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던 지스타 2014. 2005년 첫 개최 이후 10주년을 맞이한 지난 해 지스타에서는 내로라 하는 국내 대형 게임회사들은 물론 다수의 한국 게임사들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차세대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에 진출할 것이라는 놀라운 발표가 나왔다.
스마일게이트, 조이시티, 블루사이드 등 전통의 온라인 게임 강자들이 지스타 2014를 통해 콘솔게임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겠다고 선언했고 콰트로기어 등 실력파 인디 개발사들도 모바일이 아닌 플레이스테이션4와 PS Vita 등 콘솔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 게임 생태계가 온라인과 모바일게임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성과 활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게임포커스에서는 국산 콘솔게임들이 본격적으로 쏟아져나올 2015년을 맞아 국내 콘솔게임의 현 주소와 콘솔 플랫폼 진출을 선언한 조이시티, 스마일게이트, 콰트로기어 등의 게임사들을 만나 콘솔게임 진출을 위한 준비상황과 이들이 보는 콘솔 플랫폼과 향후 시장전망은 어떤지 알아봤다.
그 첫 순서로 자사의 대표 브랜드인 '프리스타일'을 활용한 신작 게임을 포함해 다양한 신작 개발로 정면승부에 나서는 조이시티를 찾아 조이시티의 콘솔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찬현 사업개발부장을 만났다.
김 부장은 캐나다에서 대학을 나와 현지에서 창업해 콘솔게임 생태계를 경험한 후 엔도어즈, 넥슨을 거쳐 지난 2013년 조성원 대표가 이끄는 조이시티에 합류했다. 조이시티에 합류한 후에는 모바일, 온라인 글로벌서비스전략 및 신규플랫폼 진출전략, 신규사업개발을 담당했으며, 넥슨에서 해외소싱팀장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콘솔 플랫폼 진출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성원 대표 역시 글로벌 게임시장에서의 콘솔 플랫폼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조이시티의 콘솔 플랫폼 참가는 빠른 속도로 진전을 보였다. 일찍부터 플레이스테이션4 개발환경 및 적합한 게임엔진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했으며, 콘솔 개발 경험을 가진 개발자를 채용하는 등 팀 세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게임포커스는 김찬현 부장에게 조이시티의 콘솔 게임시장에 대한 시각과 전망, 어떤 게임을 준비해 어느 지역에서 승부할 것인지를 들어봤다.
연내 콘솔 타이틀 출시가 목표
게임포커스: 한국 게이머들이나 경쟁 게임업체들도 조이시티가 전격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 참가를 발표한 것에 놀랐을 것이다. 자기소개 및 언제부터 콘솔 게임시장 진출을 준비했는지 들려주시기 바란다.
김찬현 사업개발부장: 조이시티에서 사업개발부장을 맡고 있다. 모바일, 온라인 플랫폼의 신규게임을 찾아서 조이시티 라인업으로 영입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는 타이틀의 해외진출 가능성을 검토하는 게 기본 업무다. 이번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 진출처럼 신규 사업의 진출 방향을 조사해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조이시티에 합류하기 전에는 넥슨 해외소싱팀에 있었다. 전체그룹 내에서 소싱과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일을 했다. 전세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게이머들은 아직 존재조차 모를 수많은 게임들을 보고 검토할 수 있는 입장이었고, 세계 굴지의 프로듀서들과 개발사들의 동향을 지켜보며 글로벌 게임시장에 대한 판단력을 얻는 기회였던 것 같다.
조성원 대표님과는 엔도어즈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할 때부터 함께 일했으며 콘솔게임의 전망에 대해 대표님도 낙관적으로 보고 계셨기에 콘솔 플랫폼 연구, 개발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승부를 걸어보자는 판단을 해 주신 것 같다.
콘솔 플랫폼은 대표님과 회사에서 오래 전부터 검토, 준비를 해 온 부분이다. 아무래도 조이시티의 장기가 스포츠 장르이다보니, 스포츠 장르가 인기있는 콘솔 플랫폼에 흥미를 가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 세대, 플레이스테이션3 시절에는 진출시점을 찾지 못한 채 차세대 콘솔이 나왔다.
게임포커스: 모바일 게임에서 승부를 보려고 한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콘솔로 진출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을 것 같다.
김찬현 부장: 고민해야 했던 부분이, 모바일에서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연 단위 전략, 미래 전략까지도 향후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온라인 게임은 향후 전략을 짜기가 매우 어려웠다는 점이다. 시장 자체가 작아지진 않았지만 새로운 동력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온라인 게임 타이틀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 못 할 건 아니었지만 내부적으로 설득력이 있는 테마가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E3에서 SCE의 상황을 쭉 체크하며 콘솔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었다. 무엇보다 플레이스테이션4로 오며 신형 콘솔은 온라인 기능이 강화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플레이스테이션4 개발이 발표되고 스펙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GDC에서 SCE 측과 대화를 나눴다. 플레이스테이션 개발환경의 개선 상황과 성능을 검토한 결과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섰다.
