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모바일 앱 시장이 열린지도 약 10년의 시간이 지났다. 특히 구글 플레이 등의 오픈마켓이 활성화되면서 이제는 국가 간의 장벽 없이도 타 국가의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이에 글로벌 앱 개발사들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다양한 국가의 이용자들을 공략하는 상황.
이 중에서도 국민 중 95%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정도로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된 한국 모바일 앱 시장은 글로벌 앱 개발사들에게 있어 기회의 땅이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소셜 데이팅 앱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틴더'가 국내 진출을 선언했으며, 인기 SNS '인스타그램'의 짐 스콰이스 비즈니스 총괄도 한국 시장을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해외의 인기 앱들이 앞다투어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하지만 국내 모바일 앱 이용자들을 사로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이용자들의 성향에 맞춘 시스템과 현지에 특화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국산 모바일 앱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 해외에서 이름을 알린 모바일 앱들이 국내 모바일 앱 시장 공략을 선언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픈마켓 인기 순위 및 매출 순위에서는 다수의 국산 앱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해외 모바일 앱과 맞서 국내 이용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모바일 앱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게임포커스가 주요 모바일 앱 분야에서 활약 중인 국산 앱을 알아보았다.
소셜 데이팅 앱 : 글로벌 1위 '틴더'에 맞서는 '아만다'
소셜 데이팅 앱은 최근 모바일 앱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2019년 초를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소셜 데이팅 앱은 200개를 돌파했으며, 시장의 규모 역시 2000억 원대를 넘어선 상황. 과거에는 앱을 통해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컸지만,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한 만남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소셜 데이팅 앱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소셜 데이팅 앱은 미국의 '틴더(Tinder)'. 2012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틴더'는 글로벌 비 게임 분야 앱 중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 다운로드 3억 건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대표 소셜 데이팅 앱으로 자리를 잡았다. 화면을 '스와이프'하는 것 만으로도 주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가벼운 만남' 또는 '같은 관심사' 등 만남의 목적에 맞춘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도 '틴더'가 글로벌 이용자들을 사로잡은 비결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잘 나가는 '틴더'지만, 국내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를 기준으로 '틴더'는 10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국산 앱 '아만다'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 국내 스타트업 넥스트매치가 서비스 중인 '아만다'는 2019년 브랜드 선호도 조사 중 소개팅 어플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누적 가입자 수 역시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이용자의 정보와 얼굴을 앱에 등록하고 다른 이용자들의 심사를 거쳐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만 앱을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가 '아만다'의 인기 비결이다. 터치 한번으로도 주변의 상대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소셜 데이팅 앱의 매력이지만, 그 못지 않게 익명의 상대와 만나는 것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이용자들의 마음을 검증된 정보와 프로필을 통해 해소하는 것. 다른 이용자들을 통해 검증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아만다'를 선호하는 주된 이유다.
이 밖에도 '위피', '정오의 데이트', '글램' 등의 소셜 데이팅 앱이 2019년 한해 동안 급격한 성장을 이뤘으며, 영상 채팅을 통해 이용자들을 사로잡은 '아자르' 등 기존의 소셜 데이팅 앱과의 차별화를 꾀한 앱들도 국내 이용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틴더' 역시 국내 이용자들의 성향에 맞춰 국내 시장 공략을 선언한 만큼, 앞으로도 소셜 데이팅 앱 시장에서는 국내 앱과 해외 앱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OTT 엡 : 글로벌 대표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 국내 콘텐츠 특화 노린 '웨이브'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Over The Top Service)' 앱 역시 모바일 앱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 디바이스의 대중화를 통해 더 이상 영상을 다운로드 받지 않고도 원하는 때에 언제라도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방송통신위원회 측은 2012년 1000억원 규모이던 OTT 시장이 2020년 78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OTT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앱은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아직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되지 않은 시기부터 스트리밍 사업에 도전해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구독형 수익모델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중화를 이끈 바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는 최근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해외는 물론 국내 이용자들까지 사로잡는데 성공한 상황. '옥자'와 '킹덤' 등 국내 감독들이 참여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넷플릭스'는 2019년 이용자 수 24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불과 1년 만에 3배 이상의 이용자를 모집한 것으로, 앞으로도 이용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서는 국내의 OTT 서비스 앱은 '웨이브(wavve, 구 Oksusu)'. '웨이브'는 해외 OTT 서비스 앱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설립한 OTT 연합 플랫폼으로, 2019년 9월 18일 출범 이후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가 제공하는 '2019년 대한민국 모바일 앱 사용자 순위 총결산'에 따르면, '웨이브'는 '넷플릭스'를 제치고 OTT 서비스 분야에서 사용자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통합 이전 'Oksusu'가 2019년 1월 5위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웨이브'는 넷플릭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미드 및 국내 드라마들의 서비스를 통해 국내 이용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웨이브'는 최근 KBS의 미니시리즈 '조선로코-녹두전'의 유통권을 독점 계약했으며, CBS의 범죄 수사 드라마 'FBI'와 미 해군 특수부대의 이야기를 다룬 'SEAL TEAM' 등의 해외 드라마를 수입한 바 있다. 다만, OTT 시장에서 글로벌 대기업들과 승부하기 위해서는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아쉬움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웨이브'가 어떤 생존 전략을 선보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SNS 앱 : 부모님 세대 전유물 편견 깬 '밴드', '인스타그램' 이용자 수 추월
현대인의 필수 요소인 SNS 분야에서는 네이버의 '밴드'의 이용자 수가 '인스타그램'을 추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트래픽 측정 회사 닐슨코리안클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12월 모바일 순이용자 기준 '밴드'가 1948만명을 기록했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1523만명의 순이용자 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모바일인덱스의 조사 결과에서도 '밴드'가 2019년 한해 동안 '인스타그램'의 사용자 수를 넘어서면서 당당히 국내 대표 SNS로 자리잡았다는 평가.
