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블리자드는 MMO와 MO의 접목에 성공할 수 있을까? MMO를 꿈꾸는 액션 게임의 황제 '디아블로4'

등록일 2023년03월30일 14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4’의 테스트가 모두 종료되고 정식 서비스를 위한 막바지 담금질을 시작했습니다.

 

총 2주간에 걸처 진행된 이번 테스트에서는 25레벨의 플레이 레벨제한, ‘조각난 봉우리’ 지역에서만이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게임의 흥행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는 초반부의 플레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디아블로 시리즈 마니아들에게 높은 관심을 얻었습니다.

 

디아블로3가 출시된지 약 11년 만에 선보인 후속작 디아블로4의 이번 공개 테스트는 실제로 많은 참가자들이 몰리며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그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게임포커스는 원소술사, 야만용사, 드루이드를 플레이해보고 느낀 디아블로4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보았습니다.

 

본격적인 글에 앞서 정식 서비스를 통해 게임을 처음 즐기고자 하는 유저들을 위해 게임의 스토리와 핵심 콘텐츠에 대한 세밀한 묘사는 배제했으니 이러한 부분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독자분들도 편하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4년 전과는 또 다른 분위기, 게임의 핵심 가치관과 시스템을 묘사한 초반부

이번 디아블로4의 글로벌 공개 테스트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겠지만 게임전문기자들에게는 이번이 디아블로4가 처음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9년 ‘블리즈컨’을 통해 현지 시연회가 진행됐고 지난해 12월에서도 비공개로 제한된 극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엔드 게임 베타를 통해 비슷한 콘텐츠를 사전에 경험해봤기 때문이죠.

 

이번 작품의 핵심 캐릭터인 이나리우스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경험한 디아블로4의 방향성은 한 마디로 게임의 핵심 테마와도 연관 있는 ‘증오’로 말할 수 있습니다. 마을과 마을에 사는 NPC의 잠식, 핵심 캐릭터인 ‘이나리우스’와 ‘릴리트’ 역시 증오와 연관이 있습니다. 게임의 서브 퀘스트나 아무렇지 않게 널려져 있는 다양한 오브젝트들에게서도 이와 관련된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디아블로 시리즈를 많이 해보았다면 잘 알겠지만 이번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 중 하나를 꼽으라면 스토리텔링의 묘사 방식이 기존 시리즈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솔직하게 이전 시리즈의 스토리텔링은 현대의 게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단지 툭 던져놓는 수준이었고 마치 액션의 연출을 위해 필요한 도구에 지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죠. 전작인 디아블로3에서는 이러한 스토리텔링에 신경을 썼지만 RPG와 MMORPG에 익숙한 한국의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습니다.

 

게임의 어두운 분위기는 디아블로4가 가지는 최고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지금도 ‘레아’가 ‘디아블로’고 ‘말티엘’이 빌런이라는 단편적인 모습만 기억하는 유저들이 대부분이죠. 그야말로 관심 있는 유저들에게 목마름을 가실 수 있게 할 정도의 정보를 제공하지만 이러한 세계관이나 설정을 몰라도 게임을 즐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레벨1 캐릭터를 생성해 최고 레벨을 달성하는 구조적인 방식은 이전 시리즈들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맵의 다양한 요소를 통해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아블로4의 접근 방식은 달라졌습니다. 게임의 구조적인 특징과도 맞물려 있지만 MMO의 문법을 따르기 시작한 것이죠.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게임의 콘텐츠 해금이나 핵심 콘텐츠인 필드 콘텐츠, 엔드 콘텐츠와도 맞물려 있는 만큼 유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게임의 스토리텔링 그 자체를 게임 콘텐츠의 일부로 즐겨야 됩니다. 전작들의 플레이에 익숙하고 또 그러한 플레이의 연속을 바라는 유저들에게는 분명 이러한 변화는 달갑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 불호의 목소리를 내는 유저들도 적지 않습니다.

 

게임의 초반부는 일종의 튜토리얼 가이드를 겸하기도 하는 만큼 이번 테스트에서 보여준 디아블로4의 서사는 게임의 엔드 콘텐츠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저들의 피드백에 따라 조금씩의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큰 줄기인 MMO의 방향성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투, 하지만 진짜는 경험할 수 없었다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투 시스템 역시 앞서 이야기한 MMO의 문법이 그대로 적용돼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끝없는 강함을 추구하는 것은 디아블로 시리즈의 영원한 매력 포인트지만 기하급수적으로 강력해지는 것은 MMO 고유의 시스템을 상당부분 파괴하는 만큼 상당히 절제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캐릭터가 강해지는 상승곡선이 모든 시리즈 중 가장 낮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전작은 강력함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자 콘텐츠로 ‘대균열’을 중심으로 한 일종의 타임어택형 콘텐츠를 추가했습니다. 누가 얼마나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아이템을 파밍하는지 여부가 게임의 목표가 되었죠. 물론 지금 디아블로4 역시 그러한 요소가 배제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성장에 집중되었던 전작과는 달리 다수의 조화를 강조하는 MMO의 특성상 이러한 타임어택적인 성향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화려함 보다는 현실적인 요소를 반영했습니다

 

테스트 초반부 말이 많았던 이펙트의 허술함 부분은 개인적으로 동의하기는 힘들었습니다. 4년 전 디아블로4의 첫 테스트 당시 느꼈던 게임의 전투는 오히려 ‘정신사납다’라고 느낄 정도로 화려했었고 게임의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어두워진 만큼 과한 이펙트는 오히려 게임의 몰입감을 해치는 ‘독’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죠. 사실 전투의 화려함에 대한 만족도는 개개인마다 차이가 나는 만큼 추후 이를 옵션의 형태로 유저들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 좋을 듯 해 보입니다.

