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돈까지 번다? 글로벌 게임시장 트렌드로 떠오른 P2E 게임

등록일 2021년12월31일 09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게임시장의 화두는 단연 P2E 게임이다. 게임과 암호화폐가 만나 탄생한 'P2E'(Play to Earn) 게임이 이제는 어엿한 게임 장르로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특히, 블록체인과 NFT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글로벌 게임시장의 트렌트가 'Play to Win'에서 'Play to Earn'으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게임시장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P2E 게임. 과연 P2E 게임은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P2E게임은 어떤것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이것이 디지털 정품입니다... 'NFT'
P2E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NFT'(Non 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NFT는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 단위로 고유하면서 상호 교환할 수 없는 토큰을 뜻한다. 블록체인은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들 모두 동일한 블록을 가지고 있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지만, 누구도 임의로 조작할 수 없어 강력한 보안을 자랑하는 기술.

 

이처럼 안전한 블록체인이 적용된 NFT는 사진, 비디오, 오디오 및 기타 유형의 디지털 파일을 나타내는 데 사용할 수 있지만 사본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디지털 항목의 사본은 누구나 얻을 수 있지만 NFT는 블록체인에서 추적되어 소유자에게 저작권과 소유권을 증명해야 한다.

 

NFT의 등장 전까지는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면 그 사진의 원본이든 혹은 복제품이든 아니면 복제품의 복제품이든 사진이 잘리거나 화질이 열화되지 않는 한 모두 같은 가치를 지녔었다. 하지만 NFT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 NFT 기술이 적용된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가면 해당 사진은 정품이 되어 디지털 물건임에도 독점적 원본임이 입증되어 가치가 유지된다.

 

음악가가 자신의 작품을 토큰화하여 게시하거나, NBA 경기들의 하이라이트를 20초짜리 영상으로 만들어서 디지털 카드란 이름으로 NFT화 시켜 판매하는 것이 좋은 예. 정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기술인 셈이다. 물론 디지털 정품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들에게 정품을 왜 사냐고 묻는 건 미소녀 수집형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수집하지 말고 그냥 캡처하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처럼 NFT는 다양한 곳에서 쓰이게 되었는데 스킨이나 아이템 등 디지털 수집욕이 강한 게이머들이 많은 게임산업에도 역시 빠르게 도입됐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NFT 게임이다.

 

NFT 게임으로 가장 유명한 건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라는 가상 고양이 수집 게임으로 고양이 캐릭터를 수집하고 교배시키며 암호화폐를 통해 사고팔 수 있는 게임. 그 중 '크립토키티 드래곤'이라는 고양이 캐릭터가 이더리움 코인 600개로 한화 약 9억 8,000만원이라는 가격이 책정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 P2E 게임의 등장

앞에서 언급한 크립토키티에서는 게임 내 캐릭터를 암호화폐로 거래할 수 있다. 즉 'P2E'(Play to Earn)가 가능하다는 것. 힘들게 일하지 않고 게임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해외에서 특히, 화폐의 가치가 낮은 나라에서 주목받고 있다.

 

P2E은 문자 그대로 플레이를 통해 돈을 버는 행위이다. P2E 게임들은 블록체인을 통한 데이터 자산화, 지급되는 코인의 현금화를 진행하고, 이 때문에 사업 운영을 위해선 블록체인 기술이나 관련 파트너가 필요하다.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로 위·변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장부에 기록되고 소유권을 증명하는 NFT를 통해 게임 내 주요 재화가 설계된다. 게임이 없어져도 재화는 보존되고, 블록체인 기술이 거래를 자동화하므로 중계 수수료도 없고 거래도 간편하다. 

 

다시말하면 그동안 게임사가 가지고 있었던 게임내 재화 및 캐릭터의 소유권을 유저들이 가질 수 있도록 인정해 주고 유저들은 해당 재화나 캐릭터의 판매를 통해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 물론 유저들은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더 열심히 플레이 하고 캐릭터를 더 적극적으로 육성하게 된다.

 

현재 글로벌에서 가장 인기 있는 P2E게임이라고 하면 베트남의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엑시인피니티가 손꼽힌다.

 

베트남의 스타트업 회사 스카이마비스(Sky Mavis)에서 개발한 수집형 모바일 게임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는 1세대 P2E 게임으로 3대3 대전이 가능한 턴제 RPG이다. '엑시'라는 가상의 동물로 대전한다는 점은 포켓몬스터 시리즈와 유사하나 거점을 마련하여 이를 꾸미는데 시간이 들어가는 소셜 게임의 특징도 지니고 있다.

 

엑시는 이더리움을 비롯한 암호화폐로 거래할 수 있으며, 초기에 엑시 3마리를 사지 않으면 게임을 시작할 수 없는데, 이를 구매하는 데 2021년 12월 기준으로 약 1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그러나 게임플레이를 통해 이 비용을 충분히 벌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이 적지 않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게임을 플레이 한다.

 

2021년 7월 기준 스카이마비스는 베트남에서 시가총액 25억 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엑시인피니티는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 플레이할 수 있으며, 재미보단 생계유지 수단으로 국민 평균 소득이 낮은 국가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유명게임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액시엄 젠(Axiom Zen)의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라는 게임이다. 유저는 이 게임을 통해 다양한 가상 고양이를 수집하고 자신이 수집한 고양이를 다른 고양이와 교배해 새로운 고양이를 얻을 수 있는데 고양이는 이더리움 코인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이더리움 통장이 바로 회원 아이디가 되어 따로 회원 가입 절차는 필요 없고, 구매한 고양이는 이더리움 통장에 보관하는 방식. 

