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강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e스포츠, 관련행사, 판호 등 게임업계에도 악영향

등록일 2020년02월04일 13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2019-nCoV, 우한 폐렴)'가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도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WHO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를 선포하고,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시장 또한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게임업계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종 행사들이 축소, 또는 취소되었으며 이에 따라 게임업계에서도 중국 현지 출장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출처: WHO 공식 홈페이지 Novel coronavirus (2019-nCoV))
 

인파 몰리는 e스포츠 대회 '강경책'… 관중 없이 대회 진행
가장 피부로 먼저 와 닿는 이슈는 각종 e스포츠 대회의 무관중 진행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전염을 막기 위해 축소 운영되는 것이다.

 

무관중 대회 진행의 경우 라이엇게임즈가 적극 나서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LCK)'의 개막에 앞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미디어데이가 취소되었으며, 5일 개막 예정이었던 대회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이에 티켓 판매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라이엇게임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전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당분간 관중 없이 경기를 진행하고,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및 관계자들이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펍지주식회사 또한 7일부터 약 한달 가량 진행되는 '펍지글로벌시리즈(PGS)' 한국 대표 선발전을 무관중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대회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대회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중국 프로리그인 'LPL'과 2부리그인 'LDL', '크로스파이어' 중국 프로리그인 'CFPL 시즌 15'와 'CFML 시즌 7' 결승전이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국내 게임업체 또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먼저 넥슨은 방역 전문 업체를 선정하여 '카트라이더' 리그 등 주요 e스포츠 대회와 행사가 열리는 넥슨아레나에 방역을 진행했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가 이슈화되기 시작하면서 사옥 방역, 마스크 및 손 소독제 비치 등 바이러스 전염 방지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게임쇼 일정 여름으로 연기, 국내 게임사 '발동동'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게임쇼와 지원 사업 설명회 또한 전염에 대한 우려로 인해 개최가 연기되거나 축소 운영됐다. 우선 본래 2월 6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대만게임쇼가 여름으로 연기된 것이 대표적이다.

 

(출처: 대만게임쇼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
 

대만게임쇼는 1년 중 가장 이른 시기에 개최되는 글로벌 게임쇼인 만큼 한 해의 트렌드를 가늠해볼 수 있어 최근 각광받고 있다. 특히 국내 게임 이용자들과 성향이 비슷하다는 점, 중화권 유저들의 성향을 간접적으로 파악하여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에는 엔씨소프트,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게임사들이 대거 부스를 마련하고 참가할 예정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진출이 사실상 막혀있어 이 외에 신흥 시장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 여름으로 개최가 미뤄지면서 이러한 기대감과 신흥 시장 개척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여전히 중국 현지에서는 확진자 및 사망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E3'나 'TGS' 등 글로벌 게임쇼에도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판호 미발급 이슈 해결의 실마리, 시진핑 주석 방한 일정 영향 받을까
게임쇼 뿐만 아니라 1월 30일 코엑스에서 개최됐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년 지원 사업 설명회 1대1 상담 프로그램도 취소됐다. 지원 사업 설명회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으나, 당시 현장에는 입구에 손 세정제가 비치되었으며 직원들은 별도의 일회용 마스크를 제공하여 반드시 착용하도록 안내했다. 1대1 상담 프로그램이 취소된 대신, 궁금한 점에 대해 묻고 답할 수 있는 질의서를 별도로 배부했다.

 

(사진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판호 미발급 관련 이슈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이루어질 예정이었던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기점으로, 3년 가량 막혀 있던 판호 미발급 문제가 조금씩 해소될 것이라는 게 국내 게임업계의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인해 시진핑 주석의 방한 일정이 미뤄지거나, 방한하더라도 국제적으로 더 중요한 이슈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이야기만 오고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후베이성 여권을 소지했거나 2주 이내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4일부터 금지시키기로 결정해, 이러한 외교적 결정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업계에 영향을 주게 될지 걱정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의도치 않은 반사이익 얻은 엔데믹 크리에이션즈 '전염병 주식회사'
반면 의도치 않은 반사이익을 얻은 경우도 있다. 전 세계를 휩쓰는 전염병이 돌 때마다 높은 관심을 받는 '전염병 주식회사(Plague Inc.)'다.

 



 

'전염병 주식회사'는 엔데믹 크리에이션즈에서 개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플레이어가 전염병이 되어 포인트를 쌓아 진화하고, 전 세계의 인류를 모두 감염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게임에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기생충 등 기초적인 전염병을 비롯해 '에볼라 바이러스' 등 실제로 인류를 위협했던 질병을 다루는 시나리오도 존재해 인기를 끌었다. 2012년 처음 모바일 버전이 출시되었고, 인기에 힘입어 PC 및 콘솔 버전과 보드게임으로도 출시된 바 있다.

 

'전염병 주식회사'는 출시 당시에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전 세계를 질병의 공포에 빠트리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뭇 게이머들과 일반 이용자들에게 주목을 받곤 했다. '메르스' 사태가 일어났을 당시에도 애플 앱스토어 유료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발병하자 국내를 비롯해 일본, 중국, 미국, 대만 등 전 세계 수십여 개의 애플 앱스토어 유료 인기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관심에 대해 엔데믹 크리에이션즈는 현실과 시뮬레이션 게임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뜻을 담은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엔데믹 크리에이션즈는 “'전염병 주식회사'는 CDC 등 전 세계 주요 의료 기관에게 게임의 현실적이면서도 유익한 디자인을 인정을 받기는 했으나, 과학적 모델이 아닌 게임일 뿐”이라며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정보는 현지 및 전 세계 보건 당국에서 직접 정보를 얻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 장기화 시 업계 위축 우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각종 오프라인 행사 및 글로벌 게임쇼 등이 줄줄이 축소 운영 또는 취소되는 가운데, 자칫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게임업계의 위축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각종 오프라인 행사와 이벤트들이 점차 늘어나는 봄 시기까지도 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수 개월 간 악영향이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 어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과거 '메르스'와 '사스' 등 전염병이 유행했을 당시 게임업계가 실제 PC방 점유율 감소, 대규모 오프라인 이벤트 취소 등의 이슈를 겪은 바 있기 때문이다.

 

'메르스'가 유행했을 당시 넥슨은 '피파온라인3'과 '서든어택'의 PC방 대회 및 오프라인 행사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또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메이플스토리2'의 론칭 행사 진행에 앞서, 현장에 참석할 유저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하여 대규모로 기획했던 론칭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PC방 데이터 분석 업체 '게임트릭스'의 2015년 6월 당시 PC방 점유율을 살펴보면, '리그 오브 레전드'와 '서든어택' 그리고 '피파온라인3' 등 당시 인기 게임들의 전주 대비 이용률이 적게는 6%에서 많게는 16%까지 감소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PC방에서 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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