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시장에도 '복고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일까? 최근 RPG 일색이던 모바일게임 시장에 장르 다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이 유행하기 시작하던 초창기에 캐주얼 게임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아이러브니키'나 '놀러와 마이홈'과 같은 게임의 흥행이 제법 꾸준하다.
특히 소셜네트워크게임, SNG로 분류되는 장르의 신규 모바일게임이 인기를 끄는 것은 근 몇 년간 드물었기 때문에 '놀러와 마이홈'의 매출 상위 진입은 반갑기만 하다. 한 때 퍼즐게임과 SNG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양분되었을 정도로 많은 유저들을 보유했던 장르인 만큼 모바일 SNG 장르에는 지난 몇 년 간 기억에 남을 만한 대표작도 많다. 게임포커스는 룰더스카이를 시작으로 놀러와 마이홈까지 국내 모바일 SNG 대표작 5가지를 계보를 살펴봤다.
카톡 없이도 잘 나갔다 '룰더스카이' '타이니팜'
이제 막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 사람들이 증가하고,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에 익숙해지기 위한 준비 단계를 넘어 새로운 재미를 찾는 이들이 스마트폰 게임을 찾기 시작했던 때. 언제 어디서나 와이파이만 잡으면 네트워크 연동 게임도 문제없이 플레이 할 수 있어 친구들과 함께 하는 SNG가 각광받게 된다.
2011년 조이시티의 '룰더스카이'는 2010년 iOS 게임으로 인기를 끈 뉴토이의 '위룰(We Rule)'의 유사게임으로 출발했지만, 차별화된 전략으로 이른바 '국민게임' 반열에 오른다. 하늘 위의 거대한 땅 '플로티아'에 나만의 아기자기한 마을을 꾸미는 단순한 게임으로, 친구들에게 자신의 마을을 자랑하고 또 서로의 마을을 방문하여 '소셜 점수'를 쌓는 것이 게임의 주 목적이다.
조이시티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최고의 플로티아를 뽑는 콘테스트는 물론 아이템 디자인 공모전, 유명 연예인 등의 마을을 적극적으로 홍보에 활용하는 '룰더브리티' 시스템을 통해 오랫동안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다. 500만 명이 넘는 유저를 보유하고 일 평균 방문자 70만 명에 달하던 룰더스카이 전성기인 2012년에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한 바 있고, 연 매출 300억 원에 도달해 크게 이슈가 되었다.
2013년 상반기까지 매출 50위에(구글플레이) 오르며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던 룰더스카이는 오늘날 상당 수에게 잊혀졌지만 얼마 전 조이시티가 AR기술을 도입한 '룰더스카이2'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하며 인기작 IP의 명맥을 이어갈 의지를 보여주었다.
'룰더스카이'와 같은 시기인 2011년 9월에 출시된 컴투스의 '타이니팜'은 동물 농장을 운영하는 SNG다. 마을 꾸미기보다는 스케일이 작지만 SNG 장르에서는 꾸준히 활용되는 '경영/운영' 시스템에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수백여 종의 동물이 등장해 유저들의 수집욕을 자극시켰다.
교배를 통해 희귀한 색깔의 동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하면 시즌 이벤트와 테마에 맞는 특별 동물을 얻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타이니비치', '토이빌리지', '타이니주'라는 색다른 테마 맵이 있어 동물 농장을 벗어나 해변가나 마을, 동물원에서도 동물을 기르는 것이 가능하다.
타이니팜은 2012년 4월, DAU 최대치인 65만 명을 기록, 룰더스카이를 꺾고 애플 앱스토어 국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컴투스 전체 매출의 25%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타이니팜은 컴투스의 기둥이 되었다. 타이니팜의 호조에 컴투스의 주가가 급등하며 증권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다.
또 스마트폰 시장이 자리 잡히기 시작할 때부터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던 컴투스는 약 1년 만에 타이니팜 글로벌 유저 수 '천만 명'을 채우는 데에도 성공한다. 이렇듯 타이니팜은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 흥행에 성공, 이후에도 플랫폼 이동 없이 꾸준히 사랑 받은 스마트폰 시대 초창기의 몇 안 되는 게임이었다.
메신저와 소셜게임의 시너지 보여준 '아이러브커피''에브리타운'
'룰더스카이' '타이니팜'과 그 이후에 출시된 SNG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플랫폼의 유무다. 2012년 5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손을 잡고 여러 모바일게임들이 '카톡 게임'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세상에 나왔으며 그 해 8월에 출시된 '아이러브커피'는 초창기 카톡 게임으로 크게 성공한 대표작이다.