 

고양이를 교배할 때 교배 비용이 발생하는데 해당 비용을 개발사가 가져가서 수익을 올리는 구조로 되어있다. 고양이의 가치는 천차만별이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화 약 9억 8천만원의 가치를 지닌 고양이가 출현하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게임들과 다소 결이 다른 '로블록스'(ROBLOX)라는 게임도 있다. 2006년 9월 정식 발매를 한 로블록스는 게임이 아닌 게임 플랫폼으로 P2E 게임들과 다르게 NFT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NFT에 기반한 블록체인 게임은 기존 이용자 외에도 일반 토큰 사용자를 유입시킬 수 있어 신규 이용자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로블록스는 NFT 없이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로블록스는 자체 가상화폐인 '로벅스'(Robux)를 게임을 통해 획득할 수 있고 이 로벅스는 '개발자 환전'(DevEx) 프로그램을 통해 30% 비중으로 현금 환전도 가능하다. 미국 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해 1,200명의 개발자가 로블록스 게임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평균 1만 달러(약 1300만원)다. 이 중에서도 상위 300명은 10만 달러(약 1억 1300만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을 강타한 P2E게임, 위메이드 '미르4 글로벌'의 등장

이렇듯 전세계적으로 P2E, NFT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바다이야기'의 여파로 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행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았고 실제 국내 서비스도 불가능했기 때문에 해당 장르 게임에 대한 관심도 높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위메이드가 '미르4 글로벌'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국내에서도 해당 게임의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위메이드 '미르4'는 지난 2020년 11월 25일 출시한 미르의 전설 4번째 시리즈 작품.

 

기존의 모바일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탄탄한 게임성과 안정적 운영으로 출시 후 1년 가까이 원스토어 매출 1위를 유지하는 등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위메이드는 국내에서의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 8월 '미르4 글로벌'이라는 P2E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그리고 위메이드의 자체 암호화폐인 위믹스를 런칭, 미르4 글로벌과 연동시켰다.

 

'미르4 글로벌'에서 게이머는 게임 내 핵심 재화인 흑철을 10만 개 모으면 드레이코(DRACO)라는 토큰을 발행할 수 있는데, 이를 위믹스(WEMIX) 코인으로 교환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화하거나 투자할 수 있고, 드레이코 토큰 자체로도 위믹스 가상자산 지갑 내 토큰 거래소에서 다른 게임 토큰으로 교환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이미 장기간 서비스하며 얻은 운영 노하우와 MMORPG가 주는 재미로 인해 미르4 글로벌은 출시되자 마자 글로벌 시장에서 커다란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전 세계 170여개 국가에 12개 언어로 출시된 미르4 글로벌은 출시 한 달만에 아시아 서버 46개, 유럽 서버 11개, 북미 서버 27개, 남미 서버 12개, 인도 서버 1개로 총 97개 서버로 서버가 늘어났으며, 지난 10월에는 167개, 11월에는 197개까지 서버가 확충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특히, 이용자층이 다분화되고 코어한 유저들이 많은 스팀 플랫폼에서도 이용자가 우상향을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오픈 초기 약 4만 명 정도의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던 미르4는 10월, 밸브가 암호화폐, NFT 제공하는 게임의 출시를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 한 이후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11월 10일 기준 두 배인 9만 명을 돌파, 10만 명 달성을 직전에 두고 있다. 미르4 글로벌의 이 같은 성적은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이후 두 번째로 큰 흥행을 거둔 것으로 국산 MMORPG 중에서는 유일하다. 

 


 

그리고 위메이드는 지난 21일 '미르4' 글로벌 버전에 캐릭터 NFT(Non-Fungible Token)를 정식 도입했다. P2E에 이어 NFT까지 도입하면서 드디어 게임 캐릭터의 소유권을 온전히 사용자가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불안해하는 P2E 게임

한편, 이처럼 P2E 게임이 글로벌 게임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서비스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라는 P2E 게임이 게임위의 결정에 따라 서비스가 중단된 바 있다.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는 사실상 국내에 서비스 된 첫 P2E 게임으로 일일 퀘스트를 통해 무돌코인을 주는데 이 무돌코인을 클레이튼 암호화폐로 전환할 수 있어 이목을 끌었다.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는 하루에 17만 명이 몰릴 정도로 주목받았으나, 게임물관리위원회가 12월 10일 해당 게임에 대해 '등급분류 결정 취소'를 의결하며 서비스가 중단됐다.

 



 

물론 P2E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P2E 게임 대부분이 암호화폐를 통해 돈을 버는 구조이지만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 또한 게임 내 버그가 발생하거나 게임내 아이템 복사 등의 문제가 생길 경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유저들이 큰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사실, P2E 게임의 강점은 확실하다. 유저는 게임을 즐기면서 돈을 벌 수 있고 게임사는 현금화할 수 있는 재화라는 유혹으로 많은 유저를 모을 수 있다. 그러나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국내에서 블록체인을 접목한 게임에 대해 등급을 거부하는 이유도 위와 같다. 게임 내 환금성 요소가 있는 NFT 게임에 사행성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게임이 가지는 순수한 재미를 느끼기 위한 '플레이'보다는 돈을 벌기 위한 '작업'의 용도로 게임이 소비되어 결국 게임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위메이드 관계자는 "아무리 P2E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게임 자체가 재밌어야 한다. 게임 작품성을 갖추지 못하고 채굴 기능만 강조한다면 그 순간부터는 게임보다는 '채굴 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NFT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배동근 크래프톤의 CFO도 "게임 내 재화나 콘텐츠가 의미를 가지려면 결국 게임 자체의 경쟁력과 재미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P2E라는 장르가 아니라 게임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재미가 게임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과연 국내에서의 P2E 장르 게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2022년의 게임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