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10만 관중.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인기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국내 최초이자 최후의 팀 리그 '프로리그(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2016년 10월 18일 14년 역사를 뒤로하고 결국 폐지됐다.
개인전이 넘쳐나던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최초로 개인보다 팀의 승리를 중요시 했던 프로리그의 등장은 평소 개인 리그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선수들의 등장과 팀 승리를 위한 독특한 전략,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팀플레이 등을 선보여 많은 e스포츠 팬들을 열광시키며 한국 e스포츠 산업의 중흥기를 이끌어냈다.
특히, 국내 최초의 스타크래프트 프로팀 리그의 등장은 다양한 대기업의 게임 팀 창단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는데 스타리그 초창기부터 팀을 창단한 KTF(현 KT)를 비롯해 SKT, CJ 등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프로리그에서도 활약하는 대기업 프로팀이 대거 e스포츠 시장에 참여한 것도 이 때 부터 였다.
또한 부산 광안리에서의 첫 프로리그 결승전 개최는 현재까지도 회자되면서 온게임넷 주요 리그 결승전을 부산으로 옮기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e스포츠 시장을 크게 축소시킨 승부 조작 사태가 발생하고 양대 방송사 중 하나인 MBC게임이 사라졌으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1 리그 지원 중단과 구단 축소 등 수 많은 악재로 인해 한 때 메이저 e스포츠 리그였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마이너 신세로 전락하고야 만다. 이후 스타크래프트2 리그와 리그를 합쳐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로 변화를 꾀하기도 했지만 결국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지 못하고 2016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수 많은 e스포츠 팬들의 마음속에 남아있을 프로리그. 게임포커스는 무수한 기록과 숱한 명경기 그리고 많은 이들에 큰 즐거움을 줬던 '프로리그' 14년 역사를 주요 프로리그들을 통해 뒤돌아봤다.
KTF EVER Cup 온게임넷 프로리그
'스타리그'가 성장하며 선수들의 팬층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구단의 인기가 높아지고 다양한 리그를 요구하는 팬들이 늘어나자 온게임넷은 스타크래프트 최초로 팀 단위의 리그를 기획하고 개최한 것이 2003년 3월 1일 개최된 최초의 프로리그 'KTF EVER Cup 온게임넷 프로리그'이다.
1라운드 8개 팀, 2라운드 6개 팀으로 단계적으로 진행된 최초의 프로리그의 우승팀은 바로 테란의 황제 '임요환'을 주축으로 최연성, 박용욱, 김현진 등 쟁쟁한 선수들을 포진한 '동양 오리온'이었다.
동양 오리온은 당시 강도경, 박정석이라는 최고의 팀플레이 조합을 가진 한빛 스타즈를 상대로 단 한 셋트(강도경, 박정석 VS 이창훈, 최연성)만을 내주고 우승을 차지했다.
네오위즈 피망 Cup 온게임넷 프로리그
KTF EVER Cup 온게임넷 프로리그 결승 후 약 한 달만에 돌아온 '네오위즈 피망 Cup 온게임넷 프로리그'는 전 시즌보다 팀의 변화가 크게 일어난 시기이다.
먼저 KTF 매직엔스 소속이었던 홍진호, 이윤열이 송호창 감독을 따라 투나 SG로 이적했으며 동양 오리온은 해체, 4U(현 SKT T1의 전신)로 다시 태어나기도 했다. 당연 선수 트레이드가 많이 됐다보니 선수 층의 큰 변화가 있었던 팀의 순위는 하락했다.
네오위즈 피망컵의 우승은 2003년부터 절정의 기량을 보였던 프로토스 강민과 서지훈 투톱을 내세운 '슈마 GO'였다. 물론 결승전 상대였던 투나 SG도 투톱 이윤열과 홍진호를 앞세웠지만 슈마 GO의 히든카드 박태민의 선전에 막혀, 결국 슈마 GO가 네오위즈 피망컵의 우승컵을 들었다.
SKY 프로리그 2004 1Round
온게임넷이 본격적으로 부산 광안리 결승전의 시대를 연 'SKY 프로리그 2004 1Round'는 참가 구단은 2003년보다 4개 더 늘어 11 구단이 참가했고 관객도 10만 명을 돌파하며 명실상부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전성기를 맞이한 시기이다.
11개의 구단이 등장했던 만큼 SKY 프로리그 2004 1Round 당시 'Plus'와 같은 신규 구단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기존 팀의 변화도 크게 일어났다. 쌍둥이 프로게이머 장진남, 장진수(장브라더스), 현재는 방송인으로 더 유명한 기욤 페트리, 베르트랑 등을 앞세우며 리그를 선도한 'AMD 드림팀'은 새로운 후원사를 선정하고 '헥사트론 드림팀'으로 팀명을 바꿨으며 또한 4U는 SKT라는 새로운 스폰서의 후원을 받으며 스타크래프트는 물론 현재 LoL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SKT T1으로 팀명을 바꾸었다.
SKY 프로리그 2004 1Round의 우승팀은 모두의 예상을 깬 '한빛 스타즈'였다. 한빛 스타즈는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긴 역사를 자랑하고 매 시즌 강팀으로 손 꼽혔지만 에이스인 박정석의 부재와 상위 리그로 갈수록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우승을 예측하는 사람이 적었다. 반면 상대팀 SKT T1은 동양 오리온 시절 우승을 한 경험이 있는데다(거기다 상대는 한빛 스타즈) 대기업의 막강한 지원을 받는 만큼 많은 이들이 SKT T1의 승리를 점쳤으나 7세트까지 간 접전 끝에 한빛 스타즈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박경락과 나도현의 선전의 힘으로 한빛 스타즈가 최초로 프로리그 우승컵을 안아 들며 '광안리의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SKY 프로리그 2004 2Round
'SKY 프로리그 2004 2Round'는 수요일에 경기가 진행되는 머큐리 리그와 토요일에 경기가 진행되는 새턴 리그로 나눠 각각 본 시즌을 진행하고 각 리그의 1, 2위 팀끼리 크로스 토너먼트를 진행하는 독특한 형태로 리그가 진행됐다.