본격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을 연구하며 솔직한 심정으로는 2013년부터 당장 개발조직을 꾸려 개발에 나서고 싶었지만 회사가 안정화되고 내부 정리를 한 후에 하느라 2014년 들어서야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게임포커스: 플레이스테이션4에서도 스포츠 장르에 우선 도전하는 건가?
김찬현 부장: 스포츠 장르의 게임을 만든다는 생각은 뚜렷하다. 우리가 가장 자신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스포츠 장르만 한다는 건 아니다. 향후 모바일 IP를 활용할 수도 있고 신규 브랜드에 도전할 수도 있다.
게임포커스: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나? 언제쯤 조이시티가 개발한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을 만나볼 수 있을까?
김찬현 부장: 장르는 열어놓고, 브랜드는 우선 프리스타일로 가게될 것 같다. 현재 엔진, 파이프라인 등의 세팅을 진행 중이다. 어떤 장르를 선택하더라도 문제없도록 기반을 다지는 한편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목표는 2015년 말까지는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2016년 초 스포츠 시즌 시작에 맞춰서 나가는 게 좋지 않나 한다.
목표는 '세계', 북미, 유럽시장 개척 기대
게임포커스: 이번에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 진출을 선언한 국내업체 중에는 북미 마켓을 우선 보고있는 곳도 있고, 국내 마켓부터 노리는 곳도 있더라. 조이시티는 어떤가?
김찬현 부장: 스포츠 게임이 인기있는 북미, 유럽을 공략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온라인 게임으로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있지만 북미, 유럽은 우리에게 신규시장이다. 신규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다.
축구와 농구를 놓고 보면 둘 다 시장이 확고하다. 그런데 북미에서 농구가, 유럽에서 축구가 인기있을 거라고 생각들을 하는데 의외로 북미에서도 축구게임에 대한 수요가 있고 농구도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신규시장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 가능하다면 전세계 시장에 동시에 가고 싶은 건 사실이다. 하나의 타이틀이 아니라 브랜드 전략으로 바라보는 것이라 전세계에 우리 브랜드를 동시에 선보이게 되길 바란다. 특정 지역을 선호하기보다는 세계 콘솔시장에서 우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아가고 싶다.
예를 들어 E3 2015에서 우리 게임을 발표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하지만 일정상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 같다. 콘솔 시장이 태동하는 중국의 차이나조이도 그렇고 몇 안되는 기회에 우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게임포커스: 과금제는 어떤가? 이 부분 역시 게임 판매 형태를 생각하는 곳과 부분유료화를 생각하는 곳이 갈리던데.
김찬현 부장: 콘솔에서도 앞으로 F2P 과금방식이 통용될 거라 보고있다. 하지만 과금제 부분은 어디를 메인 타깃으로 보느냐의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북미,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고연령층이 콘솔 유저층을 형성한다. 이들은 돈을 쓸 수 있는 한계는 크지만 합당한 지불에 대한 요구도 크다. 온라인 게임의 부분유료화 모델을 그대로 갖고가는 것도 하나의 답이겠지만 좀 더 연구해 봐야 한다.
게임포커스: 몇 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가?
김찬현 부장: 시작은 하나다. 연구, 개발을 진행중이라 다른 프로젝트가 생겨날지는 좀 더 준비하며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모바일 게임을 이식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단순이식은 아니고 적합하게 바꿔서 가져오는 쪽으로 생각 중이다.
게임포커스: 콘솔 개발경험을 가진 개발자를 모으는 것도 힘들었을 것 같다.
김찬현 부장: 가장 큰 숙제였다. 기본적으로는 콘솔 프로젝트가 온라인 조직을 위한 미래비전 창출 시도 중 하나였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온라인 작업을 하던 분들이 개인적 레벨업을 위해 지원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 줄 콘솔 경력이 있는 개발자들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팀을 세팅하며 찾아보니 한국 개발자 중에서도 해외 업체에서 콘솔 개발 경험을 한 분이 많았다.
게임포커스: 엔진 쪽은 자체 엔진으로 가는 건가?
김찬현 부장: 그 부분도 고민중이다. 일단 개발팀에서 연구하며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크게 기존 엔진 몇종과자체엔진까지 3개 정도의 선택지를 놓고 고민중이다.
게임포커스: 플레이스테이션4가 PC와 개발환경이 비슷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려움은 있었을 것 같다.
김찬현 부장: 처음에는 개발자들도 우리가 과연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기술쪽 파악에 시간이 많이 걸린 것도 사실이다. SCEK에서 열심히 도와줬고 콘솔 플랫폼에 대한 경영진의 공감도 힘이 되었다.
