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크래프트 호러물이 대체 뭐야? - 2부

빛의 세계에 톨킨이 있다면 어둠의 세계에는 러브크래프트가 있다

등록일 2010년11월04일 12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프로비던스로 돌아온 뒤에는 1933년까지 '10 Barnes Street'의 넓은 빅토리아 양식 목조 저택에서 거주했다. (이 주소는 후에 '찰스 덱스터워드의 비밀'에 등장하는 윌레트 박사의 주소로 나오기도 한다) 프로비던스로 돌아온 후 사망하기까지의 이 기간은 러브크래프트의 문학적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였다.

이 시기에 러브크래프트는 후에 톨킨의 중간계 신화와 비견되는 크툴루 신화의 내용을 완성하게 된다. 이 기간동안 러브크래프트는 그의 걸작 단편 대부분을 써냈으며, '찰스 덱스터워드의 비밀'과 '광기의 산맥에서'와 같은 장편 소설을 쓰기도 했다. 러브크래프트는 종종 다른 작가들을 위해 엄청난 양의 대필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왕성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러브크래프트의 생활은 점점 궁핍해져갔다. 러브크래프트는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걸려 있었고, 1936에는 대장암 진단까지 받았다. 이후 그는 죽을 때까지 끊임없는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1937년 3월 15일, 러브크래프트는 프로비던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실, 일반적으로 알려진것과 달리 생전의 러브크래프트가 자신이 창작한 신화를 정리하여, 크툴루 신화 설정집을 완성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서는 크툴루 신화가 직접적으로 상세히 묘사되는 소설은 적은 편이다.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가 정리된 것은 그가 사망한 후의 일이다. 러브크래프트와 친분이 있었던 여러 작가들이 러브크래프트의 소설들과 생전의 그의 이야기 등을 바탕으로 크툴루 신화의 세계관을 정리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는 논란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러브크래프트와 친분이 있었던 작가들 중에는 생전의 러브크래프트와 작품을 주고 받으며 세계관을 서로 교류한 작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러브크래프트 사후에 완성된 크툴루 신화
어찌됐든 톨킨의 중간계 신화와 달리 크툴루 신화는 이렇게 러브크래프트 사후에 완성이 됐다. 크룰루 신화는 인류 이전에 지구에는 외계에서 온 매우 강력한 존재(크툴루)들이 있었고, 고대의 신화와 전설이 이 존재들을 암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인류는 이들 존재를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고 이들을 신으로 섬기거나 악마로 여겨 피하며 살아가고 있다. 크툴루 예언서에 따르면, 깊은 바다 밑에 잠자고 있는 이틀 크툴루들은 때가 되면 다시 깨어나 지구에 엄청난 재앙을 가져오게 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러브크래트프가 처음부터 크툴루 신화를 계획하고 생전에 완성했던 것은 아니지만 러브크래프트는 자신이 만든 신화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게 하기 위해 여러가지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첫 번째는 세심하게 만든 신화의 배경을 조금씩 노출하여 독자들이 퍼즐을 끼워맞추게 했다. 이것은 톨킨이 요정이야기론(On Fairy-Stories)에서 주장한 방식과 유사하다.

두 번째는 다른 작가들도 크툴루 신화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쓰도록 부추겼다. 사실 러브크래프트의 여러 지인들은 크툴루 신화에 대한 책을 적었고, 이중에 러브크래프트의 의도와 다른 것도 있었다. 그러나 러브크래프트는 자신이 크툴루 신화의 창조자가 아닌, 다른 저자와 같이 크툴루 신화를 전하는 화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이려고 했기 때문에 이를 수정하지 않았다.

한편,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는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야 다른 작가들에 의한 직간접적 참여를 통해 음악, 영화, 게임, 만화 등 대중문화에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영화 헬레인저와 게임 언다잉을 만든 클라이브 바커는 크툴루 신화의 세계관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며, 에일리언의 미술 담당으로 유명한 H. R. 기거(Giger)도 크툴루 신화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적이 있다. 특히 기거는 에일리언에 관한 삽화집 제목을 네크로노미콘(Necronomicon) - 러브크래프트가 크툴루 신화를 믿게 하기 위해 자신의 작품속에 등장시켰던 가상의 책. 많은 이들이 이 책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믿어 전 세계 유명도서관에는 이 책에 대한 문의들이 쏟아졌다고 한다 - 이라고 짓기도 했다.

에일리언의 디자이너 H.R 기거의 작품. 기거는 크툴루 신화에 영향을 받은 대표적 인물 중 한명이다

또한, 다크 스타와 할로윈의 감독인 존 카펜터도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았으며, 에일리언과 토탈 리콜의 미술을 담당한 댄 오배넌(Dan O'Bannon)과 에일리언, 제5원소, 어비스, 스타워즈의 미술을 담당했던 장 지로(Jean Giraud)도 러브크래프트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엑스 파일, 닥터 후 등의 미국 드라마와 이블 데드, 고스트버스터즈, 헬보이, 그룹 메탈리카, 일본의 만화가 이토준지 등 러브크래프트와 크툴루 신화의 영향을 받은 작품과 인물들은 수 없이 많다.

특히, 크툴루 신화는 게임쪽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크툴루 신화의 영향을 받은 가장 대표적인 게임은 FPS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둠'이다. 어렸을 때 러브크래프트와 D&D에 심취했던 샌디 피터슨(Sandy Petersen)은 '콜 오브 크툴루'라는 TRPG를 만들고 이후 크툴루 신화를 바탕으로 둠을 디자인한다. 또한, 러브크래프트를 일찍 접한 일본에서는 파이널 판타지, 캐슬배니아 그리고 여러 공포게임물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 이 밖에도 헤일로, 워해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어론 인더 다크 등이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았다.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세계관에 영감을 받았음을 게임패키지에 적어 놓았던 공포게임 '얼론 인 더 다크'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