SKY 프로리그 2004 2Round의 우승 팀은 천재 테란으로 불리던 스타 플레이어 이윤열을 주축으로 팀을 구성한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였다. 당시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는 SOUL을 상대로 팀전 한 경기만 내주고 4개 라운드를 승리 창단하자 마자 우승이라는 영광을 얻게 된다. 하지만 상대팀이었던 SOUL도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와 달리 스폰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승까지 올라 온 저력으로 인해 한승엽을 비롯한 주력 선수들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SKY 프로리그 2004 3Round
2라운드와 마찬가지로 머큐리 리그와 새턴 리그로 나뉘어 리그를 진행한 'SKY 프로리그 2004 3Round'는 강민, 박정석, 홍진호, 조용호 등 당대 내로라 한 최고의 선수를 보유한 만큼 매번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 꼽혔지만 정작 우승컵은 못 안아 본 KTF 매직엔스와 결승 진출 자체가 기적이라고 평가 받은 KOR이 결승에서 맞붙게 됏다.
흡사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보였던 결승전 우승의 주인공은 7라운드 에이스 결정전 접전 끝에 조용호에게 GG를 받아내는데 성공한 KOR이었다. KOR은 비록 스폰서는 없었지만 오랫동안 팀을 운영한 노하우와 두 명의 에이스 한동욱, 차재욱의 선전이 우승의 큰 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SKY 프로리그 2004 그랜드 파이널
'SKY 프로리그 2004 그랜드 파이널'은 'SKY 프로리그 2004' 각 라운드의 우승팀과 와일드카드로 진출한 KTF 매직엔스가 격돌한 2004년 프로리그의 대미를 장식한 리그였다.
SKY 프로리그 2004 3Round가 2005년 2월 5일 결승전을 끝으로 종료한지 약 10일만인 2월 16일 개막한 SKY 프로리그 2004 그랜드 파이널는 4개의 팀만 진출한 만큼 딱 10일간 리그가 진행됐다.
준플레이오프부터 결승전까지 4:2라는 스코어를 기록하며 치열하게 진행된 SKY 프로리그 2004 그랜드 파이널의 우승자는 한빛 스타즈였다. 한빛스타즈는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를 상대로 당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던 박대만과 조형근을 최전방에 내세우며 프로리그 두 번째 승리를 거머쥐었다.
SKY 프로리그 2005 전기리그
당시 양대 게임 방송사 온게임넷과 MBC GAME의 첫 통합 프로리그였던 'SKY 프로리그 2005 전기리그'는 프로리그 최초로 에이스 결정전이 도입된 시즌이다. 에이스 결정전이란 승부를 가를 마지막 셋트의 출전 선수는 정하지 않고 마지막 셋트까지 갔을 경우 현장에서 출전 선수를 정하고 진행하는 개인전을 말한다.
총 11개 팀이 리그에 진출했으며 전기리그 꼴찌 팀은 그 다음 리그에 출전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리그가 진행됐다.
한편 통신사 더비 SKT T1과 KTF 매직엔스가 진행한 당시 결승전의 승자는 당시 가능성을 보이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SKT T1이었다.
SKY 프로리그 2005 후기리그
'SKY 프로리그 2005 후기리그'는 SKY 프로리그 2005 전기리그 꼴찌 팀이었던 '이네이처 탑'이 리그에 출전에 실패 10개 팀이 리그를 진행했으며 KTF가 프로리그 2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는 등 볼거리가 많은 시즌이었다.
SKY 프로리그 2005 후기리그의 결승전에는 전기리그 우승팀인 SKT T1과 이전까지 중위권에 머물렀던 삼성전자 칸이 맞붙었다.
리그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에이스 박용욱 최연성의 선전에 힘입어 결승에 안착한 STK T1과 삼성전자 칸의 결승전은 생각보다 치열하게 진행됐으며 에이스 결정전까지 간 끝에 힘겹게 SKT T1이 우승컵을 안아들었다.
비록 삼성전자 칸은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나중에 삼성전자의 영원한 총사령관이라 불리게 되는 송병구를 비롯해 차세대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이끌 루키를 성공적으로 선보여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SKY 프로리그 2005 그랜드 파이널
SKY 프로리그 2005를 마무리하는 리그 'SKY 프로리그 2005 그랜드 파이널(2006년 2월 8일~2월 25일)'은 사실 상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전성기를 불러 일으킨 임요환, 홍진호와 같은 2세대 프로게이머들의 몰락이 시작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또 한 번의 통신사 더비전(SKT T1 VS KTF 매직엔스)로 펼쳐진 SKY 프로리그 2005 그랜드 파이널에서는 2세대를 대표하는 프로게이머 임요환, 강민. 홍진호, 박정석 등은 결승전에서 단 1승도 못 챙겨 눈길을 끌었다.
그나마 양팀 중 고인규, 윤종민, 전상욱 등 차세대 루키를 더 많이 발굴한 SKT T1이 우승컵을 안아들며 프로게이머의 세대 교체를 예고한 시즌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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