특히 이 같은 성과는 40대 이상의 소위 '부모님 세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밴드'가 글로벌 대표 SNS '인스타그램'을 넘어선 것이라 '밴드'의 약진에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이용자 연령 층에서는 4050 이용자들이 54%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 못지 않게 10대에서 30대의 젊은 층 이용자들도 35%를 차지하고 있는 것. 여기에 젊은 층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향후 '밴드'의 점유율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밴드'가 4050 세대를 넘어 전연령층 이용자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특정 관심사나 목표에 따라 뭉친 이용자들이 목표와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자기계발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밴드'는 4050 세대 이용자들이 '등산 모임'이나 '동창회' 등 '그룹 커뮤니티'의 목적으로 사용됐지만, 같은 목표를 가진 이용자들이 미션을 공유하고 달성 여부를 인증할 수 있는 '인증 밴드' 기능이 도입되면서 젊은 이용자들의 유입이 늘어났다.
이는 '자기계발'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자기만족을 위해 발전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가 자신들의 성과를 공유하고 동기를 얻는 공간으로 '밴드'를 선택한 것. 여기에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불특정 다수에게 정보를 노출하는 기존의 SNS와 달리, 동일한 목표와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집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폐쇄형 SNS'가 각광받는 시장의 상황 역시 '밴드'의 급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시간 스트리밍 앱 : 글로벌 대세 '트위치tv'와 국내 대표 플랫폼 '아프리카TV'
최근에는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한 1인 미디어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트위치tv'의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 실시간 게임 스트리밍을 주로 제공하는 '트위치tv'는 2017년 글로벌 평균 방문자 수 1,500만 명을 돌파했으며, 국내에서도 100만 명 정도의 이용자를 유치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게임 뿐만 아니라 '먹방'이나 예능형 콘텐츠 등 문화 전반으로 분야를 넓히면서 국내 1인 미디어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처럼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는 '트위치tv'지만 국내에서의 점유율은 '아프리카TV'가 앞선 상황이다. 닐슨코리안클릭이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TV의 이용자 수는 160만 명에 달한다. 유튜브, 트위치 등 해외 동종 서비스의 공세가 거세지만 이용자 친화적인 아프리카TV만의 장점을 내세워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아프리카TV'가 여전히 국내 대표 스트리밍 플랫폼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국내 이용자들의 성향에 맞춘 다양한 자체 생산 콘텐츠와 자사 인플루언서에 대한 아낌 없는 투자 덕분이다. 아프리카TV는 자회사 프릭엔을 통해 1인 미디어 창작자에 대한 교육 및 AI 기술 및 BJ 아바타 개발 등 다양한 투자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BJ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자사 플랫폼의 콘텐츠 품질 향상으로 이어나가는 아프리카TV의 행보는 기존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보기 어려운 전략이다.
다양한 자체 생산 콘텐츠 역시 '아프리카TV' 만의 매력. 아프리카TV는 별도의 e스포츠 경기장을 개설해 '스타크래프트'와 '배틀그라운드' 등 인기 e스포츠 종목의 경기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풋살'이나 '당구' 등 생활 스포츠를 위한 경기장도 신설해 게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청자들의 취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에는 대형 e스포츠 경기장을 신설해 자체 생산 콘텐츠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 이어 해외로 진출하는 국산 앱 개발사, IT 강국 자격 입증할까
한편, 해외의 인기 앱에 맞서 국내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한 국내 모바일 앱 개발사들은 앞다투어 해외 공략을 선언하고 있다.
소셜 데이팅 앱 '아만다'를 서비스 중인 넥스트매치는 자사의 또 다른 소셜 데이팅 앱 '너랑나랑'을 통해 대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넥스트매치 측에 따르면, '너랑나랑'은 대만 현지에서 매출 순위 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가입자 수 역시 150만 명을 돌파한 상황. 넥스트매치는 '너랑나랑'의 성과에 힘 입어 '아만다'와 '그루브' 등 자사의 다른 소셜 데이팅 앱의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이 밖에도 네이버 역시 사내 독립 기업 '그룹앤'을 출범하고 SNS 앱 '밴드'를 미국 현지에 서비스 중이다. 특히 '밴드'는 미국 현지에서 학부모와 학생 이용자를 타깃으로 해 월간 실사용자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눈에 띌 만한 성과를 기록하는 상황. 아프리카TV 또한 현지 업체와의 협약을 통해 태국 등 글로벌 1인 미디어 시장을 계속해서 공략하고 있다.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모바일 앱들이 해외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국산 모바일 앱의 선전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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