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름없이 업무의 일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를 확인하던 기자의 핸드폰에서 해당 메뉴가 사라진 것은 약 2,3개월 전이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오류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폰이 아닌 PC를 통해 구글플레이에 접속을 하면 매출 순위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크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스마트폰 대신 PC를 이용해 매출 순위를 확인하곤 했다.
그렇게 얼마가 흘렀다. 나 뿐만 아니라 주변의 동료 기자들과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같은 이야기가 들려왔다. 단순히 구글플레이의 일시적인 오류가 아니었던 것이다. 대체 왜 스마트폰에서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가 보이지 않는지 궁금해졌다.
안드로이드 OS업데이트로 인한 가이드라인 수정과 이와 관련한 테스트 일환으로 일시적으로 메뉴가 차단된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구글이 향후 비즈니스를 위해 매출 순위를 유료화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추측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찌됐든 구글 코리아로부터 명확한 답변을 들어야 했기에 당시 구글 코리아의 홍보대행사를 맡고 있던 뉴스컴 관계자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일반적으로 홍보대행사 혹은 해당 기업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면 보통은 당일, 늦어도 2,3일이면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데 해당 문의를 한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어떤 답변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별로 어려운 내용도 아니었기에 홍보대행사의 대응은 더욱 이상했다.
일주일 여가 지나고 홍보대행사측으로 부터 "구글코리아에서도 처음 확인된 상황으로 (나의)첫 문의 이후 2~3명의 기자들이 같은 내용을 문의했다. 본사 차원에서 확인을 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 왔다. 구글플레이 차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확인하는 매출 순위차트의 누락을 기자가 문의하기 전까지 구글코리아가 몰랐다니... 더군다나 매출 순위는 모바일게임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트 중 하나인데 구글 코리아의 사업담당자들이 꽤 오랜시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렇지만 구글 코리아에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담당자라 하더라도 스마트폰으로 매일 매일 확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었고 또 당시에는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었으므로 외국계 기업의 특성상 확인 절차나 공식적인 멘트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라 생각을 하며 다시 답변을 기다렸다.
그리고 일주일 후 ▲매출순위 누락은 일부 스마트폰에서 확인된 문제다. ▲현재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 본사와 협조해 일을 처리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는 답변을 받았다. 문의 후 약 2주 이상 기다렸던 답변치고는 너무 부실했다.
답변 내용이 너무 부실해 기사에 정식으로 삽입 될 구글 코리아의 입장과 기술적 문제에 대한 답변을 다시 요구했으나 이번에도 다시 기다려 달라는 답변과 함께 일주일의 시간이 허비됐다.
그리고 9월 말쯤 구글 코리아의 공식 홍보대행사가 바뀌었다는 안내메일을 받게됐다. 일이 어떻게 처리 되었는지 궁금해 이전 대행사이자 최초로 문의를 넣었던 뉴스컴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과거의 담당자는 수차례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상황이 이쯤 되니 황당하기도 하고 대행사의 능력에도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대행사는 이미 바뀌었고 모든 업무가 이관된 상황에서 이전 대행사 담당자에게 더 이상 추가 확인을 요청하는 것이 더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새롭게 바뀐 대행사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까지 있었던 사실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확인을 다시 요청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새로운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된 문의는 처음 듣는다며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는 답변을 했다.
그렇게 또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답변은 없고 더 이상 기다릴 수도 없어 새롭게 바뀐 홍보대행사 KPR의 홍보담당자에게 현재 진행상황이 어떻게 되는지를 묻자 이전 대행사 관계자와 같은 답변을 하기 시작했다.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대행사는 바뀌었을지라도 이미 문의는 한 달 정도 전에 했었음에도 그 때 당시와 똑같은 답변으로 일관한 것이다. 구글 코리아가 문제인 것인지 대행사의 문제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기자는 구글플레이 담당자의 연락처와 더 나아가 구글 코리아 임원의 연락처까지 알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취재를 위해서 개인의 전화번호로 업무 확인을 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고 싶었기에 최대한 공식적인 루트와 절차를 통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 달이 넘는 시간동안 앵무새 같은 답변만을 받았고 신기하게도 그동안 매출 순위는 다시 모든 디바이스에서 정상적으로 노출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홍보대행사인 KPR에서는 이와 관련된 답변을 주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노출 누락은 글로벌 기업인 구글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작은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당 문제를 수없이 문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문제의 원인에 대해 답변하지 못한다는 것은 기업의 운영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물론, 기업이 아닌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담당자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사의 직원이 그런식으로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을 모르는 기업은 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최근 구글플레이와 관련해서 보안문제나 환불 문제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글로벌적(?)인 기업답게 구글은 본인들이 생각하기에 작은 문제나 중소개발사와 인디개발사의 절박한 요구에는 귀를 기울이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사소한 환불따위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
최근 만난 한 인디개발사 대표가 침통한 표정으로 구글과 관련한 문제점과 어려움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기자는 해당 문제와 관련해서 공식 대행사인 KPR을 통해 문의를 할 계획이다. 과연 이번에는 답변이 제대로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