 

전작들보다 월등하게 많은 조합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전투의 전략성 부분에서도 초반부인 만큼 게임의 후반부 콘텐츠가 결여돼 있던 것이 많은 유저들에게 호불호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는 정해진 스킬과 전설 아이템으로만 캐릭터를 다듬을 수 있었기에 이전 시리즈보다 진화됐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지만 최초 테스트 빌드에서는 스탯을 강화하거나 스킬에 속성을 부여하는 등 게임의 플레이의 폭을 넓혀줄 ‘룬’ 시스템이 구현돼 있었고 이것만으로도 디아블로2 시절에 느꼈던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했었습니다.

 

스킬 시스템에 대한 피드백도 많았던 만큼 정식 출시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여기에 디아블로4에서는 50레벨을 달성하면 활성화 되는 ‘정복자’ 시스템을 통해 한 번 더 전투 시스템에 변화를 줄 수 있게 설계된 만큼 실제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적어도 전투의 다양함 면에서는 역대 시리즈 중 최고의 볼륨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격이자 방어 수단으로 활용한 새로운 액티브 스킬인 ‘회피’까지 추가됐으니 실제 게임에서는 많은 변수가 있을 것입니다. 밸런스적인 부분은 논외로 하구요.

 

아이템이 캐릭터 성장의 절대적 기준이 아니게 바뀌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디아블로4의 전투는 MMO를 지향하는 만큼 분명 이전 시리즈의 호쾌한 딜링을 바랬던 유저들에게는 상당히 이질적으로 다가올 요소가 많을 것입니다. 대표적인 콘텐츠로는 여러 유저들이 힘을 합치는 필드 보스 콘텐츠를 꼽을 수 있습니다. 유저의 입장에서는 언젠가 필드보스 역시 혼자서 처리가 가능할 정도로 강력해지는 것을 꿈꾸겠지만 결국 PvP가 묶여있는 만큼 캐릭터의 성장 그 자체는 이전 시리즈에 비해 상당한 제약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유저들이 상실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잘 만드는 것이 개발사인 블리자드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죠.

 

MMO와 MO의 한계를 극복한 게임이 나올 수 있을까? 디아블로4를 바라보는 시선

게임 구조의 변화는 유저들에게 많은 토론거리가 되었습니다. ‘디아블로 같지 않다’는 의견과 ‘새로운 디아블로’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죠. 지금까지 체험해본 디아블로4는 기존 MO시리즈였던 디아블로 시리즈의 장점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서비스하며 다져진 MMO의 노하우를 접목한 게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의 변화는 게임을 처음 접했던 2019년부터 4년이 흐른 2023년인 지금까지 비교적 일관성 있게 이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간 장르와 장르의 융합을 꾀하는 게임들을 게임사가 잘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조금만 중심을 잃어도 바로 게임성 그 자체가 비판받을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위험도를 생각해봤을 때 디아블로4의 변화는 개발사인 블리자드에 있어서도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탐험 요소가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크게 흥미로운 부분은 없습니다

 

디아블로4의 초반부는 후반부를 위한 ‘빌드업’ 단계인 만큼 테스트 당시에 체험해본 초반부로 게임을 평가하는 것은 이릅니다. 특히 시즌제로 게임을 서비스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결국 게임의 최종적인 평가는 현제 ‘갓겜’이 된 디아블로3와 마찬가지로 게임이 서비스가 어느정도 진행된 시점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커스터마이즈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던 만큼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보입니다.

 

그러나 커스터마이징, 전투 경험, 콘텐츠 연계 등 게임 초반부에 유저들이 지적하는 게임에 대한 다양한 부정적인 피드백은 분명 개발사 역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후반부에 공개되는 게임의 본격적인 콘텐츠가 이들의 불만을 잠재워줄 일종의 면죄부로 활용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죠. ‘초반에 좀 지루하지만 후반에 재미있으니 참고 해봐라’는 요즘 세대의 게이머들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표현입니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시종일관 재미있는 게임이 널려있거든요.

 

디아블로4는 이전 시리즈를 접했던 유저들에게는 새로운 추억과 경험을, 그렇지 않은 유저들에게는 새로운 인연을 쌓아나갈 출발선상에 놓인 게임입니다. 부디 다가오는 6월 6일 출시될 블리자드4가 다른 게임에서는 대체할 수 없는 ‘역시 디아블로’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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