게임포커스: 회사 입장에서 콘솔 시장은 미지의 영역이다. 게임을 직접 출시할 수도 있지만 퍼블리셔를 통해 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 개발사들의 경우에도 한국 시장에는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출시하는 게 보통이다.
김찬현 부장: 플레이스테이션4의 다운로드 마켓이 있으니 직접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에서 그랬듯 매력적인 파트너가 나오면 손을 잡지 않을 이유도 없다. 현 단계에서는 직접 가는 것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모바일, 온라인에서 그렇듯 콘솔에서도 조이시티가 퍼블리셔로서 활동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PC 온라인게임을 직접 운영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으므로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
콘솔게임 개발, 기술력 향상에 도움될 것
게임포커스: 개발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콘솔 개발은 신선한 경험일 텐데.
김찬현 부장: 콘솔 게임을 연구해 본 개발자들도 대개는 예전의 환경이 크게 다른 콘솔 환경만 알고 있어서 초기에는 어려움이 좀 있었다. 개발환경이 많이 개선되었다지만 DirectX를 사용할 수 없다는 건 그대로다.
콘솔 개발에 도움이 된 것은 모바일 게임 개발경험이었다. 모바일에서 구글, 애플 등 플랫폼 홀더와 일해본 경험이 플랫폼 홀더와 함께 가야하는 콘솔에서 일하는 데에 많은 참고가 됐다.
콘솔 개발 경험이 있는 분들이 다른 개발자들을 도와주고 있고 제대로 개발을 진행한다면 훌륭한 개발자는 플랫폼이 어떻건 잘 할 것이란 믿음이 있다. 일정 등 리스크 요소가 있는 건 사실이다.
게임포커스: 신규개발 외에 기존 게임의 이식은 고려하지 않고 있나?
김찬현 부장: 기존 리소스를 그대로 이용해서 옮기는 건 아니라고 본다. 콘솔과 PC 온라인은 UX 등에서 크게 다르다. 스포츠게임의 노하우와 조직을 그대로 가져가는 건 맞지만 콘솔에 맞춰 게임을 새로 개발하는 것이다.
게임포커스: 이제 조이시티는 PC 온라인 게임 개발은 안 하는 건가?
김찬현 부장: 우리가 개발할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의 신작이 PC에서 돌아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기술적 향상과 R&D에 대한 투자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다. 콘솔 개발 시너지가 발휘되는 부분으로, 콘솔 개발을 한다고 온라인 게임이 안 나오는 게 아니라 양쪽 시장 모두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콘솔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우리의 기술 면에서의 발전을 바라기 때문으로 하나의 플랫폼에 국한된 프로젝트가 아니다.
게임포커스: 캡콤이 차기작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4와 PC 유저 사이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북미에서 서버 연구를 하고 있는데 난관이 있는 것 같더라.
김찬현 부장: 우리도 그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 콘솔 플랫폼의 네트워크에 대한 테스트는 필요하지만 PC와의 멀티플레이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이 부분은 SCE도 적극적으로 바라보는 부분이다.
FPS 같은 장르라면 고민이 더 많을 것 같다. 컨트롤러가 완전히 다른데 어느 쪽에 어떻게 보정을 줘야 할까, 두 컨트롤러에 모두 잘 적용되는 조작시스템 구현이 가능한가 등 많은 고민을 불러올 내용이다.
게임포커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장으로 나아가는 데 대한 걱정과 포부를 들려주기 바란다.
김찬현 부장: 콘솔 게임시장도 다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과정이다. 어느 콘솔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유행을 주도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조이시티의 이번 시도가 기술적으로 다른 개발사들보다 앞서갈 수 있는, 앞선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이런 시도를 모바일 등에서도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이시티는 아무도 스포츠 게임을 안 만들 때 스포츠 게임에 도전했고 모바일에서도 '룰더스카이' 등으로 실험적 도전을 하던 회사다. 우리의 이번 전략으로 튼튼한 기반을 만들어 회사와 구성원들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여전히 콘솔 플랫폼에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진 회사도 있을 것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오랫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켜보고 헤쳐나온 조이시티와 조이시티 경영진이 콘솔개발이 회사에 무리가 될 프로젝트였다면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가 콘솔 플랫폼을 마냥 어려워만 할 때부터 우리는 꾸준히 정보를 모으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
생소한 플랫폼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고 쉬운 길이 아닌 것도 맞다. 조이시티는 오랫동안 콘솔 플랫폼을 지켜봐온 기반이 있었기에 다시 한 번 검토했을 때 돌아가는 일 없이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프리스타일에서 컨트롤러 조작을 실험해 온 것도 도움이 됐다. 우리는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