스마트폰 속에 나만의 커피숍을 갖고 카카오톡으로 연결된 친구들과 함께 교류하며 가게를 운영하는 '아이러브커피'는 단순 퍼즐게임이면서도 전국민을 사로잡은 '애니팡'마저 누르고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한다. 그저 '하트'만 주고 받는 것이 아닌 메신저의 기능을 톡톡히 활용해 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얻었다.
개발사인 파티게임즈는 아이러브커피 하나만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데 성공했으며 '아이러브XXX'라는 수식어를 단 수많은 아류작이 나타나기도 했다.
아이러브커피는 사실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에 돌입하기 직전 네이트나 네이버 등에서 서비스되던 소셜게임, 즉 웹게임으로 출시되어(2011년 7월) 이미 성공을 입증한 작품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차세대 콘텐츠 동반 성장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웹게임을 거쳐 모바일게임 시장에까지 성공을 거둔 아이러브커피와 파티게임즈는 이른바 모바일게임 시대 중소개발사의 성공 신화를 쓰기도 했다.
아이러브커피의 성공을 발판삼아 최근 여성 유저들을 타겟으로 한 패션게임 '아이러브니키'를 퍼블리싱하며 큰 성공을 거두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파티게임즈는 '아이러브아일랜드'와 '아이러브커피2'를 향후에 선보이며 다시금 SNG의 강자로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또한, 최근 서비스 3주년을 맞이한 플레로게임즈의 '에브리타운'은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현역게임이다. 앞선 '국민 게임', SNG 장르를 포함한 여타 게임들이 다채로운 모바일게임에 치여 저물어 갔던 것과 달리 에브리타운은 매출 상위권에 단단히 머물고 있다.
아이러브커피처럼 소셜웹게임에서 출발한 에브리타운 역시 전신인 '에브리팜'의 캐릭터를 그대로 만날 수 있다는 점과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농촌 판타지(?)를 그려내는 점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SNG답게 귀엽고 밝은 분위기의 그래픽과 다채로운 분위기로 마을을 꾸밀 수 있는 오브젝트가 풍부하고,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및 이벤트 운영을 통해 충성 유저들을 길렀다.
올해 3월 플레로게임즈가 공개한 3주년 인포그래픽의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3년간 에브리타운에는 약 648만여 개의 마을이 만들어졌고 카톡 친구들끼리의 소통 활동(하트 획득, 일손 돕기)은 총 14억 회에 달했다. 스마트폰 게임, 카카오톡 게임의 초창기처럼 양대 오픈 마켓 매출 1위를 석권한 것은 아니지만 장수 SNG로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가운 흥행 카카오게임즈의 야심작 놀러와 마이홈
에브리타운이 장수 SNG로 자리잡은 지 수 년, 새로운 SNG는 꾸준히 나왔지만 이렇다 할 히트작은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8월 초에 서비스된 '놀러와 마이홈'은 정식 출시 전부터 기대감을 샀다. 에브리팜, 에브리타운을 개발한 김대진 대표가 설립한 슈퍼노바11이 야심차게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 브랜드 모델인 아이유가 홍보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한 놀러와 마이홈은 출발부터 순조롭다.
사전등록자 수 80만 명이라는 수는 게임 출시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출시 3주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해냈으며 다음 웹툰을 통해 연재된 놀러와 마이홈의 브랜드 웹툰도 유저들을 대거 유입시켰다. '양말도깨비'로 유명한 만물상 작가 특유의 따뜻한 그림체와 부드러운 색감은 게임 속의 풍경과도 어울려 게임 유저 및 독자들에게도 호평 받고 있다.
숲속에 자신만의 공방을 차리게 된 주인공은 작물 재배부터 요리, 목공업까지 직접 해내며 동물 친구들의 부탁을 받고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의 집을 직접 꾸미는 재미와 끊임없는 퀘스트들에 유저들은 지칠 줄 모르고 게임에 빠져버렸다.
출시 이후 줄곧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에 머무르며 안정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놀러와 마이홈은, 앞서 출시된 역대급 인기 SNG들과 비교하면 아직이다. 그러나 수 년 전보다 더욱 치열해지고, 남성 게이머들을 타겟으로 한 액션 RPG가 흥행작 혹은 흥행 기대작으로 꼽히는 요즘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다시금 여성 게이머를 겨냥한 SNG의 가능성을 입증해 낸 놀러와 마이홈의 앞날은 그래서 기대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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