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을 연구하던 의사는 왜 게임에 주목하게 됐나

등록일 2015년08월27일 17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임은 우리 뇌에 어떤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줄까? 그 재미있는 실험 결과가 공개됐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27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더 모임’에서 ‘게임과 뇌’ 특강 시간을 가졌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주최로 진행된 이날 초청강연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게임과 뇌에 상관관계에 대한 다양한 발표가 이어졌다.


강동화 교수는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일반인과 뇌가 많이 다르다고 한다. 이것이 과연 중독인가? 아니면 단순 놀이냐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게임과 뇌를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논문들을 살펴보고 게임이 긍정적으로 활용되는 사례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최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을 통해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와 같은 RTS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시지각학습(Visual Perceptual Learning)능력이 더 발달하고 고위 인지능력 향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해 화제가 된 인물.


강연 시작에 앞서 강 교수는 정신중독의학회가 주장한 게임과 중독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 자료를 인용하며 “설득력이 부족한 연구결과”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게임이 중독성이 강하다를 넘어 게임은 마약이라고 주장하는 연구사례가 있다. 조사 결과에서 보면 뇌보상중후 영역이 확장되고 감정인지조절을 받는 전두엽과 전두대피질 연결부가 손상된다고 주장했다. 쉽게 얘기해 보상회로에서 생성되는 도파민이 중독자랑 다른 것이 없다고 한 것인데 이는 중독자가 아니라 인간이 무엇인가를 하고 원하는 동기 부여나 욕망에 의해서도 활성화 된다. 사랑과 증오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사랑은 하나의 인간중독이고 뇌과학적으로 이것은 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게임에 적용시켜 마약과 동일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단순한 근거에 의거한 설득력이 부족한 주장이다”고 밝혔다.

몇 년전 논란이 된 '짐승뇌'와 관련해서는 "일상 생활을 제대로 안하고 사람들간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없다면 게임중독 뿐 아니라 어떠한 경우에도 뇌는 퇴화할 수 있다. 게임 중독자를 치료하는데 있어서는 게임을 보지 않고 주변 환경부터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에서 강 교수는 최근 자신이 발표한 논문의 선별 기준과 결과 등을 공개했다. 시지각학습(Visual Perceptual Learning)이란 쉽게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이전에 못 보던 것을 보게 하거나 이전에 구분하지 못하던 차이를 알아차리게 하는 학습법으로 일종의 두뇌치료법(훈련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강교수가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논문 '액션 비디오게임이 시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Action Video game modifies visual selective attention)'

강 교수는 게임을 시지각학습의 소재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우연하게 게임과 뇌에 대한 논문을 접하게 되면서부터”라고 설명했다. 게임이 뇌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논문을 읽으면서 이를 시지각학습에도 적용시켜보고 싶었던 것. 실험실에서 진행하는 딱딱한 방식의 실험 대신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고 집중할 수 있는 게임을 선택한 것이다.

피험자는 크게 두 그룹으로 분류됐다.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를 경험한 게이머 그룹과 전략 전술 게임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고 하나의 게임을 10시간 이상 한 적이 없는 무경험자 들이 대상이 됐다. 연령과 교육 정도는 비슷했으며 RTS게임을 하면서 생기는 시지각능력 변화를 살펴봤다.

게임이 주는 결과 차이는 상당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게이머 그룹은 초반부터 높은 테스트 결과를 보였던 사람들이 많았고 잘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과의 결과 편차가 적었던 반면 무경험자 그룹은 전체적인 성적이 게이머 그룹에 비교해 저조했다.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편차도 컸으며 반복학습으로 두 그룹 모두 인지능력이 향상 정도도 각기 달랐다.





MRI결과도 차이가 났다. 실험 중 뒤쪽 뇌(후두엽)이 활성화 된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실험 참가자가 동일했지만 게이머 그룹은 앞쪽 뇌(전두엽)를 활용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즉 의사결정을 하는 능력, 고위 인지능력에서 게이머 그룹이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게임을 통한 시지각학습을 통해 시야장애치료를 할 예정이다
실제 치료사례, 게임을 통해 더욱 효과를 높일 예정이다

강 교수는 시지각학습능력을 통한 시야장애치료 사례가 있는 만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게임업체와 연계해 시야장애치료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강 교수는 “가정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가정용 훈련기구 개발을 통해 게임은 게임이지만 일상생활에 접목시켜 수 많은 시야 장애인들도 운전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이재성 전무는 “오는 11월 재단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장애학생의 의사소통을 지원하기 위한 보완대체의사소통 (AAC)제작 발표회와 그에 앞서 진행되는 게임 사전의 중간제작 발표회(10월 21일), 스페셜 올림픽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활동을 이어나갈 엔씨소프트문화재단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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