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중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모바일)'이 지난 달 24일 정식 출시되었다.
던파모바일은 원작 PC게임 '던전앤파이터'의 전투, 성장, 경제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시킨 게임이다. 원작의 액션 감각을 최대한 전달하기 위한 수동 전투 시스템과 키보드 및 패드 컨트롤 등 다양한 요소를 게임에 포함했다.
출시 후 매출 상위권에 오른데 이어 지난 4월 2일에는 MMORPG가 오랫동안 점령한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며 흥행성을 입증한 던파 모바일. 어떤 점이 팬들의 매력을 끌었는지 직접 플레이해보았다.
응답하라 아라드
던파모바일은 현재까지의 콘텐츠를 기준으로 모험이 시작되는 엘븐가드가 포함된 아라드 대륙과 황녀가 납치된 천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무래도 세계관 상 PC 버전과 평행 세계를 다루고 있어서인지 PC 버전에서 봐왔던 굵직한 사건 아라드 대전이와 황녀 납치 등은 던파모바일에서도 그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여기에 시간이 지나면 던전앤파이터 세계관 속 강자인 사도에 맞먹는 위대한 존재가 되는 모험가이지만 심부름꾼 1로 보는 NPC들 또한 던파모바일에서 여전했다.
여기에 그래픽도 던파의 특징 중 하나인 2D 도트 그래픽으로 표현된 점도 원작과 같아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신작을 플레이한다는 느낌보다는 PC 던파의 새로운 캐릭터를 키우는 느낌이 강했다.
그 느낌에 화룡정점을 찍은 것이 PC 던파와 흡사한 키보드 조작이었다. 던전 내에서 인벤토리 및 아바타 확인이 불가능하고 장비의 번호 지정이 안돼 스위칭이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스킬 및 버프 배치만 예전에 던파하던 기억을 토대로 배치하니 한창 던파에 빠져있던 때의 플레이 감각을 손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
또한 PC 던파에서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했던 피로도 시스템이 던파모바일에도 적용된 점도 놀라웠다다. 피로도 내에서만 경험치 획득이 가능한 던전을 돌 수 있기에 레벨 업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유저들이 해금하는 콘텐츠 속도도 조절할 수 있었다.
이는 빠른 성장 속도를 강조하는 모바일 RPG의 대세와는 다른 선택이었다. 물론 이런 피로도 시스템은 하루 이틀 늦게 게임을 시작한 유저일지라도 콘텐츠 해금 속도가 며칠 더 빨리 시작한 유저와 비슷해 같이 파티를 돌 수 있다는 예상 외의 장점도 존재하는 시스템이지만 결국 정해진 피로도를 다 쓰면 즐길거리가 없어 새로운 캐릭터를 키운다거나 게임을 끄게 되는 등 유저들에게 PC 던파와 같은 게임 라이프를 강조한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모바일게임의 특징이 추가된 던파
물론 던파모바일이 PC 던파와 콘텐츠가 매우 유사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이 게임만의 아이덴티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게임의 일부 시스템들은 현재 모바일게임들의 특장점을 흡수한 시스템도 여럿 존재했다.
가장 큰 차이를 보였던 것은 성장의 속도감이었다. 먼저 레벨 업 속도가 처음 세컨드 임팩트 업데이트로 처음 천계가 공개되었을 때와 비교하면 매우 빠른 편이며, 아이템 파밍 속도는 PC 버전과 비교가 안될 만큼 매우 빠른편이다.
세컨드 임팩트는 고대 던전 – 이계 던전 – 레이드 등으로 이어지는 현재 던파의 근간을 이루는 파밍 루트의 시작점이 된 업데이트였다.
이계 던전을 가기 위해서는 항마력을 가진 아이템이 필요해 고대 던전을 돌아서 고대 던전 유니크 장비를 획득해야 했는데 이 고대 던전들이 하루에 갈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어 장비 제작을 위한 재료를 준비하는데 꽤 오랜 시간을 요구했다. 물론 운이 좋아 장비가 드랍되기도 했지만 확률이 그다지 높지는 않았다.
던파모바일은 현재는 고대 던전 장비 – 에픽 아이템 또는 환영 극단 장비 순으로 최종 장비 획득 루트를 구축한 상태이다.
그런데 고대 던전의 경우 하루 입장 횟수 제한 없이 재료만 있으면 무한정 도전이 가능해 파밍 속도가 대폭 낮아졌다. 또한 제일 높은 등급의 에픽 장비도 지옥파티 외에도 시조의 계곡 등에서 드랍되며 여기서 나온 재료들을 모아 제작할 수도 있어 근성만 있다면 누구나 에픽 풀 셋팅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이론적이라고 하는 것은 요구 코즈니움이 1,000개이기 때문에 이를 다 모으기 전에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와 상위 레벨의 에픽 아이템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이다.
심지어는 지옥파티 도전장마저 제작할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해 아이템 파밍으로 인한 성장 속도감이 PC와 비교하면 매우 빠르게 느껴졌다.
