는바 업계와 정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기술에 기존 등급분류제도 적용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토론자로 나선 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자체등급분류사업제도가 새로운 플랫폼인 스마트 TV, VR용 게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인가는 정책적인 관점에서 세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가 기존 등급분류 제도에 대해 우려를 표한 이유는 바로 신기술 발전에 기존 등급분류제도가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강 변호사는 현재 모바일 게임에 적용되는 자체등급분류제도의 공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스마트TV 플랫폼이나 VR용 게임 플랫폼에도 유효적절하게 변형하여 확대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확대 적용 과정에서 유사한 다른 플랫폼과의 형평성 문제, 가족기반의 플랫폼인 만큼 개인별 연령통제에 대한 어려움, 그와는 반대되는 결제 시스템이 모바일 만큼 쉬운 접근성 다른 플랫폼과의 융합 가능성 등 여러 사정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진정한 이해가 필요하다


게임평론가 김상우는 현 정부의 규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우뇌로는 게임을 새로운 산업의 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하지만 좌뇌로는 게임의 명줄을 옥죄는 일을 서슴치 않았다고 비판한 그는 정부의 이런 이중적인 태도의 이유를 놓고 게임과 게임을 포함한 문화산업을 수익만 산출하는 도구로 간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하나의 문화가 발생, 새로운 공동체가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화의 교류는 삶의 경험과 교류라고 설명한 그는 21세기 청소년들이 대체로 게임 및 게임과 유사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나누며 사회화/문화화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셧다운제를 필두로 한 각종 규제는 디지털세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말, 생각, 가치를 교환할 수단을 뺏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한 그는 과거에 있었던 ‘책’과 ‘영화’산업의 규제를 예를 들며 게임 산업이 현재 유사한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김 평론가는 “게임을 통해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여서 문화가 만들어지고 e스포츠라는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기까지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를 정부가 이해해야 된다. 게임공동체는 사회의 축소판이며 e스포츠는 정말로 스포츠가 됐다. 관련된 경제행위들은 실제의 경제행위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뻔하다. 불행히도 한국은 이미 그런 상태이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게임물관리위원회 황재훈 사무국장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모든 업무들이 사업자들에게는 규제의 집합소처럼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목표가 있다. 목표는 이용자들의 보호이다.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등급분류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이것이 사업자들에게 있어서는 실효성을 바탕으로 한 규제로만 비춰진다. 사업자들 역시 이용자들에게서 이윤을 창출하는 만큼 실로 아이러니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부와 업계도 대립과 협력이 있지만 업계와 이용자 사이에서도 대립과 협력이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확률형 아이템이다. 사업자에게 있어서는 규제법안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찬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늘 토론회를 통해 앞으로 등급분류제도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정부와 업계, 이용자들의 입장에서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보고 민간인들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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