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이 국내 최고 인기 프로야구단인 롯데자이언츠와 손잡을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롯데자이언츠와 파트너쉽을 체결하고 자이언츠 유니폼에 넥슨의 로고를 부착할 예정이다. 자이언츠 선수단은 넥슨의 로고를 유니폼의 가슴과 어깨 등에 부착하고 시즌을 치르게 된다.
넥슨은 오는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롯데자이언츠와의 제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넥슨은 오는 19일 롯데자이언츠와의 제휴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게임업체들과 달리 국내 다른 산업과의 제휴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넥슨의 이번 결정을 두고 사실상 엔씨소프트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넥슨은 한 해 매출이 1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게임기업이지만 넥슨의 라이벌이자 넥슨과 더불어 국내 양대 게임업체로 손꼽히는 엔씨소프트와 비교해 기업의 인지도는 물론 아동게임이 주류를 이루는 기업의 특성상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도 엔씨소프트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해 엔씨소프트가 지난 해 프로야구 제9구단인 'NC 다이노스'를 창단해 본격적으로 프로야구 시장에 뛰어들면서 실질적으로 기업가치 및 인지도 상승과 함께 기업 이미지 개선에 많은 효과를 보기도 했다.
더구나, 공교롭게도 넥슨과 제휴를 맺은 롯데자이언츠도 엔씨소프트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지난 해 NC다이노스의 창단과 관련해 엔씨소프트가 부산경남의 야구시장을 놓고 롯데자이언츠와 신경전을 벌이며 각을 세운바 있어 롯데자이언츠로서도 경남 야구시장의 라이벌이 된 엔씨소프트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자이언츠는 지난 해 NC다이너스의 창원연고 창단을 8개 프로야구단 중 유일하게 반대한 바 있다.
이번 넥슨과 롯데자이언츠의 제휴는 바로 이러한 두 기업의 니즈가 제대로 맞아 떨어졌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넥슨의 이번 결정이 지난 해 부터 계속되어 온 넥슨을 향한 부정적 여론의 물타기용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 해 말 넥슨은 자사가 서비스하는 메이플스토리의 회원 132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게임업계 사상 초유의 해킹사고를 발생시킨 바 있다. 특히, 사고 이후 넥슨이 해킹사고 발생 사실을 알고서도 메이플스토리의 매출 손실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늑장대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넥슨을 향한 비난은 끝없이 이어졌다.
게임업계 사상 초유의 해킹사고 발생 후 넥슨의 임원들은 유저들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또한, 해킹사건이 완전히 해결되기도 전에 올 해 초부터 메이플스토리와 관련된 학교폭력 등 각종 청소년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이들의 원인으로 넥슨의 인기게임인 메이플스토리가 지목되면서 넥슨의 위상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에서 순식간에 청소년 및 학교폭력의 주범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넥슨이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사건들로 추락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프로야구라는 국내 최대 인기 프로스포츠를 활용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의도야 어찌됐든 넥슨의 이번 결정은 결국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넥슨이라는 브랜드 가치 상승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물타기를 통해 여론을 무마시키는 넥슨 특유의 해결방식이 또 등장했다는 비난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해 11월 발생한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의 해킹사고와 관련해 넥슨은 6개월여가 지나도록 아직까지 보상은 물론, 제대로 된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의 주범으로 메이플스토리가 지목됐을만큼 게임의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게임을 만드는 기업의 역할의 중요성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혹은 게임산업을 통한 해결방안이나 개선방안을 단 하나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넥슨의 라이벌인 엔씨소프트는 게임이 논란을 일으킨 이후 게임이용의 부작용을 줄이고 게임을 삶의 활력소로 만들자는 의도로 '굿게이머' 캠페인을 국내 다수의 게임웹진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대비된다.
한편, 넥슨은 지난 2010년 김태균이 소속되어 있던 일본 프로야구단인 지바 롯데마린스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나 김태균이 성적 부진과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결국 불명예스럽게 중도 퇴단, 지난 해 시즌 중반 귀국길에 오르며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