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한 토론방송에서 '짐승뇌' 발언으로 누리꾼과 관련 업계의 비난을 받았던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이 금일(9일)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지식'에 출연해 온라인 게임 등급 및 게임 규제와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권 소장은 온라인 게임 등급제의 실효성과 관련해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등급분류 제도가 시작됐지만 사실상의 효과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PC방을 예로 든 권 소장은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자신의 나이와 맞지 않는 게임을 한다"며, "영화관과 달리 게임은 직접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실제 연령확인이 어렵다. 도용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민등록번호를 통한 인증 외에도 공인인증서나 신용카드 번호 등을 이용해 보다 분별력 있게 유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야 한다"고 말했다.
폭력적인 게임에 물들어가는 아이들, 더 자극적인 것 찾는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권 소장은 게임의 중독기준 판단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과학적 근거가 없는 기준을 제시해 이를 청취한 누리꾼들에게 공분을 샀다.
그는 "게임을 많이 즐기냐 덜 즐기냐에 따라 중독의 기준을 나누는 것은 애매모호 하다"고 했지만 이어 "중독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며칠이 아닌 한 달간 인터넷 사용을 끊어 봐야 한다"며, "이로 인해 스트레스(금단증세)를 보이면 중독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야기를 전해들은 일부 누리꾼들은 "밥을 한달 간 못 먹은 사람이 밥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면 밥 중독이냐"며, "인터넷이 생활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 세상에서 단지 저런 방식으로 중독을 판단해 아이들을 중독자로 몰아가는 권 소장의 발언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권 소장은 점차 아이들이 폭력적인 게임에 물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폭력적인 게임에 장기간 노출되면 전두엽의 충동조절 기능에 문제점이 생긴다고 주장하며, 폭력적인 게임에 물든 아이들은 우리(어른)들이 아무리 이성적으로 얘기를 해도 아이 스스로가 뇌 자체에서 폭력성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억제되기 때문에 중독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인터넷 게임을 접하는 적정 나이를 뭍는 질문에 권 소장은 만10살 이전에는 접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10살 이전에 게임을 즐기면 뇌에 각인이 되기 때문에 중독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며, "10살 이후에 접한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관심이 중요하다. 게임에서 얻는 자극에도 점차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더욱 자극적인 것을 찾으면서 중독이 심해진다"고 덧붙였다.
"학교 폭력의 온상 '게임', 셧다운제 범위 늘리고 업계들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이날 방송에서 권 소장은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중독 방지의 일환으로 현재 실시하고 있는 셧다운제의 적용 범위를 늘리고 관련 업계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그는 "12시 이후 게임을 즐기는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3%이지만 12시 이후에도 게임을 즐기는 16~19세의 청소년들의 비율은 16.9%가 된다. 이들 역시 게임중독으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며 "사실상 게임이 오락인줄 알았지만 게임으로 인한 사회범죄가 이어지고 있으며 학교폭력의 온상이 되고 있는 지금에도 게임업계는 자신의 이익 추구만을 위해 노력한다.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업계가 정말 책임의식을 갖고 관련 치료 기금도 분담하고 치료센터도 만들며 예방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제도적인 장치(셧다운제, 쿨링오프제) 등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책임있는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권 소장은 중독 방지를 위해 가정의 역할을 강조하며 "현재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모른다. 옆에서 게임에 대해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고 아이들과 소통하며 최종적으론 부모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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