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현실화 된 카카오게임의 붕괴, 카카오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등록일 2015년09월08일 15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2012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된 게임 플랫폼 '카카오게임'이 등장한 후 '애니팡 for Kakao', '드래곤플라이트 for Kakao', '캔디팡 for Kakao' 등 for Kakao 이름을 단 게임들이 연이어 성공하며 카카오게임은 모바일게임 성공을 위한 등용문으로 인식됐다.

특히, 지금까지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13개의 모바일게임 중 '탭소닉'을 제외한 12개의 게임이 모두 카카오게임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게임이라는 점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카카오 플랫폼이 갖는 영향력을 드러내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 플랫폼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을 상당히 잃었다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1위부터 10위까지의 게임들 대부분이 카카오 게임 플랫폼이었던데 비해 최근에는 10위권 내에 카카오게임 비율은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것도 대부분 모바일게임 업계 최강자 넷마블의 게임이어서 온전한 카카오 플랫폼의 영향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카카오 플랫폼 위기론이 힘을 얻는 까닭이다.


지난 2012년 스타트업인 선데이토즈와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사업을 전환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등과 함께 화려하게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뿌리를 내린 카카오게임은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하여 자신의 실제 친구들과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실제 친구들에게 게임 내에서 유용한 아이템을 보내줄 수 있는 선물하기(협력) 시스템, 친구들과 점수 경쟁을 할 수 있는 요소들은 유저들을 열광케 했고 이는 다수의 게임 성공 및 플랫폼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물론 그렇다고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유저 입장에서는 카카오게임 출시 초기 카카오톡 친구들이 시도때도 없이 보내는 무분별한 선물하기와 초대 시스템을 막을 방법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피로감을 호소했고, 개발사 입장에서는 깐깐한 입점 시스템과 높은 수수료에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거기다 카카오게임의 성공 이후 '밴드 게임', '아프리카TV 게임센터' 등 경쟁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한 차례 위기설이 돌았으나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카카오게임은 후발주자들의 도전에도 굳건히 버텨내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카카오게임 서비스 2주년을 기념해 다음카카오가 공개했던 주요 수치

그러나 최근 제기되고 있는 카카오 플랫폼의 위기설은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플랫폼의 도전 등과 같은 카카오게임 외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바로 카카오 게임 내부적인 문제들에서 시작된 것으로 이전의 위기설과는 현격히 다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로 카카오게임에 불만을 가졌던 유저와 개발사들의 탈(脫) 카카오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를 벗어나는 대부분의 게임들은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없이 직접 출시하고 있어 카카오로서도 대처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탈 카카오게임 현상의 시작은 대형 개발사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이전에는 자신들이 직접 서비스하던 게임도 카카오게임 플랫폼으로 갈아타던 개발사들이 카카오게임의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대신 자체 서비스를 하며 카카오에 지불되던 수수료를 마케팅에 쓰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현재 카카오게임 서비스 게임 중 가장 많은 수(4개)의 게임을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10위권 내에 올린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자사의 대형 RPG 2종 '레이븐 with NAVER'과 '크로노블레이드 with NAVER'를 카카오게임이 아닌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출시한것은 물론 이후 출시한 '마블 퓨처파이트'의 경우는 플랫폼 없이 직접 출시하면서 이 같은 카카오 위기설에 확실하게 불을 지피기도 했다.

개발사들이 카카오게임을 벗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미 모바일게임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카카오게임을 통해 출시되는 게임도 너무 많아 자사의 게임이 차별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카카오 플랫폼 출시 초기와 달리 카카오게임측의 지원이 부족해진것도 한 몫 했다.

또한, 최근 새로 출시된 모바일게임 플랫폼인 '네이버'와 스마일게이트의 '스토브' 등이 마케팅을 포함해 게임을 출시하는 개발사들에 강력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플랫폼을 원하는 개발사들이 카카오 외에 이들 플랫폼을 염두에 두면서 탈 카카오 현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 외에도 카카오게임이 입점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선보였던 '카카오게임샵'이 생각보다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것도 카카오가 이미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서의 매력을 상실했다는 반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유저들도 최근 출시된 모바일게임들이 카카오톡 연동이 아닌 Google+와 페이스북 연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동이 되면서 일명 카카오톡 공해라고 불리는 초대 메시지와 선물 메시지를 피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모바일게임 유저들 조차 카카오게임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카카오게임 위주의 게임 플레이를 벗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카카오게임의 매출로 바로 반영 됐는데 작년을 기준으로 평균 5백억 이상을 기록했던 다음카카오의 모바일게임 매출이 올해 1분기 처음 역성장을 기록한 뒤 2분기에는 400억 대로 떨어져 카카오게임 위기설이 그저 가설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위기설을 벗어나기 위해 선데이토즈와 '애니팡 맞고' 등을 서비스하며 모바일 웹보드게임 서비스를 시작하고 개발사 지원 정책을 추가하는 등 카카오게임 플랫폼의 재도약을 위해 다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과연 다음카카오의 이 같은 해법이 성공해 카카오게임 위기설을 벗어나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강력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탈 카카오현상이 계속 지속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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