이 외에도 엠블렘 합성 성장, 마법 카드 합성, 패널티 없는 강화, 크리처 성장 등 모바일 RPG들이 강조하는 다양한 방식의 성장을 기존 던파 콘텐츠와 융합시킨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 게임은 100% 수동 전투를 지원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소탕권 시스템 등 다른 모바일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편의성도 게임에 나름 도입했다. 하지만 소탕권 사용 조건이 '도탑전기'나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등 기존 모바일 RPG에 비하면 꽤나 까다로운 편이어서 의외로 쓸 일이 없는 편이라 다소 계륵 같은 느낌이기는 하다.
한편 오픈 스펙을 기준으로 엔드 콘텐츠였던 환영 극단은 모바일에서만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네임드 몬스터는 PC 버전 천계 던전들에서 등장한 캐릭터들이었지만 이들의 특성을 강화하고 보스를 포함한 모든 방이 매 시도 때마다 여러 맵들이 랜덤으로 등장한다.
또한 다른 던전에 비해 기믹들이 다양하고 전멸 패턴을 가진 맵도 있어 모든 맵의 공략을 어느 정도 확인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환영 극단의 난이도는 PC 버전의 공략이 중요한 맵에 비하면 난이도가 매우 낮은 편으로 아무래도 모바일 조작을 고려한 개발진의 배려로 보인다.
다소 아쉬운 점
던파모바일은 PC 던파를 즐겼던 유저 입장에서 많은 부분이 만족스러운 게임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한두개 존재했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PC 키보드 조작과 모바일 조작의 차이로 인한 실력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난다는 점이다. 단순히 일반 공격의 버튼 연사부터 스킬 흐름까지 모바일 가상패드로 하는 것보다 키보드로 하는 것이 흐름이 안정적이고 속도가 빠른 편이다.
물론 네오플도 이를 고려해 원버튼 스킬 연계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바닥 패턴이나 적의 유도 공격 등 전투의 변수가 많은 편이라 연계 콤보를 사용하기 애매한 상황이 많았다.
특히 이 문제는 유저 간의 컨트롤 싸움이 중요한 PVP 콘텐츠에서 더욱 커져 모바일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컨트롤 싸움을 위해 PC 플레이가 반 강제적으로 요구됐다.
이 때문에 현재 던파모바일의 직업 순위표에서는 굳이 스킬을 연계하지 않아도 플레이가 쉬워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무난히 할 수 있는 직업이 상위권에 오른 상태이고 스킬의 연계 흐름이 중요한 웨폰마스터, 스트라이커 등은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이다. 던파모바일 결투장 좀 하는 유저들 10의 7이 아수라(대암흑천)을 만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PC 버전의 해상도 고정도 아쉬운 부분 중에 하나다. 현재 던파모바일의 PC 버전은 무조건 창모드만 지원하고 있다. 화면을 최대화 모드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아쉽지만 게임 창의 크기도 유저가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빨리 수정되었으면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다.
창 모드가 고정된 것은 차라리 큰 모니터 화면으로 게임을 즐기는 데스크탑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작은 화면에서 게임을 실행하는 노트북 유저 입장에서는 화면의 일부가 잘려도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점은 매우 크리티컬한 문제로 보인다.
이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PC 버전을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게임이 여럿 있는데 그들 중 대다수가 유저가 해상도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매우 비교되는 부분이다.
누가 뭐래도 던파모바일의 가장 큰 무기는 던파 유저들이 PC 던파를 즐겼던 추억이다. 그 시절 로터스 하나 잡는데 촉수 피하고 스킬 쓰느라 4명이 함께 고생한 기억, 왕의 유적 수호의 방에서 HP나 채우는 트롤 같은 파티원, 파티에서 비싼 물품이 떴을 때 주사위의 신에게 내가 먹게 해달라고 빌었던 추억 등 말이다.
그 기억 속에 존재하는 나와 내 친구들 그리고 함께 미화된 그 당시의 던파(게임을 한 그 당시에는 즐거웠던 기억만큼 주로 강화로 인해 원망도 많이 했다)는 실제로 기자에게도 던파모바일을 하는 내내 새록새록 떠올라 게임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이기도 했다.
하지만 던파모바일은 어쨌든 2022년에 출시한 신작이니 언제까지 추억을 떠올리는 이미 PC 던파에서 봤던 그 콘텐츠만을 보여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네오플도 PC 던파와는 다른 스토리의 주축이 될 '라라아'라는 신규 인물을 던파모바일에 등장시켰고 원작에는 없는 패턴의 환영극단을 등장시키는 등 이 게임만의 오리지널리티에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지금부터의 콘텐츠가 이 게임의 전체 방향성을 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 듯 던파모바일은 현재 던파의 플레이 흐름의 근간을 구축한 업데이트 세컨드 임팩트까지의 콘텐츠를 담고 있는 상태로 PC 던파는 이후 콘텐츠로 지금의 성장 시스템 및 플레이 흐름을 완성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던파모바일이 이전의 PC 던파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와 플레이 흐름을 같은 궤도로 갈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을 더 줘 PC 던파와는 다른 재미를 추구할지는 지금부터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